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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 아들’이 고무 장난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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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4926명의 작은 섬 백령도(인천 옹진군)에서 돌이 되지 않은 0세 남자아이(생후 10개월)가 고무 재질의 장난감을 삼켜버렸다. 부모는 급히 병원에 데려갔는데 백령도에서 민간인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진촌리에 있는 ‘백령병원’이 유일하다. 그러나 백령병원 의료진은 육지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인천해경에 비상 연락을 취했다. 어린 아들의 생명이 달린 위급한 상황에서 해경은 태풍 ‘카눈’으로 인해 헬기를 띄우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경비함정에 태워 육지로 내달렸다.

 

 

백령도에 살던 0세 남자아이 A군이 장난감을 삼켜버린 시간은 10일 18시21분 즈음이었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급히 백령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장난감을 빼내야 하는 꽤 중대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부모는 속이 탔을 것이다. 하필 태풍과 함께 비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다. 그나마 비상 대기하고 있던 중부해경 서해5도 특별경비단 소속 3000톤급 경비함정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출렁이는 바다를 뚫고 가야 하는 것이라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감행했다. A군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백령도는 대한민국 영토와 가장 멀리 떨어진 섬으로서 북한과 더 가깝다. 인천에 편입돼 있지만 한국 도시 중에는 경기도 김포와 더 가깝다. 인천까지는 191km나 떨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A군과 부모가 경비함정을 타고 육지(인천 중구 인천해경 전용부두)에 도달한 시간은 11일 새벽 4시였다. 전날 20시에 출발했으니 8시간이 걸린 셈이다. A군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큰 병원으로 이송돼서 응급처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꽤 긴 시간이 지체됐지만 다행히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부모가 알고 있겠지만 아기에게는 삼킬만한 크기의 장난감을 주면 절대 안 된다. 구강기의 아기는 일단 물체를 보면 손으로 집어서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게 돼 있는데 빨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그래서 삼킬 수 없는 크기의 장난감만 놔둬야 하는데, 작은 장난감을 주고 싶다면 입에 쪽쪽이를 물려야 한다. 이를테면 키즈카페 편백나무 블럭이 있는 룸에 데려갈 땐 꼭 쪽쪽이를 물려야 한다.

 

김형진 전문의(굿모닝소아청소년과 의원)는 아기 삼킴 사고에 대해 “웬만하면 괜찮은 것, 위험한 것, 아주 위험한 것” 3가지로 나눌 수 있다면서 “열이 나고, 토를 하고, 갑자기 쌕쌕거리며 숨 쉬거나, 숨을 가쁘게 몰아쉬거나, 배 아파하거나, 먹는 것을 거부하고 침을 질질 흘리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짜장 같은 검정 대변을 본다거나 그러면 삼킨 것이 무엇이든 꼭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키면 위험한 물건들은 크거나 긴 것인데 길이가 5cm 이상이거나 넓이가 2.5cm 이상이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모든 물건의 크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대략 눈대중과 감으로 알 수 있다. 작은 실핀보다 길거나, 500원 동전보다 큰 것을 삼켰을 때는 무조건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런 것들은 소화기관에서 잘 내려가다가도 어디 꺾이는 데나 좁아지는 데서 걸리거나 안 내려갈 수 있다. 비닐 장갑 같은 걸 삼키면 배 안에서 단단하게 굳어진다. 그래서 단단하고 날카로워진 모서리에 장이 다칠 수 있다. 무엇보다 초위험한 것은 배터리, 건전지, 자석이다. 스마트키에 넣은 작은 배터리를 삼키게 되면 동전과 달리 화학 성분이라 식도 같은 데 걸리면 녹일 수가 있다. 아이가 이런 걸 먹었다면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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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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