[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건질 게 없는 지루한 시간이 끝나가던 무렵 귀를 번뜩이게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4일 16시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 위치한 해동문화예술촌에서 개최된 <담양 농촌 유학 활성화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담양뉴스 창간 8주년 기념 행사라서 1부는 담양군수와 군의원을 비롯 온갖 ‘관’ 소속 인물들이 뻔한 인사말을 쏟아냈는데 그걸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렇게 1시간을 날려보내고 2부에서도 딱히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다. 관심 있는 주제인 것 같아서 참석했는데, 그냥 이런 저런 시골 유입을 위한 정책들을 나열하는 책자를 읽고 있는 토론자들의 향연이라 괴로웠다. 그런데 거의 마지막 즈음 학부모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김은정씨가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에 대해 소개를 하자 몰입이 됐다. 2010년에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교사 3명과 학부모 2명이 발도르프 교육을 알게 되어 실천하고 싶어서 협동조합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3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현재 개교 9년째인데 43가정 50명의 학생과 전임교사 15명, 강사 15명이 있는 학교가 됐다. 저희 학교는 발도르프 교육 이념에 따라 과정을 밟는다. 학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2월말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를 보다가 번뜩이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인 김구라씨와 그의 아들 김동현씨가 충북 충주 수안보면으로 가서 ‘수안보 온천’을 즐기는 내용이었는데 구라씨가 계속해서 온천 찬양을 하며 즐기는 모습이 조금 우려스러웠다. 두 사람은 아래와 같이 대화를 나눴다. 구라: 사실 노천탕이 위에는 차갑고 아래는 따듯하고 그래서 이렇게 식히다가 또 다시 입수하는 것이다. 여기 있으면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진짜 힐링돼. 원래 온천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45도 이상에서 60도 사이여야 한다. 늘어지지 한숨 자. 동현: (오늘 날씨가) 영하 10도가 넘는데 근데 지금 덥다. 옛날에는 2~3분만 있으면 나가고 싶었는데 이젠 계속 있고 싶네. 구라: 그러면 게임하자. 밖에 앉아서 누가 오래 버티나. 다시 탕으로 들어가면서 마무리하면 되지. 동현: (실제로 노천탕 밖으로 나와 앉아 있다가 1분도 안 되어 다시 입수하면서) 원래 10초도 못 버틸 날씨인데. 구라: 노천탕 아니면 어떻게 버텨. 사실 도심 속 노천탕은 옆 빌딩에서 볼까봐 걱정을 하는데 근데 여긴 그런 게 없다. (밖에 쌓여 있는 눈을 퍼서 팔에 묻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친구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어. 혹시 그 친구가 몸매가 좋은지 그게 좀 알고 싶어서 말야. 뭐,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왜 그 친구 몸매에 대해 묻나 싶어서 어이가 없겠지만 나로서는 그게 좀 중요한 부분이란 말이지. 왜, 알잖아. 원래 몸매나 가슴에 자신 있는 여자들이 나름 부심 부리려고 항상 옷을 그렇게 입는 법이란 거. 저희는 대학 동기입니다. 모두 같은 과이고 저랑 선배가 사귀고, 제 친구랑 동기가 사겨서 두 커플이 엄청 친해서 더블 데이트를 자주 합니다. 제 친구가 더블 데이트를 할 때마다 진짜 가슴이 다 파진, 속옷이 다 보이는 옷을 매일 입고 와요. 넷이 안 볼 수 있는 사이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저러는데 제 시선도 제 시선이지만 오빠(남친) 시선이 신경 쓰이네요. 안 만날 수 있는 관계도 아니고 제가 이걸 신경 쓰는 게 이상한가요? 학교에선 안 그러는 앤데 더블 데이트 할 때 클럽 갈 때 입는 옷을 맨날 입고 오니 좀 그러네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12월26일> 알아. 이 사람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겠지. 더구나 자기도 여자라면서 왜 이런 소리를 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용접공 출신 천현우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정말 좋아했다. 소설 공모전에도 몇 번 도전한 적이 있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칼럼 등을 쓰다가 <쇳밥일지>라는 책을 냈고 일약 진보진영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천 작가는 현재 얼룩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천 작가는 10월28일 저녁 7시반 광주 동구에 위치한 광주청년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이날 천 작가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쇳밥일지>를 선물로 받았는데 이틀만에 완독했다. 왜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술술 읽혔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몸을 써서 일해왔던 블루칼라 노동자의 생존 일지 그 자체였다. 택배 상하차와 편의점 알바부터 전자제품 업체 하청 공장 근무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나 역시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천 작가의 고백을 접하고 큰 위로를 받았다. 경외심까지 들었는데 <쇳밥일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접공’이라고 하면 몸은 좀 고되도 기술직이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을 보장 받으면서 수입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등산은 정말 좋은 취미활동이자 운동이다. 산을 천천히 오르며 자연경관을 감상하면 지쳤던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다. 답답한 사무실이나 책상에만 앉아 있다가 산에 올라 맑은 공기를 쐬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풀리는 기분이다. 운동 효과는 덤이다. 적절한 등산 활동은 건강에 매우 좋다. 또한, 사람들과 같이 등산을 하며 친목도 다질 수 있다. 등산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등산도 독이 될 수 있어 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평소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무리하게 등산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월28일 정오 즈음 광주 동구 무등산 새인봉 인근 등산로에서 30대 남성 등산객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1대와 산악구조대 16명을 투입해 심정지 상태인 A씨를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했다. 새인봉(512미터)은 무등산 전체 높이(1187미터)의 절반 지점인데 통상 입석대(1017미터)나 서석대(1100미터)까지 올라가야 무등산을 정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A씨는 무등산의 절반도 오르지 못 하고 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꼈고 미처 손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가장 흔하디 흔한 사연이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하자면 당신 사연 너무 흔한 사연이라고. 아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거야. 상담을 해달라고 했더니 고민 상담한다는 사람이 당신 사연은 너무 흔해 빠진 사연이라고 지껄이고 앉아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그런데 사실이야. 결혼 안 한 처녀 총각이랑 법적으로 임자 있는 유부남녀가 바람나는 거? 너무 흔해서 이제는 식상할 지경이지. 그런 사연을 매번 접하는 나조차도 “아 또야?” 할 정도로 말이지. 뭐 애초에 일부일처제 결혼이라는 거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논외로 치고 상담을 시작하도록 하지. 내 여친은 20대 중반이고 국내 삼성 계열 자동차 베터리 만드는 회사 연구소 다녀. 근데 생산 기술쪽(잘 모르는데) 책임급 유부남이랑 불륜 사이인 걸 알게 됐어. 유부남은 40대 후반이고 키 작고 그런가봐. 울산 헝가리 출장도 많은 듯? 여친 일하는 거 많이 도와주고 허드렛일 해주고 그래서 둘이 친한줄 알았는데 회사에서도 몰래 만나고 출장 가서도 같이 지내는 걸 알아버렸어(완전 섹파 수준임). 둘 다 회사 잘 다니고 나는 여친이랑 헤어짐. 그 유부남은 아무런 피해 없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부모 품을 떠나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 때가 다가오는데 가장 걱정되는 것이 아동 학대 문제다. 요즘 어린이집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 근데 CCTV를 조작한다면? 영상을 삭제한다면? 그런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더 큰 의심을 불러오겠지만 스모킹건이 사라진 셈이라서 법률적인 처벌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제부턴 어린이집 운영자가 고의로 CCTV 영상을 훼손하면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밀었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는데 해당 법안에 따르면 어린이집 CCTV 영상 정보를 유출·변조·훼손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이를 위반하면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000만원 이하의 수위로 처벌될 수 있다. 기존에는 벌칙 규정만 있었는데 이번에 최초로 처벌 규정이 마련됐다. 지난 2015년 1월 인천 송도의 어린이집 교사가 4살 여자아이를 잔인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영유아보육법에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규정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보육실, 공동놀이실, 놀이터, 식당, 강당 등에 1대 이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위변조의 가능성이 남아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에게 하나 물어보지. 당신은 호텔이 뭐 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아니 그전에 호텔과 모텔은 전혀 다른 곳이라는 걸 알고 가기는 한 거야? 아 맞아. 그럴 리가 없지. 머리 속에 온통 섹스 생각으로 가득 차서 호텔이 어떤 곳인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식 콸콸에게 내가 괜한 기대를 하고 물었네. 내가 말야 무식한 사람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이야. 특히 무식하면 입이라도 닫고 손가락이라도 가만히 두고 있을 일이지 굳이 입을 열고 손가락을 놀려서 나 이렇게 무식한 놈이오 하고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니는 인간을 못 참아. 그런데 하필 요즘처럼 기분이 뭣 같은 때에 당신 같은 무식 콸콸이 딱 걸렸네? 잘 왔어. 나 오늘 상담이고 뭐고 그냥 할 얘기 다 할테니 당신은 그저 가만히 앉아 듣기나 해. 여자친구가 생리 중인데 호캉스 가자고 해서 싸웠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여자친구가 호텔비를 내가 내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생리 중인 걸 숨기고 같이 가겠다고 한 건지 그것 때문에 싸웠습니다. 여친이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이틀째 답장을 안 하고 있습니다. <고민글 출처 : 한국전력 블라인드 게시판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고였다.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자동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결국 대형 사고를 냈다. 지난 1일 새벽 2시반 즈음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10대 청소년 A군이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목숨을 잃었다. A군이 몰던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차량을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 A군은 17세 남성이었다. 대한민국 현행법상 운전면허 취득 연령은 만 18세 이상이다. 한국 나이로 19세 고3부터다. A군은 애초에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나이였다. 물론 대형 차량, 일반 차량, 오토바이 등에 따라 면허 취득 연령이 조금씩 다르다. 사고로 중상을 입은 A군은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흔히 예상할 수 있듯이 조수석에 동승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맞은편에서 사고를 당한 피해 차량 운전자는 적지 않게 다쳤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면허도 없는 A군이 운전을 할 수 있었을까? 차량 절도였을까? 일단 차주는 A군의 또 다른 친구 모친이었다. 아무래도 A군이 호기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사실 정의당 만큼 선거법 개정이 간절한 주체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명분이 있지만 현행 선거제도에서 당선되지 못 하는 패배자가 룰을 바꿔달라고 징징대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도 있다.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정치개혁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축구팀에 비유했다. 그러니까 정의당이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예를 들어 축구팀이 맨날 진다. 맨날 패배함에도 불구하고 이 팀이 하는 축구 경기가 너무 즐겁고 좋은 거다. 그러면 관중들이 오프사이드든 뭐든 룰이 문제라고 먼저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근데 이 팀이 맨날 지는데 지고 나서 인터뷰에서 매번 룰이 잘못됐다고 얘기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팬들이 떨어져나가고 꼴보기 싫어할 거다. 2018~2020년 약 2년간의 선거제도 개혁 정국은 궁극적으로 ‘준연동형 캡 비례대표제’로 귀결됐다. 일찌감치 선거법 개정에 관심이 없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었고, 더불어민주당도 끝내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탐욕적인 양당의 책임이 막중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의당의 과욕으로 누더기 선거법과, 위성정당 사태가 초래된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