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6월9일 오후 4시22분 54번 시내버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혀 난 어디론가 사라졌다. 난 집으로 가야 한다. 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민 대표로 추모시를 발표한 A씨는 건물 잔해들이 무너져내린 그 순간을 위와 같이 묘사했다. 9일 16시 광주 동구 학동에 위치한 삼성프라자 학동점 주차장에서 ‘학동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광주시와 동구가 주최한 추모식이었지만 참사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임택 동구청장 의 메시지를 1도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두 정치인의 발언이 시작되자 앞으로 몰려가 셔터를 눌러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족들의 이야기였다. 임 청장은 “지난 1년간 학동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발언했지만 유족들 입장에서는 괘씸할 뿐이다. 사실 유족들은 추모식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를 떠나 보낸 유족 대표 이진의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고 괴로울 뿐이지만 또한 고인들의 명예 회복이 이런 추모 행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 잠든 아홉분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니 오늘만큼은 저희도 비통하고 서러운 심정을 가라앉히고 고인들의 명복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1일 15시46분 광주광역시 서구 유스퀘어 터미널 뒤편에 위치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졌다. 광주에 살거나 자주 와봤던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터미널 바로 뒤에 ‘지하 4층 지상 39층짜리’(8개동에 걸쳐 아파트 705가구+오피스텔 142실 총 847가구) 136미터에 이르는 초고층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만 하더라도 수많은 고속버스들이 실시간으로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출입구 도로 바로 옆에는 대형 나이트클럽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이제는 “HDC”가 적혀 있는 안전펜스가 더 눈에 띈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에 ‘문구완구종합도매상가’가 있는 만큼 그 일대에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상당했다. 일시로 주차한 차주들 말고, 좀 오래 주차를 해야 했던 상가 주인들의 차량에는 비닐 커버가 씌워져 있었다. 그만큼 아파트 공사장에서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정보였다. 실제 이번 사고로 불법주차된 차량 20대가 매몰되거나 파손됐다. ‘201동 38층’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에 외벽이 붕괴됐고 23층부터 38층까지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쏟아져내렸다. 후폭풍이 없을 수가 없다. 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민혁명당(전광훈 목사) 당원으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 A씨는 “사기방역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학동참사 유족이 발언하고 있을 때 “감성팔이 그만하라. 아유 짜증나”라고 폭언을 가했다. 거친 항의를 할까봐 무서워서 사진을 찍지 못 했는데 유족들의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 내내 뭔가 뒤틀린 심산으로 주변을 서성였다. A씨가 입으로 배설을 할 때, 학동참사 유족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성은씨가 발언을 하고 있었다. 한씨는 학동참사로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한씨는 지난 8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개최된 학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해서 유족들의 절절한 심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2021년 6월9일 16시21분. 여느 때처럼 집으로 돌아오던 내 어머니, 내 아버지, 내 딸, 그리고 내 아들. 시민 누구나 탈 수 있었던 그 평범한 마을버스에서 이웃과 함께 소박한 일상을 나누던 그 작은 공간에서 왜 그 많은 생명들이 비명 한 번 지르지 못 하고 거대한 악마 같은 건물의 잔해에 깔려 고통스럽게 돌아가셔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한씨는 “끔찍했던 그날로부터 벌써 석 달 가까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6월9일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발생한 ‘학동 붕괴 참사’(동구 학동 주택재개발 4구역 학산빌딩) 이후 두 달이 흘렀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느닷없이 무너져내려 마침 지나가고 있던 시내버스 승객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가족들은 5일 광주경찰정을 찾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는데 유족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만족스럽다. 기본적으로 유족들은 지금까지 “경찰 수사가 꼬리 자르기”에 불과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경채 전 정의당 공동대표는 8일 오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지금 공무원들 중에 구속된 사람이 있는가? 공무원 중에는 구속된 사람이 없다”며 “잠원동 붕괴 사고에서도 공무원 재판만 안 끝났다. 공사를 실시한 업체의 하급 관리자들만 주로 처벌하고, 관리감독권이 있는 공무원들로는 칼날이 무뎌지고, 민간기업도 사장이나 회장으로는 안 가고 이런 과정들이 광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7월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되어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기사(“육교는 차량 중심의 교통 정책”)를 썼더니 연락이 왔다. 다른 기자들은 기초의원의 보도자료를 무시하거나 쓰더라도 복사 붙여넣기로 쓰는데 “기자 나름의 철학이 엿보였다”고 했다.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좋은 정책 의제라면 최대한 잘 써주고 싶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승민 동구의원(광주광역시)은 지난 6월29일 오후 남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기사가 나오면 그냥 3초만 딱 훑어봐도 이건 컨트롤 C 컨트롤 V 했구나 바로 안다”며 “근데 앞에 초입부부터 달랐다. 내가 이 기자와는 직접 통화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의사과 언론 담당자에게 전화번호 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육교 철거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어떤 걸 느꼈냐면 박 기자는 나름대로 아는 것도 있고 뭔가 관심을 더 갖고 다른 정보를 넣었구나. 내 보도자료에 있지 않은 내용까지 첨부해서 기사로 다루셨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자기 자랑 그만하고. 조 의원의 육교 철거론에 대해 더 들어보자. 조 의원은 “어떤 민원도 100% 만족할 수 있는 민원 해결은 없다. 예를 들어 가로수를 설치해달라고 해서 설치했는데 다른 시민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