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2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칼럼니스트] 비엔나는 한 나라의 수도이지만 서울보다 느리게 흘러간다. 두 도시 모두 규정 속도는 시속 50km로 같지만 서울에서 그 속도를 지키다가는 뒷 차량의 짜증스러운 경적을 들을 수밖에 없다. 금방 추월당하기도 한다. 비엔나에서는 모두가 신기하게도 규정 속도를 준수한다. 조금 느리지만 엑셀 페달을 세게 밟지 않는다. 식당에서도 애가 탄다. 얼른 계산하고 다음 일정으로 빨리 넘어가고 싶더라도 직원을 부르거나 재촉할 수 없다. 기다림 끝에 계산을 마치고 분주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친구로부터 don't need to be rush. Take your time. 이런 말을 듣기 일쑤다. 비엔나는 내 몸에 자연스럽게 베어 있는 빠른 속도감과 긴장감을 내려놔도 되는 곳이다. 비엔나 시민들은 남에게 관심도 많다. 다들 ‘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빌라에서 불이 났다. 그래서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야말로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 3월27일 새벽 3시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2층이었다.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는데 출입구쪽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최초로 발화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40분만에 진압될 정도로 큰불은 아니었다. 그러나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 4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나이지리아 부부는 급하게 막내만 데리고 탈출했고 다시 들어가서 4남매를 구하려고 했으나 불길이 너무 거셌다. 그렇게 4남매는 하늘로 갔다. 해당 빌라 건물 다른 호수에 살던 나이지리아인 3명, 우즈베키스탄인 2명, 러시아인 1명 등 총 6명이 살짝 연기를 마시는 등 경상을 입었다. 해당 지역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화재의 원인으로 멀티탭 합선이 제일 유력하다고 밝혔다. 숨진 4남매는 외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연기로 인한 질식사를 당했다. 7명이 함께 살던 대가족의 비극인데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성제 겸임 교수(건국대 대학원 안보재난관리학과)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평생 대도시에서만 살았다. 스스로 “도시 여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코로나가 막 시작할 즈음 제주도로 내려와서 살고 있다.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요이씨는 22일 15시 전남대 제1학생마루 3층 소강당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시대 여성들의 바다와 땅 이야기>에 참석해 “도시 여자로만 살았던 것이 현실이다. 처음 제주로 이주했을 때는 사실 수영하는 법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내 수영을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그냥 멀리서만 소비자로서 다들 한 번씩 관광지로 가는 것으로만 알고 그런 인상으로 (제주도를 인식하고) 살았던 것이 사실인데. (제주도로 와서) 매일 이제 바다 바로 옆에서 지내면서 마주하다 보니까 정말 자연스럽게 헤엄치는 법을 바다에서 터득한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어떻게 보면 내 몸과 물과의 관계가 다시 이렇게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다. 요이씨는 제주도 동쪽(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웃들은 전부 해녀다. 일과시간 요이씨가 바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마다 해녀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정말 멀리서만 봤던, 미디어에서만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정농단의 포문을 연 내부고발자로서 기구한 삶에 대한 대화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어쩌다보니 각종 정치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노승일씨와의 대화 주제들은 다양했는데 △후보 검증을 명분으로 가해지는 지나친 네거티브 문화 △△국회의원 특권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에 대한 조언 △정치권 세대교체 등이었다. 핵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리스크였다. 방탄 행보로 비춰지지 않도록 정무적 판단을 잘 해서 검찰 조사에 당당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승일씨의 제언이다. 정무적 감각이 왜 그렇게 없는지 모르겠다. 내가 깨끗하고 잘못이 없다고 당당하게 가야 하고 떳떳하게 특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 그렇게 나가야 한다. (노웅래 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인데) 민주당 의석 파워와 당원들의 뒷배로 체포를 안 당하겠다? 그건 당에도 진짜 악재다. 이재명 대표의 이러저러한 것들도 악재인데 노웅래 의원마저 그런 게 나왔다. 이정근 전 당 사무부총장 그분의 뇌물도 다 악재다. 지난 12월22일 14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승일씨를 만났다. 폭설이 내렸고 매우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기침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여름철로 진입했지만 노약자를 중심으로 아데노, 파라, 라이노 등 감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기는 독감과 다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 상부 호흡기계가 감염되는 것이다. 재채기, 코막힘, 콧물,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 등의 증상들을 유발하는데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뭘까? 보통 증상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소염제, 진해거담제, 해열제 등이 처방되곤 한다. 항생제는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 세균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사용되며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방지할 목적으로 일률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오남용되면 체내 유익균까지 함께 제거되거나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과 코막힘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로 비염과 부비동염 치료에 사용된다. 해열제는 병적으로 높아진 체온을 정상으로 내리게 하는 약으로 성인 기준 38도 이상일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소염제는 염증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감기로 인한 발열, 두통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사실 오래전부터 정치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로서 현장을 지켜봤을 때도 뼈져리게 깨달았다.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보는 권력구조 개헌과, 승자독식 단순다수대표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선거제도 개혁 이 2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무지 어렵다. 개헌도 어렵고, 선거제도 개혁도 어렵다. 거대 양당은 1표만 더 받아도 모든 걸 가져가는 선거 시스템과 선거 문화 속에서 너무 많은 이익을 챙기고 있었고, 그 기득권을 한뼘도 내놓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위성정당의 부작용이 뼈아프지만 2019년 12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패스트트랙까지 태워가면서 겨우 도입했다. 이제는 개헌을 해서 대통령제에 손을 대야 한다. 조금이라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국회의 의사를 반영해서 총리를 두도록 규정한 ‘분권형 대통령제’도 좋고, 프랑스처럼 ‘이원집정부제’로 갈 수도 있고, 이참에 폭력적인 대통령제 자체를 폐지하고 ‘의원내각제’로 가자는 주장도 나쁘지 않지만 너무나 커다란 목표를 세우다가 개헌 담론 자체가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양당의 엄청난 이해
※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10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대한민국 적자성 채무 1000조원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현금성 복지 정책은 괜찮은 걸까? 2025년도 2차 추경이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한국의 적자성 채무가 900조를 돌파했다. 이는 대한민국 본예산 673조를 한참 넘어서는 규모다.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복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복지국가의 사회복지 서비스 주요 재원은 세금이다. 정부는 기업과 국민으로부터 징수한 세금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소위 ‘2차 분배’라고 한다.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복지 정책이 후퇴한 적은 없다. 방향성을 달리할 뿐 항상 진일보했다. 일례로 박근혜 정부의 예산은 2013년도 338조원에서 2017년도 397조원으로 4년 동안 59조원이 증가했다. 이중 사회복지 분야 예산 증가액은 30조원을 상회한다. 박근혜 정부의 전체 예산 증가액 절반 이상이 사회복지 분야로 흘러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400조원에서 시작해 2021년도에는 약 550조원으로 150조원이 증액됐다. 150조원 중 66조원(44%)이나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4년 12월3일 22시49분. 평범한미디어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30분 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전국민이 얼떨떨한 상태에서 뉴스 라이브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도 지금 깜짝 놀라서 전화하는 건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지금 그러니까 각료들에 대한 잦은 탄핵 소추와, 이번 예산 삭감 공세에 비상계엄으로 맞받아친 거 맞는가? 쉽게 말하면 과연 이 상황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을까? 박 센터장은 근래 연말 정국에서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과 개별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소추하고 △특활비 등 정부 예산안을 대거 삭감해서 윤 대통령이 격분했다면 계엄 카드를 꺼낼 게 아니라 비판 성명을 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기소와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와 검사를 탄핵 소추한 것이 문제라면 검찰총장과 대법원장이 먼저 나서서 긴급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이 액션을 취하는 모양새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단순히 북한 도발이 있다고 해도 계엄 안 한다. 일반적으로 미사일 정도가 서울에 떨어졌거나 최소한 서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심에선 도합 징역 49년이 나왔고, 2심에선 무기징역이 나왔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무조건 대법원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두고봐야 한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이 2심에서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2-2부(진현민·김형배·김길량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강요, 스토킹처벌법,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주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나아가 혹시라도 모범수로 가석방이 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15년 부착,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전주환은 2022년 9월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의 여자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입사(2018년 입사) 동기 피해 여성 A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바 있는데 이는 철저한 계획하에 이뤄진 보복범죄였다. 2019년 11월부터 전주환은 피해자에게 3년 가까이 전화와 문자를 보내며 “만나달라”는 취지로 스토킹을 일삼았다. 끝없이 반복되는 스토킹 범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A씨는 2021년 10월 전주환을 불법촬영 등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정치학자 김만권 교수(경희대)는 대뜸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했다. 우리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 했다 지난 4월29일 저녁 광주청년센터에서 주최한 강연에 연사로 나선 김 교수는 강연 도중 진심을 담아 위와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주제는 <디지털, 능력주의 그리고 외로움>이었는데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론이 핵심 키워드였다. 하나씩 내용들을 풀어보고자 하는데 먼저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김 교수는 사회적 재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역설했다. 부가 소수 집단에 집중될수록 사회적 다수는 외로움과 고립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왜냐면 기술의 발전과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증기에서 전기로 넘어가면서 생산력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벨 에포크 시대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이다. 늘어난 부는 특정 계층에게만 몰렸다. 그렇게 되면 소비력 자체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일부 계층에 돈이 많이 있더라도 그 계층의 소비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