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드디어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가 30회째네! 다들 축하 안 해줘? 흠, 나 서운하려 그러네. 30회나 고민을 상담해줬는데 축하도 못 받다니. 뭐? 박수라도 쳐주면 되냐고? 아냐 아냐. 그냥 해본 말이야. 홧김에 서방질 한다더니 진짜 무슨 말을 못 하겠다. 대신, 오늘은 당신들의 고민을 상담해달라고 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해. 별 건 아니고 그냥 편하게 앉아서 들어달라고. 다들 궁금하지 않아? 고민을 상담해주는 사람은 어디 가서 누구에게 고민을 상담하는지, 또 대체 무슨 고민이 있는지. 나도 당신들과 똑같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 하겠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겠고 또 내가 정말 잘 버텨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등등. 물론 연애 고민도 없을 수는 없지. 나도 사람이고. 그동안 꽤 오래 별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다 만나며 속앓이도 해왔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누군가는 대놓고 “나는 너에게 아직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아”라고 했지. 지금 그 사람이 내 애인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지만 말야. 각설하고 나는 요즘 내 애인 때문에 골때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아니 당
#2021년 6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불편한 하루] 칼럼 시리즈 14번째 기사입니다. 윤동욱 기자가 일상 속 불편하고 까칠한 감정이 들면 글로 풀어냈던 기획이었는데요. 2024년 3월부턴 영상 칼럼으로 전환해보려고 합니다. 윤동욱 기자와 박효영 기자가 주제를 정해서 대화를 나눈 뒤 텍스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대담: 윤동욱·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걸그룹 박사 윤동욱 기자에게 트와이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대 중반 인생의 풍파로 힘들어할 때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을 소비하며 위안을 얻었고 힘을 내서 더 열심히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윤 기자는 몹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찐팬으로서 트와이스가 퇴물? 한물 갔다? 그런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역정을 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트와이스가 짬이 있는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4세대 걸그룹의 화제성과 비교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2015년에 데뷔해서 현재 10년차가 된 만큼 이제는 뉴진스,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여자아이들 등 4세대 최정상 걸그룹보다 더 많은 주목도를 가져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트와이스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전국결집(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영주 공동대표는 인터뷰를 넘어 ‘노동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많은 것들을 물었는데 질문마다 긴 답변이 불가피했다. 8년 전 박근혜 정부의 노동 후퇴에 저항하기 위해 민중총궐기 집회를 기획했다는 이유만으로 2년 넘게 수배 생활을 하다 구속까지 된 이 대표였다. 역대급 반노동 기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12월28일 15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 가서 이 대표와 만났다. 사전에 이 대표와 식사를 했는데 본 인터뷰를 위한 빌드업이 됐던 것 같다. 이 대표는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노동조합 등 노동 문제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줬고 이내 넋을 놓고 듣게 됐다. 인터뷰 말미에는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이 아닌 교육자로서의 이 대표가 갖고 있는 교육 철학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꽤 인상적이었다. 먼저 현재 주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원래 교사였는데 지금은 해고된 상태다. 주로 하고 있는 일을 말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에 앞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게. 상담을 한다더니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 없이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지 싶겠지만 일단 한 번 들어봐. 매우 재미있을 테니까 말이야. 당신 말야, 혹시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사람을 죽여본 적 있어? 물론, 없을 거야. 그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하지만 정답은 ‘가능하다’야.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가능하고 말이지. 아, 여기서 말하는 액세서리는 비녀나 뒤꽂이 같이 일정 길이 이상의, 끝이 뾰족한, 목에 꽂을 수 있는 것만 말하는 게 아냐. 자그마한 귀걸이나 목걸이, 심지어 구슬팔찌 같이 그냥 보기에 예쁘기만 한 것 같은 액세서리로도 충분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야. 여성분들 인터넷 메스컴 기사에 '남친 차로 람보르기니 박은 아내' ,'주차하다가 벤틀리 긁은 여자친구' 등. 이런 기사 뜨면 댓글로 본인 남친&남편 태그하거나 게시물 보여주며 내가 만약 이러면 어떡할거야? 여보 내가 저 차 운전했으면 어떡할거야? 이런 걸 왜 묻는 거예요? 무슨 답을 받길 원하는 거예요? 님들은 님들이 영끌해서 모은 샤넬백이나 에르메스 팔찌 남친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오래 전 지방대 국문과를 졸업한 A씨는 최근 글쓰기 부업에 도전했다. 국문과를 나온 만큼 글쓰기에는 자신이 있지만 바이럴 SNS 마케팅 알바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문학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튜브 라디오’ 작가였다. 일종의 사연을 받는 라디오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었는데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A씨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합격하면 원고를 작성하는 유튜브 라디오의 작가로 일할 수 있다. 유튜브 사연 라디오는 2017년 즈음 2030세대에게 인기있는 컨텐츠로 출발했는데 2010년대 초반에 불었던 팟캐스트의 부상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라디오는 음성 컨텐츠인데 유튜브는 그 자체로 비디오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유튜브 플랫폼이 주류가 된 이상 여기에서도 음성 컨텐츠가 핵심인 라디오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생겨난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전통 라디오 프로그램이 ‘보이는 라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다. 유튜브 사연 라디오의 소재는 연애, 결혼, 직장생활 등등 그야말로 일상적이다. 채널마다 다르겠지만 DJ가 직접 사연을 읽으면서 그 내용이 자막으로 채워진다. 사
#2021년 6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불편한 하루] 칼럼 시리즈 13번째 기사입니다. 윤동욱 기자가 일상 속 불편하고 까칠한 감정이 들면 글로 풀어냈던 기획이었는데요. 2024년 3월부턴 영상 칼럼으로 전환해보려고 합니다. 윤동욱 기자와 박효영 기자가 주제를 정해서 대화를 나눈 뒤 텍스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대담: 윤동욱·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유지민)가 끝내 사과문을 썼다. 지난 3월5일 카리나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선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들(에스파 팬덤 MY)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어요”라고 밝혔다. 그동안 저를 응원해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그 마음을 저도 너무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혹여나 다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데뷔한 순간부터 저에게 가장 따뜻한 겨울을 선물해준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마이들이 상처받은 부분 앞으로 잘 메워나가고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이내훈의 아웃사이더] 4번째 칼럼입니다. 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민생당 소속 정당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웹툰 지망생에게 플랫폼에서 연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의 의미는 지대하다.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화를 통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희생도 감내하게 한다. 웹툰 작가들은 계약서 앞에서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 작품이 성공하면 다음에 좋은 조건으로 재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온다. 자신이 들어간 자리가 사실은 불공정 계약에 허덕이다 펜을 꺾어버린 어느 선배 작가의 자리였다. 운좋게 작품이 성공하더라도 본전이다. 맨날 마감에 쫓겨 연재일을 맞추다가 밤낮이 바뀌고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다. 높은 연봉을 받는 작가는 극소수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공짜로 제공되는 웹툰이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잘 알지 못 한다. 그래서 플랫폼이 주는 월급 같은 원고료에도 감지덕지다. 그런 작가들에게 무기로 남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저작권이다. 그런데 저작권을 교묘하게 뺏는 일
[평범한미디어 박다정·박효영 기자] 지자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민간 동물원을 폐쇄해달라는 요청글이 올라왔다. 동물 관리가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인데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였다는 게 글쓴이들의 목소리다. 동물원 운영자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옹색한 변명에 불과했고 실제로 동물 관리가 허술한 수준을 넘어 처참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냥 동물원에 가보면 얼마나 심각한지 누구나 체감할 수 있다. 요즘 경남 김해시 홈페이지 게시판은 관내 유일한 동물원인 '부경동물원'에 대한 원성으로 뜨겁다.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올라온 부경동물원 관련 민원 게시물만 43건에 달한다. 이중 35건이 올 6월에 작성된 게시물들이다. 서로 다른 김해시민들이 굳이 본인 인증을 해서라도 부경동물원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는 것인데, 시민들은 수많은 상황들을 나열했다. 이를테면 △털을 제때 밀지 못 해 덥수룩한 양들의 상태가 심각하고 △사자들은 너무 삐쩍 말랐고 △캥거루는 근육이 아예 없는 수준이라 뛰지도 못 하고 있고 △사파리 입구부터 악취가 풍기고 있고 △사슴은 피부가 벗겨져 있고 △맹수들이 있는 실내 사육장은 햇빛이 차단돼 있으며 7평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7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정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1>에서 조석봉 일병으로 출연해 대중들에게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조현철 배우는 생각이 남다른 예술가다. 문학과 영화연출을 전공했던 만큼 영화감독으로서 피력하고 싶은 메시지들이 많다. 첫 연출작은 2010년에 공개한 17분짜리 단편 영화 <척추측만>이다. 여섯 번째 작품 <너와 나>는 장편 영화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7년 동안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솔직히 말해서 이 사연을 읽는 내내 좀 놀랐어. 나는 분명히 당신의 사연을 처음 듣는데 듣는 내내 “내가 대체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더라?” 했다니까. 아니, 분명히 처음 듣는 얘기인데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거야.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당신과 당신의 여자친구의 관계를 나와 우리 큰아버지의 사이와 대조해보고는 아, 하고 웃었지만. 자취 중인 대학생인데 여친이 얼마 전 놀러와서 라면이라도 끓여달래요. 요리 재능 없어서 진짜 라면도 잘 못 끓인다. 그럴 바에 배달이나 나가서 먹자고 몇 번 말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그런데 끓여주니까 물이 많다? 봉지에 써진대로 하면 되는데 이해 안 돼? 계속 그러는 거에요. 15분~20분 동안 그러길래 저도 그만하라고 내가 못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배달시켜먹자고 했지 않느냐? 그랬더니 자기가 짜증내야 하는데 오빠가 왜 짜증내냐며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그러고는 아직도 제가 사과 안 한다고 화나 있는데 이게 진짜 제가 사과해야 하는 건가요? 제가 잘못된 놈인가 해서 물어봅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1년 4월16일>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지? 당신의 고민을 들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