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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지구 출몰 고라니에...‘우리 라니’ 별명 지어준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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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공원서 출몰하는 고라니
주민 강승용 씨 “제가 5년 전 방사한 고라니인 듯”
‘라니’ 별명도...상무1동 주민들 사이 ‘스타 탄생’
먹이 주며 돌봐온 주민들 “공원서 이미 적응...주민 피해 없어”
“산책 나온 맹견보다 덜 위험...무조건 포획 안돼”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우리 라니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요..?

키워온 사랑스러운 자식을 내보내 입양시키고

다른데 보내버리는 것과 같죠.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평범한미디어가 보도한 ‘광주 상무지구 공원에 고라니가 산다...“어디서 왔을까?”’ 기사와 관련, 상무1동 주민들이 추가취재를 요청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전문가의 해석을 근거로 “5·18기념공원처럼 도심에 위치한 도시공원의 경우, 고라니가 살기에는 적합한 환경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우리 생각은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5년 전에 방사한 고라니가 지금도 살고 있는 것으로, 사고 위험 없이 잘 적응하고 있고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계속 살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1동 파랑새원룸타운협의회 강승용 위원장은 현재 5·18기념공원에서 발견된 고라니가 본인이 데려온 고라니가 맞다고 주장합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그는 5년 전 화순 시골집에서 풀베기 작업 중 칡넝쿨에 얽혀서 갇혀있는 고라니 새끼를 발견하고는 데려다 5·18기념공원에 방사했습니다. 평소 공원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관심있던 그였습니다.

 

강승용 위원장은 “5·18기념공원은 지금은 도시공원이지만 사실은 여의산이라고 해서 다른 공원과 다르게 조그마한 봉우리가 있는 산이다. 이러한 공원에 동물들과 함께 자연생태계가 살아나면 좋겠다 생각해서 방사하게 됐다. 일본 사슴공원이나 동남아 원숭이공원처럼 특색있는 곳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사슴공원은 넓은 잔디밭에 약 1200여 마리가 살고 있어 공원 곳곳에서 사슴을 눈앞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5년 전에 방사한 그 고라니가 조용히 살다가 최근에서야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무1동 마을활동가들은 고라니에게 ‘라니’라는 애칭도 붙여줬습니다. 특히 배추나 사료 등 먹이를 주기도 하고, 산책을 할 때 고라니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즐거워하게 되면서 이들 사이에선 고라니가 벌써 ‘마을의 스타’가 됐습니다.

 

 

하지만 도시공원에 고라니가 서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과 행정당국의 판단입니다. 고라니를 보고 놀란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고, 고라니가 공원 밖으로 나갈 경우 로드킬의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획 후 다른 곳에 방사하는 계획을 들은 주민들은 “계속 돌보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주민들은 크게

 

①유해동물인 이유는 농작물 피해 때문인데, 공원에 농작물이 없다는 점.

②5년 동안 공원에 서식하며 적응을 마쳐 도로로 나갈 이유가 없다는 점.

③그동안 산책하는 주민들에게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는 점.

④주민들이 애정을 갖고 문제가 없도록 돌볼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포획 후 방사 조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특히 최근 공원 내 위치한 5·18문화센터 측과 협의를 통해 고라니 서식을 주민들에게 안내하는 팻말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진행하는 과정 중이었다는 사실도 덧붙입니다.

 

 

강승용 위원장은 “고라니가 인간에게 해가 된 게 뭐가 있나. 오히려 주민들은 공원의 생태계가 살아있는 것에 대해 기뻐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해 하고 있다. 등산하러 갔다가 동물을 만나서 놀랐다고 잡아버리라고 하는 경우가 있나. 주민들 생각에, ”고 주장합니다.

 

상무1동 박영환 마을만들기협의회장은 “고라니는 맹견보다 안전하다. 물지도 않고 피해도 주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같이 살아갈 수 있다. 5년만에 나타났다는 것은 이제 사람들이 익숙해져서 한번씩 산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것 아니겠나. 오히려 고라니 한 마리가 있으면 외로울 수 있으니까 한 마리를 더 데려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상무1동 장성우 주민자치위원장은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들이 놀라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는 간다. 하지만 정말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나 동물보호 차원에서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겠나. 구청과 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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