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69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6월4일 취임 이후 수많은 일정들을 바쁘게 소화하고 있는 중인데 이를테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까지 비상경제점검TF 구성, 국무회의 개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방문, 6대 경제단체와 대기업 오너 간담회, 경기도 연천 군부대 방문 등의 일정 이후 G7 정상회의 초청국 참석차 캐나다로 출국했다. 그렇게 17일부터 19일까지 호주 현지에서 남아공·호주·브라질·인도·멕시코·영국·일본 정상들 및 UN과 EU 대표들과 회담을 했다. 가장 중요한 한미 정상회담은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해 무산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에도 이 대통령은 22일 여야 대표를 한남동 관저로 불러 오찬 회동을 했고, 25일 호남권 일정, 26일 국회 추경 시정연설까지 진행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오목렌즈 전화 대담을 했던 시점에서는 이 대통령의 첫 정상 외교와 외교 정책의 기조를 다뤘다.
지금 대한민국이 한미 동맹만 이념적으로 붙들고 있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분명한 건 대중국 교역 규모가 미국보다 더 크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미국의 압박이 있음에도) 한쪽만 편을 들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 중국에 갔다. 그냥 가기만 한 것도 아니고 열병식에 참석해서 손을 흔들었다.
21일 저녁 진행된 오목렌즈 대담에서 박 센터장은 서두에 위와 같이 발언했다. 미중 패권 전쟁의 시대인데 그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까지 겹쳤다.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를 어느 수준으로 어떤 전략에 따라 형성해가야 할지 간단치 않은 문제가 있다. 백악관 익명 당국자 명의이긴 하지만 미국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짧게라도 이 대통령을 만나고 가면 되는 건데 굳이 사전 약속된 한미 정상회담을 이스라엘-이란 전쟁 관련 문제로 취소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은 그 자체로 의도가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표현을 하면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포인트긴 한데 내가 볼 때는 트럼프가 지금 이재명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윤석열 만큼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친 트럼프적인 요소를 만들어내라! 이걸 원하는 것이다. 그래야 관세도 그렇고 이후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그렇고 이런 것들에서 확실히 주도권을 잡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사실 G7의 핵심이 미국인 건 누가 봐도 알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초청으로 옵저버로 캐나다까지 갔는데 미국 정상을 못 만난다? 미국 쪽에서 먼저 양해를 구했다고는 하지만 좋게 표현해서 양해를 구한 거지 사실은 일종의 길들이기라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스타일은 좀 구겼지만 나쁠 게 없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주장이다.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우리나라 입장에서 자존심은 확실히 상했는데 손해 볼 건 없다. 왜냐하면 시간을 벌었다. 지금 이 관세 전쟁은 미국 행정부가 하는 전쟁이 아니고 트럼프가 하는 전쟁이다. 그러니까 트럼프를 만나는 시기가 늦어졌다는 건 첫 대면을 하기 전까지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손해 볼 게 없다. 지금 뭐냐면 트럼프가 갖고 있는 거는 딱 하나다. 강한 미국! 아메리칸 퍼스트! 스트롱 아메리카! 뭐 이런 건데 그러다 보니까 일단 앞에서 지르고 뒤에서도 윽박질러서 자신들한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협상을 관철시키는 것이 트럼프식 방법이다. 이재명 정부가 이런 트럼프식에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는 굉장히 큰 숙제다.
박 센터장은 이 대통령의 첫 정상 외교 무대가 됐던 캐나다 G7 옵저버 참석에 대해 “성공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외교 이벤트로서 G7 무대는 성공적이다. 왜냐면 어쨌든 서방을 중심으로 먼저 만났다. 그게 중요한 거고 사실 이건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 실패할 수 없는 무대였다. 가기만 해도 성공이다. 어쨌든 전세계적으로 한국은 그 정도로 경제 성장과 민주화가 이뤄진 선진국에서도 계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우려의 대상이었다. 나라 망신을 제대로 당한 이미지였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계엄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탄핵과 대선을 겪느라 체감하지 못 했겠지만 국제적인 위상이 굉장히 흔들렸다. 근데 국가가 안전하지 않다는 그 불안한 이미지를 빨리 반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서 우리 이렇게 회복력이 있고 안정적인 국가입니다! 이런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걸 했고 그 이후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이 서방 국가 정상들이 모인 외교의 장으로 갔다. 정권 바뀐지 한달도 안 된 국가에 다른 외국에서 바라는 게 별로 없다. 지금은 지켜보는 중이다.
다만 이제부터 신중하게 잘해야 한다. 박 센터장은 “이제는 윤석열에 대한 관심은 없어졌다”며 “그러면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됐던 부분을 빨리 밸류업 시켜주려면 정책적 성과를 내서 자국민들에게 지지 받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된다. 그걸 해내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한민국은 다르다라는 걸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