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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고라니가 산다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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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공원서 고라니 목격 계속돼
“겨울부터 나타나...일부 주민, 먹이 주며 돌보는 중”
주민들, 5년 전 방사한 고라니로 추정
전문가 “인근 산·강에서 유입됐을 듯
도시공원 서식 부적합...방사해야”
서구청 민원 접수 시 포획 후 방사 방침
주민들은 “존치 원해...포획 전 협의하자”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도시공원에서 고라니 한마리가 목격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눈에 띄었다는 이 고라니가 어디서 유입됐는지 또 어떻게 서식하고 있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야생동물인 고라니의 특성 상 본래 서식지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행정당국은 포획 후 방사하겠다는 방침.

 

하지만 그동안 먹이를 주기도 하며 정이 들었던 주민들 사이에선 “사람들과 유대가 쌓였는데...그냥 놔두면 좋겠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옵니다.

 

 

뉴스핌 보도(링크)에 따르면, 3월27일 광주 서부소방서 119상황실에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5·18기념공원에서 “고라니가 산책로를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19구조대는 현장에 출동했지만, 포획하지는 않고 돌아갔습니다. 고라니가 시민을 위협하지 않고, 주민들이 키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상무1동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들은 지난 겨울부터 고라니를 목격해왔습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먹이를 주며 고라니를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한 어르신이 5년 전에 가시덩쿨에 걸려있던 고라니를 집에서 키워볼까 하고 데려왔다가 도저히 집에선 키울 수가 없어서 공원에 풀어준 일이 있다”고 말합니다.

 

5년 전에 방생한 그 고라니가 이번 겨울 다시 나타났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생각은 다릅니다. 고라니가 5년 동안 눈에 띄지 않게 서식하다 다시 나타났다거나, 떠났던 고라니가 다시 돌아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해석입니다.

 

광주 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는 “5·18기념공원을 보면, 도심 속에 섬처럼 존재하는 도시공원이고 사방에 도로로 둘러쌓여 있다. 특히 고라니는 영산강 수변에 많이 서식하는데, 인근 영산강에서 유입됐거나 인근 산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고라니는 ‘흔하지만 귀한 동물’로 불립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CUN)은 고라니를 ‘절명 위기가 있는 취약종’(Vulnerable Species)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에는 개체수가 너무나 많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동물로 꼽히기도 합니다. 특히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유해조수로 지정돼 언제든지 포획할 수 있는 야생동물로 분류됩니다. 또 도로에서 차에 치이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로드킬을 많이 당하는 야생동물(1년 6만 건)로 꼽히기도 합니다.

 

5·18기념공원에서 발견된 고라니의 경우, 송곳니가 보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암컷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5·18기념공원처럼 도심에 위치한 도시공원의 경우, 고라니가 살기에는 적합한 환경이 아닌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5·18기념공원은 많은 상무·쌍촌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공원으로, 사람과 접촉면이 많은 환경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종욱 수의사는 “고라니는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동물은 아니다. 야생동물이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사람들이 놀래는 일도 잦을 것이고, 사람을 보면 피하게 되는 고라니 습성 상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에 포획해서 자연으로 방사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취재결과, 행정당국도 이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광주 서구청은 고라니를 포획해 산에 방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역시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서구청 기후환경과 관계자는 “수색해서 잡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서 민원이 다시 들어오면 119 협조를 통해 포획해 서창 인근 산기슭으로 방사할 예정”이라며 “행정의 입장에서는 고라니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있기도 하고,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있어 이동하다 도로에서 사고가 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포획 방침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겨울 동안 한 계절을 돌보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공원에서 고라니를 계속 돌보고 싶다는 겁니다.

 

장성우 상무1동주민자치위원장은 “먹이를 주면서 주민들이 유대감을 많이 쌓았다. 아주 좋아하고 행복하고 있어서, 인위적으로 포획하는 것보다는 그냥 놔두는 게 좋지 않으냐 하는 이야기가 많다”며 “만약 꼭 그렇게 처리해야 한다면 주민들과도 협의를 한 뒤에 포획 등 절차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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