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5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사브리나는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준 첫 오스트리아인 친구였다. 서구 영화에 보면 저녁 식사를 초대하는 것의 의미가 남다르던데 고심 끝에 한국을 대표하는 참이슬 2병과 오스트리아 전통 생강 쿠키 렙쿠헨을 선물로 준비해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처음이지만 이미 몇 번은 와본 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했던 사브리나 가족의 아파트. 한 쪽 벽을 장식한 오스트리아 국기도, 방문에 붙은 커다란 비엔나 지도도, 한국의 차가운 형광등과 다른 따뜻한 오렌지색 조명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편안하게 만든 건 좋은 친구의 환영이었다. 케이팝을 배경음악으로 선곡한 사브리나의 귀여운 배려가 이방인으로 실수를 저지르진 않을까 긴장했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줬다. 오븐에 구운 야채와 연어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사브리나는 보여줄게 있다며 앨범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마저 “후진국형 인재”를 입 밖으로 꺼낼 수밖에 없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어 2022년 이태원 참사로 끝날줄 알았는데 또 다시 공무원들의 어이없는 근무태만으로 사람들이 죽었다. 무려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10명이 다쳤다. 유가족들은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책임있는 세력들의 정치적 방어전선으로 인해 고립되어왔던 사이클이 이번에도 재현되진 않을지 불안감이 든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유일하게 죗값을 치른 ‘목포해경 123정’의 김경일 전 정장처럼 꼬리자르기가 자행되지는 않을지 초조하다. 유가족협의회는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인재라고 하는데 참사에 책임 있는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유가족협의회 이경구 공동대표는 일단 참사 이후 11일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인 합동분향소를 1개월 가량 더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예정대로 합동분향소를 철거하는 것은 “빠른 흔적 지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계당국와 사정당국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하지만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결국 일선 담당자만 처벌하는 무책임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이병헌 배우가 홀로 영화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 유아인 배우의 존재감과 연기력이 못지 않게 중요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승부>를 보면 그렇게 느끼게 된다. 꼬마일 때부터 바둑 신동 소리를 듣던 이창호(아역 김강훈 배우)는 건방지고 호기롭다. 굳건한 실력이 뒷받침된 부분이 있지만 선배 바둑 기사들을 가뿐히 이기면서 거만한 말들을 내뱉는다. 어른들의 한 마디에 절대 지지 않고 꼭 애어른 같은 말로 응수한다. 그러나 스승 조훈현(이병헌 배우)에게는 안 통한다. 한수 위의 실력으로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는 조훈현에게 “한 판 더 둬요”라고 외치지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조훈현을 매료시킨 이창호는 그의 집으로 들어가 같이 살며 가르침을 받게 된다. 단순히 바둑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다. 자세, 태도, 인내심, 기세, 컨디션 조절 등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9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부다페스트에서 돌아오던 밤은 몹시 추웠다. 국제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몸이 덜덜 떨렸다. 추위는 지하철역까지 나를 뛰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 안의 온도도 바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는 웅크린 채 시내로 들어가는 지하철을 기다렸다. 그런 내 옆에 엄마와 아이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Nein, Nein, Nein!!!!” (아냐, 아냐, 싫어!) 싫다는 딸을 엄마는 이리저리 달래가며 양손엔 털장갑을 끼우고 이미 쓰고 있던 털모자는 쭉 당겨 귀를 완전히 덮고 열려있던 재킷의 지퍼는 목 끝까지 끌어 올려 무장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품에서 놓아줬다. 나도 저런 보호를 받던 때가 있었지. 추워서일까. 혼자만의 여행이 끝나고 좀 외로웠던 걸까. 저런 타인의 간섭이 그리웠다. 분명 가방에 장갑을 넣었었는데. 배낭에 쌓인 여행 짐을 파헤쳐 밑에 깔린 장갑을 발견했다. 장갑을 끼며 생각했다. 나는 어른이니까.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고. 어른. 어릴 땐 주민등록증이 생기면 자동으로 되는 건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되는 건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그야말로 어이가 없고 황당한 상황이었다. 20대 여성 승객 A씨가 지속적으로 택시기사에게 신체부위를 만져달라고 요구했다. 누가 봐도 성추행으로 엮어서 돈을 챙기려는 공갈 협박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그건 또 아니라고 부인했다. 지난 10일 전남 여수경찰서는 50대 택시기사 B씨에게 신체 접촉을 유도하기 위해 손을 덥썩 잡은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 여성이 고의적으로 성추행을 유도하는 사건을 법으로 처벌하는 게 쉽지 않아서 입건 자체를 안 할 수도 있는데, 같은 날 저녁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의 여파도 있고 입건을 안 하기가 어려웠다. A씨는 5월24일 새벽 1시반 즈음 전남 여수시 학동에서 택시에 탑승했는데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쯤 대뜸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종용했다. 블랙박스를 왜 꺼달라는 것인지 도무지 명분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하도 A씨가 재차 요구하다보니 B씨는 “블랙박스를 끄려면 칩을 빼야 하고 다 도착했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한 직후 핸드백을 어깨에 매고 여느 손님들처럼 평범하게 하차할 듯 하더니 갑자기 “다리 만지실래요?”라고 제안했다. A씨는 “만져보세요. 바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주 일요일(6월25일)부터 거센 폭우를 동반한 장마 기간이 예상된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비가 안 내리고 햇빛이 쨍할 때도 있었다. 야구 경기가 취소될 때도 있었지만 습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오늘(4일)은 다르다. 전국에 장맛비가 쏟아진다는 예보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아침(9시반 기준)에는 비가 내릴 것 같은 먹구름만 가득하지 실제로 비가 내리진 않고 있다. 평범한미디어의 근거지인 호남 지역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전국 어디서든 이렇게 흐리고 습하기만 하고 아직 비는 안 내리고 있는 지역들이 있을 것이다. 새벽 사이에 비가 내렸다가 아침에 이르러 잠시 소강상태였을 수도 있다. 일단 기상청은 내일(5일) 오전까지 비가 내렸다가 그칠 것이라고 예보를 한 상황이다. 그 이후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가 초복(7월11일)을 맞이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강원도 전역에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강원지방기상청은 “정체전선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4일 오후 강원 내륙과 산지를 시작으로 밤 사이 강원도 전역에 장맛비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예보되고 있는 총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0~150㎜ 사
※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25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대학원생] 벚꽃이 만개했다. 완연한 봄이다. 가끔씩 춥기도 하지만 대세는 봄이다. 하지만 봄은 대학원생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다. 중간고사가 다가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렇다. 중간고사가 코앞이다. 중간고사 말고도 큰 걱정거리가 있다. 우리 가족에게 아주 매서운 태풍이 불어닥쳤다. 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 않지만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아버지께서 폐암 4기 전이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 현재 아버지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폐, 간, 췌장에 종양이 발견됐고 임파선과 림프절에도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대학원 생활을 포함한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대학원 강의를 들으러 가는 중에도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누가 보든 말든 그냥 울었다. 믿고 싶지 않고 계속 부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장남이다. 좌절하고 무너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오랫동안 친가 친척들과는 연락을 끊고 살아왔으나 이내 작은 아버지와 고모 등에게 연락을 했다. 외가에도 알렸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 너무 싫고, 손 벌리는 게 너무 꺼려지지만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K리그에서 뛰던 한국 선수 2명이 스코틀랜드 최고의 명문 셀틱으로 이적하게 됐다. 강원FC 소속이었던 미드필더 양현준 선수(2002년생)와, 부산아이파크의 미드필더 권혁규 선수(2001년생)인데 셀틱이 25일 두 선수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무려 계약 기간이 5년이다. 이적료는 양 선수가 250만 유로(35억4000만원), 권 선수가 100만 유로(약 14억2000만원)다. 이미 셀틱에는 오현규 선수(2001년생)를 비롯 일본 선수 5명까지 6명의 아시아 선수가 뛰고 있었다. 그만큼 두 선수가 낯선 유럽땅에서 적응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치열한 경쟁은 상수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2021년 강원 FC에서 데뷔한 양 선수는 2023년 시즌에는 조금 부진했지만 강원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2022년 7월 토트넘 핫스퍼의 한국 투어 시합 당시 K리그 올스타로 포함되어 박스 안에서 수비수들을 드리블로 농락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재능이 있는 선수다. 양 선수는 “셀틱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새로운 팀원들을 만나고 함께 훈련하는 것이 기대된다. 오현규 선배에게서 셀틱과 팬들의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국내 VOD 위주로 컨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OTT 웨이브에서 오리지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피의 게임2>를 시작으로 <남의 연애2> <박하경 여행기> <거래> <데드맨> 등 드라마와 영화, 관찰 예능을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2021년 공개된 <피의 게임1>은 오리지널 리얼리티 예능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승자독식 생존 서바이설 <피의 게임1>에 참여하게 된 인물들은 전 야구선수, 한의사, 의대생, 아나운서, 래퍼, 전 UDT 대원 등 무척 다양했다. 이들은 일정 기간 합숙하며 매회 머니 챌린지에 참여했고 메인 게임 결과에 따라 1명씩 탈락했다. 특히 탈락자 선정을 앞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 게임이 압권이었다.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인물이 탈락해서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등 최종 우승자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점이 킬링 포인트였다. <피의 게임2>에서는 홍진호, 하승진, 덱스, 서출구 등이 우승 상금 3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아들 문제로 자주 다퉜고 화가 나서 애인과 애인의 모친을 다 죽였다? 경찰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 진짜 살해한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 지난 20일 13시반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빌라에서 중국인 모녀를 살해한 5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이틀만에 붙잡혔다. 차근차근 살펴봐야 하는데 먼저 A씨는 30대 여성 B씨와 오랜 애인관계였다. B씨에게는 전남편과의 관계에서 얻은 5살 아들이 있었다. B씨는 한국인으로 귀화한 중국인이었으며, B씨의 모친 60대 C씨는 중국 본토에 있다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와서 셋이 같이 살고 있었다. 살인을 당했던 남양주 해당 빌라에는 한 달 전에 이사를 왔다. A씨도 빌라에서 함께 동거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지만, 빌라 이웃주민들은 A씨가 아들과 함께 외출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A씨는 계부이지만 실질적인 부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게 지인들의 증언이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이가 평소 (A씨를) 아빠로 부르면서 잘 따랐고 주 양육자로 생각했다. 친부가 아닌데도 어린이집에는 지난 3월부터 A씨가 보호자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 A씨는 무슨 이유에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