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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타인 구하려다 “쾅” 20대 남성 2차 사고로 목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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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고 조심해야
고속도로 정차시 삼각대 설치가 장땡 아니다
상향등 왜 켜야 하는가
시야 확보가 가장 중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박효영 기자] 고속도로 2차 사고로 인해 도움을 주려고 했던 사람과,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사람 모두 목숨을 잃게 된 비통한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호하려고 했던 청년이 뒤이어 오던 트럭에 치어 목숨을 잃었는데 전형적인 2차 사고였다.

 

24세 남성 A씨는 지난 15일 새벽 1시반 전남 장성군 장성읍 호남고속도로(상행선 정읍 방면 102㎞ 지점 편도 2차선 도로)를 주행하고 있던 모닝 차량에 동승하고 있었다. A씨는 1시20분 즈음 쏘렌토 차량이 앞서가던 14톤 화물차를 추돌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모닝 운전자와 차에서 내렸다.쏘렌토는 도로 한복판에 위험천만하게 절반 정도 뒤집어진 채 놓여있었다. 차량 옆면이 완전히 땅에 닿은 상태였다. 여기서 90도만 더 넘어가면 완전 전복이었다.

 

 

이런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던 A씨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전도된 쏘렌토에 갖힌 53세 운전자 B씨를 구조하기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21톤 트럭은 A씨와 B씨를 미처 보지 못 하고 그대로 덮쳐버렸다. 사고 직후 A씨와 B씨는 심정지 상태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 했다.

 

21톤이나 되는 대형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았기 때문에 생존 확률은 더더욱 희박했다. 심하게 훼손된 쏘렌토만 보더라도 사고의 참혹함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종잇장처럼 완전히 구겨졌다.

 

비극적인 2차 사고. 사고의 양태를 살펴봐야 한다. 장성경찰서는 사고 차량 모두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야심한 새벽 시간대였던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고속도로 가로등이 켜져 있다고 해도 낮에 비해 시야가 협소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텐데, 통상 수도권이 아닌 이상 지역 군 단위(기초단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는 가로등 자체가 듬성듬성 설치돼 있어 야간 시야 확보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즉 라이트(전조등)를 밝게 켜고 주행하더라도 가로등이 전무한 암흑의 고속도로에서는 볼 수 있는 시야 각도가 좁아지고, 사거리 역시 짧아진다. 14톤 화물차를 추돌한 쏘렌토 운전자는 아무래도 추월 차로를 통해 좀 더 빠르게 주행하려다가 미처 발견하지 못 하고 사고를 낸 것으로 짐작된다. 2차 사고를 낸 트럭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쏘렌토를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고 아무리 급 브레이크를 밟아도 이미 늦었을 것이다. 더구나 고속도로인 만큼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을 것이고 중량이 많이 나가는 트럭은 더더욱 관성의 힘을 많이 받아 급 제동이 무지 어렵다.

 

그리고 시간대를 봤을 때 졸음운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벽 시간대였고 화물차 기사 즉 직업 운전자였기 장시간 운전이 반복됨에 따라 졸음운전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있다. 운전에 대한 피로도가 극에 달해 전반적으로 고속도로 안전 주행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고속도로에서의 2차 사고는 꽤 자주 일어나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5월28일 경남 창원의 남해고속도로에서도 이번 사고처럼 1차 추돌 사고를 수습하려고 했던 2명이 뒤따라 오던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비극이 있었다. 2년 전 7월23일에도 인천시 남동구의 제3경인고속도로에서 1차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고속도로 관리 차량이 와서 잠시 정차함에 따라 소형차도 정차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갑자기 다른 승용차가 소형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20대 여성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이런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 삼각대와 같은 식별 장치가 필요하다. 야광 삼각대를 아주 신속히 설치하는 게 좋은데 과거 평범한미디어에서도 짚은 적이 있듯 삼각대는 200미터 정도 근접해서야 겨우 식별할 수 있다. 차량들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200미터는 정말 찰나다. 그리고 트렁크에 삼각대를 갖고 다니지 않는 차주들이 매우 많다. 

 

 

그래서 만약 1차 사고를 당했든, 목격해서 긴급 구호를 위해 하차하든, 어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춰야 할 때는 트렁크를 활짝 열고 비상등을 켜놓은 후 바로 가드레일 옆으로 빠져야 한다. 1차 사고 현장에서 타인을 구조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신속히 자신의 차량을 이런 상태로 세팅해놓고 119에 즉시 신고하면서 피해자 구호에 나서는 게 좋다. 

 

사실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안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사고 수습이나 구호 조치를 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물론 타인이 생사의 기로에 있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무조건 모른척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애초에 가로등이 드문 고속도로에서 시야 장애로 인한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상향등의 중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소위 쌍라이트로 불리는 상향등(하이빔)은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운전자의 ‘눈뽕’을 초래하기 때문에 민폐 라이트로 여겨지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상향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시야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자동차 전조등은 상향등과 하향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운전자들은, 상호 눈뽕 민폐를 피하기 위해 4~50미터 정도의 사거리를 갖고 있는 하향등만 사용한다. 누구나 한 번쯤 맞은편 차량의 상향등 눈뽕을 당해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켜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심 속 불필요한 상향등 사용만 피하면 될 뿐, 꼭 필요할 때는 상향등을 켜야 한다. 이를테면 한적한 시골 도로, 가로등이 없는 고속도로, 어두운 도로에서의 코너링 등의 상황에서는 상향등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줄 등불 역할을 한다.

 

상향등은 1~200미터 앞까지 시야를 확보해준다. 그래서 고속도로에서 긴급 정차해 있는 차량이나 갑자기 뛰어든 고라니 등을 좀 더 일찍 발견하도록 도움을 준다. 물론 고라니를 발견해서 경고 차원으로 상향등을 켜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니까 상향등을 켜놓은 상태에서 고라니를 일찍 발견하는 것과, 고라니에게 갑자기 상향등으로 도발하는 것은 아예 다르다.

 


워낙 상향등을 사용하는 빈도가 드물기 때문에 작동법을 모를 수 있는데 간단하다. 라이트를 켤 때 썼던 핸들 좌측 레버를 앞쪽으로 밀면 상향등이 켜진다. 요즘 웬만한 차량들은 라이트를 오토로 설정해두기 때문에 하향등을 별도로 켤 필요없이 어두울 때는 알아서 켜지기 마련이라 상향등을 켜는 법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차종에 따라 조작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상향등 작동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 장가드는 본인의 블로그에서 상향등의 중요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가로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굳이 사용할 일이 없지만 간혹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도로에서는 가로등이 없으며 이때 하향등만 켤 경우 가시거리가 상당히 짧아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때 쌍라이트를 사용해주면 좋고 이게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 내 앞에 다른 차량이 있거나 혹은 반대편에 다른 차량이 올 경우에는 바로 꺼줘야 한다. 왜냐면 쌍라이트는 빛이 멀리까지 도달해서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운전자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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