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80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8월26일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드디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났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트럼프와의 만남이 크게 조명이 됐는데 사실 이번에 일본 가고 그 다음 미국에 가고 한미일을 먼저 챙기는 느낌을 줬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세간에서 얘기하는 친중적인 그런 스탠스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마라고 의도적으로 이렇게 좀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참석했다.
8월29일 19시 박 센터장과의 오목렌즈 전화 대담이 진행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주로 북한 문제가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구축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대통령께서 피스 메이커를 해주면 나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발언했다.
이거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했던 한반도 운전자론하고는 조금 결이 다른 문제다.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인데 본인이 주도해서 뭔가 만들어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거래의 중심에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평화를 만들어달라는 얘기는 당신이 이번에 역할을 잘하면 노벨 평화상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가서 한 것과 일본 가서 한 것을 보면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 아는 것 같다. 피해갈 거 피해가고 뭔가 심리적으로 구슬릴 건 구슬려서 많은 걸 얻어왔으면 좋겠는데 실리적으로 뭘 얻어왔는지는 차분히 따져봐야 할 문제다.
돌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박 센터장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매개로 APEC에 참석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이 대통령을 띄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천생 비즈니스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의 우월성을 언급하며 주문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늬앙스를 내비쳤다. 그러다가 결국 미국 투자 얘기로 넘어갔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사꾼은 장사꾼인 것이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좀 다른 부분인데 트럼프는 오너 리더십이다. 자기가 결정해서 자기가 한다. 근데 우리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의견을 듣고 싶어 하고 참모를 활용하고 싶어 한다. 이런 차이가 있는데 북한을 다루거나 그럴 때는 트럼프 통로가 더 맞다. 왜냐하면 김정은도 같은 형식의 지도자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김정은이라는 사람과 트럼프라는 사람을 다루는 법을 이재명이 공부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갖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트럼프식의 대화 스타일”이라며 “찔러보고 아니면 말고인데 자기한테 이득이 될 만한 것들은 무조건 던져놓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유권 주장을 하지 않을테니 방위비 분담금을 최대치로 내라는 속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리 던져놓는 느낌이라서 사실 이게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라는 걸 알게 되면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데 대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트럼프는 본인의 기분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좌우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충분히 다룰 수 있고 빈 구석도 많은 지도자다. 그래서 좀 능력 있는 외교관들이라면 집중 스터디를 해서 대통령에게 코칭을 해줬을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의 자서전도 읽고 만만의 준비를 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테면 “다시 미국이 위대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워딩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말이다. 사실 2017년 이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 도전을 할 때 “트럼프와 닮았다고 하지 말고 제2의 샌더스로 불러달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트럼프 성향이 달가울리 없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니까 과할 정도로 위선을 떨어서라도 잘보여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일단 트럼프한테 중요한 건 첫인상인데 첫인상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냐 하면 트럼프는 겉으로 보이는 협상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약간 뒷거래의 기술 같은 걸 보여줘야 된다. 워낙 아메리칸 퍼스트고 겉으로는 되게 세게 얘기를 하지만 반대로 장사꾼이기 때문에 실리 외교를 한다. 그런 것들을 잘 맞춰서 해줘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면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굉장히 실리 추구형이기 때문에 코드만 잘 맞으면 생각보다 일의 진척이 빠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지금 첫 번째 주요국 정상 외교는 무난하게 마쳤다. 단 하나 너무 일정이 촉박했다라는 걸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