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전국을 가리지 않고 학부모들의 악성 갑질에 고통을 호소했던 교사들이 봇물처럼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핵심은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라 뒷짐만 지고 교사 개인에게 모든 짐을 떠넘긴 학교와 교육당국이다. 교육당국이 나서야 한다. 부산교육청이 먼저 깃발을 들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악성 민원을 남발하는 학부모에 대해 교육청 차원에서 직접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교육활동 보호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피해 교원 치유 지원 확대 △교육활동 보호 △화해 조정 강화 △공감대 형성 등이 핵심인데 구체적으로 ‘교육활동 보호 전담팀’을 구성해서 악성 학부모가 민원 갑질을 반복하면 직접 고소고발을 진행한다. 무엇보다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스토킹 수준의 괴롭힘과 접근금지 위반이 보일 경우 담당 수사기관에 공문을 보내 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8월 내로 부산 교육 현장에서 일어난 악성 교권 침해 사례(동일 사항으로 3회 이상 제기된 민원)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하 교육감은 향후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가 발생해 해당 교사가 원하면 긴급 전보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하 교육
※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23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직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윤 기자는 내게 귀국 후 계획을 물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생각하지 않았고, 하고 싶지도 않았던 중요한 질문이었으니까. 공방을 지속하리라 믿었던 부모와 고객의 기대를 배반한 뒷감당이 두려웠다. 하지만 소명으로 여겼던 주얼리 일이 내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 같다는 생각을 한지 오래였다. 커다란 빗자루로 모든 것을 내 삶에서 쓸어내 버렸을 때 무엇이 남을까. 그래서 2023년 겨울 계약이 종료된 공방에서 가구를 혼자 정리하며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사라진 것들이 슬펐고 뒷감당이 무서웠지만 미치도록 홀가분했다. 그래서 울다가 웃었다. 길고 긴 여행이 끝난 뒤 배반의 대가는 실체를 드러냈다. 살려면 먹어야 하고, 먹으려면 일을 해야 했다. 과거 출강했던 곳들에 먼저 전화를 돌렸다. 누군가 전화를 받으면 미리 메모장에 적어둔 대본을 읽어 내려갔다. 그들의 미지근한 반응이 내 말을 끊기 전에 적어도 준비한 말은 다 전하고 싶었으니까. 새 공방 자리도 알아보고 있다. 예산에 만만한 매물들은 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미국에서 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는데 한인 교포 가족 3명도 일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7일 새벽 5시반 즈음(현지 시간 6일 15시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앨런의 한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몰에서, 은색 승용차를 타고 내린 한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범인은 33세 백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인데 네오나치주의자로 알려졌다. 가르시아는 경찰에 사살됐는데, 가르시아를 빼면 사망자는 8명이다. 쇼핑몰은 주말이었기 때문에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평화로운 주말 오후였는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인 교포 가족은 4명이었는데 6세 첫째 아들 윌리엄만 살아남았고 38세 남편 조규성씨, 36세 아내 강신영씨, 3세 둘째 아들 제임스는 가르시아의 총알에 맞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날 조씨 가족은 지인 모임에서 받은 윌리엄의 생일 선물 옷이 맞지 않아 사이즈 교환을 하기 위해 쇼핑몰에 방문했었다. 조씨는 변호사였고, 강씨는 치과의사였는데 평소에 누구보다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만큼 댈러스 지역 한인 사회에서 칭찬이 자자했다고 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이라 조씨 부부의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20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2024년 여름 양쪽 발목 수술과 재활 기간까지 고려해서 두 대학 석박사 과정을 잠시 멈췄다. 2024년 2학기에는 휴학을 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충분히 쉬면서 죽마고우 윤동욱 기자와 여행도 많이 가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동욱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곁에서 격려해주며 우정 여행의 동반자로서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심신이 지쳐있는 내가 정신건강을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아가 대학 동기 용운이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최근 동욱이와 용운이 셋이서 태안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숙박비와 차량 렌트비를 부담했는데 두 친구에게 보답하는 의미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검찰(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김수민 부장검사)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신림동 살인마 조선은 작년 연말부터 300만원을 대출 받아서 인천 이모 집에 쳐박혀서 게임만 했고, 게임 유튜브만 봤다. 결국 게임 중독자로서 폐인이 되어가고 있는 와중에 모욕죄 고소를 당해서 경찰 출석을 요구받자 열등감이 폭발했고 그렇게 살인극을 벌이게 됐다? 심지어 검찰은 조선이 범행 당시 보였던 “특이한 움직임”이 “게임 캐릭터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조선은 8개월간 4개의 FPS 게임(1인칭 슈팅 게임)에 빠져서 살인에 이르게 된 게임 중독자였다는 거다. 이러한 결론이 합리적일까? 프로파일러 출신 배상훈 교수(우석대 경찰행정학과)는 11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 너무 부실한 수사의 결론에 끼워맞췄고 복잡한 형태의 재범 관리 부재라든지, 조선이 왜 범죄 경력을 쌓는 동안 재범 관리에 실패했는지 등등 이런 부분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면서 검찰의 수사 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랫동안 게임을 했고 게임 유튜브를 시청해왔기 때문이라는 하나 마나 한 얘기를 갖다 붙였다”고 덧붙였다. 조선이 게임 중독이 맞긴 한 건가? 어떤
※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21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기차에서 내려 나와 똑같은 까만 머리카락, 까만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역에 발을 내디뎠다. 1년 3개월만이었다. 모두가 다른 특징을 가진 유럽에서 모두가 비슷한 특징을 가진 한국으로 나는 그렇게 돌아왔다. 지하철로 환승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자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과 층수를 셀 수 없는 고층 빌딩이 나를 반겼다. 와 사람 참 많다. 지하철역엔 사람들 뿐 아니라 광고로 꽉 차 있다는 것도 처음 느꼈다. 오스트리아 빈의 지하철역엔 움직이는 영상들이 없고, 커다란 연예인 광고판도 없다. 하지만 서울의 지하철에는 눈을 두는 곳마다 광고들이 어떻게든 내게 말을 걸려고 안달나 있었다. 눈을 감았다. 하늘이 파랗고 조용하고 느리고 연예인이 없는 빈이 벌써 그리웠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운 좋게 앉아 가던 내게 백발의 여성이 다가왔다. 나는 일어나서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나는 한 정거장이면 내려. 아유. 얼굴도 예쁜 아가씨가 마음도 곱네. 고마워요. 마음 속 딱딱했던 무언가가 그녀의 온기에 녹아 내리는 게 느껴졌다. 사실 한국은 이렇게 따뜻한 곳이 아니었을까? 내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도둑이 제발 저린 것도 아니고 가정폭력 문제로 신고가 접수됐던 과거가 있다고 쓰러진 아내를 방치할 수 있는 걸까? 60대 남성 A씨는 재혼으로 연을 맺은 50대 아내 B씨와 함께 살고 있지만 다툼이 잦았고 가정폭력으로 불릴만한 소란과 몸싸움까지 치렀던 적이 있다. 경찰에 신고 접수된 것만 3건이다. 물론 두 사람이 합의를 봐서 아무 탈없이 종결됐다. 그런데 지난 5월9일 18시 즈음 A씨가 테니스장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려고 인천 강화군의 자택에 갔는데 B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즉시 B씨의 상태를 체크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119에 신고했으면 좋으련만 A씨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대로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그 대신 A씨는 의붓딸에게 전화해서 “엄마가 술을 먹고 이렇게 쓰러져 있다. 내가 건드리면 가정폭력 문제가 발생하니까 그대로 나간다”고 상황 전파를 했으며 사진을 찍어서 전송했다고 한다. 딸은 곧바로 119에 긴급 신고를 했고 B씨는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정말 위중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B씨의 얼굴과 자택 화장실에는 혈흔이 가득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봐도 생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전상민의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4번째 칼럼입니다. 전상민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새누리당, 미래당 등 정당 활동 경험이 있는 청년이자 취업준비생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전상민 칼럼니스트] 중소기업 구인난과, 청년들의 공무원 지원 쏠림 현상은 상관관계가 있다. 그나마 공무원 임금 문제와 조직 문화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어느정도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안정적이고 편한 길만 추구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무원, 공공기관, 공기업에만 가려한다고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면서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일단 위에 있는 공고문부터 살펴보자. 위 A는 정부 산하 공단의 현장조사 일용직 채용, 아래 B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사무보조 인턴 채용이다. A는 단기계약 일용직 채용임에도 40만원 내외의 별도 출장비까지 포함해서 월급 220만원 정도다. B는 인턴십 채용임에도 세전 월급이 250만원이다. 각종 수당과 복지비까지 포함하면 월 수령액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정규직 신분이 아닌데 중소기업에서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안무가 배윤정씨는 <오은영 리포트>에 출연해서 "결혼 생활이 재미없고, 죽고 싶었다. 내가 힘들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며 산후우울증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산모들은 누구나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산후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겪는다. 모든 산모들이 겪는 것이니 힘든 시기가 자연스럽게 지나가길 기다리면 되는 걸까. 여성의 몸은 임신과 출산 이후 많이 변화한다. 체중이 늘어나는 만큼 배와 가슴의 피부가 쳐지고 급격히 커진 배에는 튼살이 생긴다. 그리고 임신 기간 동안 생겨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태아의 성장을 돕지만 산모에게는 우울감, 수면장애, 불안감을 느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임신 후유증으로 변해버린 심신이, 출산 이후 시간이 좀 지났을 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면 좋겠지만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 신생아는 3시간에 한 번 수유를 해야 한다. 힘든 출산을 겪고도 충분히 회복할 겨를 없이 잠과 휴식을 포기하고 하루종일 아이를 케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출산 후 산후 우울감을 호소한다. 살이 찌고 늘어진 피부를 보면 스스로가 창피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섭게 느껴진다.
#2021년 6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불편한 하루] 칼럼 시리즈 19번째 기사입니다. 윤동욱 기자가 일상 속 불편하고 까칠한 감정이 들면 글로 풀어냈던 기획이었는데요. 2024년 3월부턴 영상 칼럼으로 전환해보려고 합니다. 윤동욱 기자와 박효영 기자가 주제를 정해서 대화를 나눈 뒤 텍스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대담: 윤동욱·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22대 4.10 총선에서 정의당이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진보의 위기가 가시화됐다. 이번 ‘불편한 하루’에서는 진보 혐오 현상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PC주의와 페미니즘”에 빠져 지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모습을 진보의 이미지로 상정하고 밉상으로 인식한다. 자기만 잘난 건지 가르치려드는 훈계조의 태도 역시 비호감이다. 기후위기를 침 튀기며 말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등 내로남불과 강남좌파의 역설도 진보가 욕먹는 핵심 요소다. 무엇보다 거대 정치 팬덤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계 지지자들이 정의당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다. 윤동욱 기자는 “한 마디로 정의당이 나가리돼서 꼴 좋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단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