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용접공 출신 천현우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정말 좋아했다. 소설 공모전에도 몇 번 도전한 적이 있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칼럼 등을 쓰다가 <쇳밥일지>라는 책을 냈고 일약 진보진영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천 작가는 현재 얼룩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천 작가는 10월28일 저녁 7시반 광주 동구에 위치한 광주청년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이날 천 작가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쇳밥일지>를 선물로 받았는데 이틀만에 완독했다. 왜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술술 읽혔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몸을 써서 일해왔던 블루칼라 노동자의 생존 일지 그 자체였다. 택배 상하차와 편의점 알바부터 전자제품 업체 하청 공장 근무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나 역시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천 작가의 고백을 접하고 큰 위로를 받았다. 경외심까지 들었는데 <쇳밥일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접공’이라고 하면 몸은 좀 고되도 기술직이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을 보장 받으면서 수입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2월말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를 보다가 번뜩이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인 김구라씨와 그의 아들 김동현씨가 충북 충주 수안보면으로 가서 ‘수안보 온천’을 즐기는 내용이었는데 구라씨가 계속해서 온천 찬양을 하며 즐기는 모습이 조금 우려스러웠다. 두 사람은 아래와 같이 대화를 나눴다. 구라: 사실 노천탕이 위에는 차갑고 아래는 따듯하고 그래서 이렇게 식히다가 또 다시 입수하는 것이다. 여기 있으면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진짜 힐링돼. 원래 온천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45도 이상에서 60도 사이여야 한다. 늘어지지 한숨 자. 동현: (오늘 날씨가) 영하 10도가 넘는데 근데 지금 덥다. 옛날에는 2~3분만 있으면 나가고 싶었는데 이젠 계속 있고 싶네. 구라: 그러면 게임하자. 밖에 앉아서 누가 오래 버티나. 다시 탕으로 들어가면서 마무리하면 되지. 동현: (실제로 노천탕 밖으로 나와 앉아 있다가 1분도 안 되어 다시 입수하면서) 원래 10초도 못 버틸 날씨인데. 구라: 노천탕 아니면 어떻게 버텨. 사실 도심 속 노천탕은 옆 빌딩에서 볼까봐 걱정을 하는데 근데 여긴 그런 게 없다. (밖에 쌓여 있는 눈을 퍼서 팔에 묻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8일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12.12 군사반란에 맞서다 희생된 故 김오랑 중령과 故 정선엽 병장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육군 특전사령부 대위로 복무한 바 있는 김준철씨로부터 전화를 받아서 알게 됐는데 사실 목숨 걸고 반란군에 맞선 의로운 군인을 추모하는 것은 독립운동가나 호국 영웅을 추모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 그들의 행동을 의미없는 죽음으로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1979년 12월12일, 소위 하나회 반란군들을 진압할 수 있었다면 5.18 광주 학살과 서울의 봄 이후의 7년간의 군사 독재를 또 겪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김 중령은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는데 정 사령관을 지키려다 총격에 맞아 전사했다. 그는 투항하거나 정 사령관을 밀고했다면 오히려 전두환 정권에서 영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그의 결단은 단순히 상관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용감한 행동이었다. 김 중령 못지 않은 말단 병사의 용맹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국방부 벙커를 지키고 있던 정 병장은 반란에 가담한 1공수여단의 위법한 무장 해제에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에게 하나 물어보지. 당신은 호텔이 뭐 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아니 그전에 호텔과 모텔은 전혀 다른 곳이라는 걸 알고 가기는 한 거야? 아 맞아. 그럴 리가 없지. 머리 속에 온통 섹스 생각으로 가득 차서 호텔이 어떤 곳인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식 콸콸에게 내가 괜한 기대를 하고 물었네. 내가 말야 무식한 사람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이야. 특히 무식하면 입이라도 닫고 손가락이라도 가만히 두고 있을 일이지 굳이 입을 열고 손가락을 놀려서 나 이렇게 무식한 놈이오 하고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니는 인간을 못 참아. 그런데 하필 요즘처럼 기분이 뭣 같은 때에 당신 같은 무식 콸콸이 딱 걸렸네? 잘 왔어. 나 오늘 상담이고 뭐고 그냥 할 얘기 다 할테니 당신은 그저 가만히 앉아 듣기나 해. 여자친구가 생리 중인데 호캉스 가자고 해서 싸웠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여자친구가 호텔비를 내가 내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생리 중인 걸 숨기고 같이 가겠다고 한 건지 그것 때문에 싸웠습니다. 여친이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이틀째 답장을 안 하고 있습니다. <고민글 출처 : 한국전력 블라인드 게시판
#2022년 10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56번째 사연입니다. 한연화씨는 알바노조 조합원이자 노동당 평당원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칼럼니스트] 이렇게까지 이야기할 맛이 나는 상담은 또 처음이네. 흠. 우선은 앉아. 앉아서 나뭇잎 동동 띄운 물 한 잔 마시며 좀 들어봐. 이런 건 이렇게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물 한 사발 대접하듯 이야기하는 게 맛이거든. 내가 말야. 어떤 심술보 양반을 하나 알거든? 뭐 누누이 말했지만 진짜 놀부가 아이고 형님! 그러고 절을 할 위인이신데 말야. 그 양반이 또 어떤 양반이냐. 요즘 말로 하면 삼식새끼야. 왜 그러잖아. 남편이 집에서 한 끼 먹으면 일식이, 두 끼 먹으면 두식놈, 세 끼 먹으면 삼식새끼. 맞아. 자기 부인이 해준 음식이 아니면 입에 대려고 하지를 않고 심지어 부인이 임신했을 때 입덧이 무척 심했는데 그때도 밥을 차려오게 했을 정도니 말 다했지 뭐. 음 뭔가 감이 팍팍 오지 않아? 보통 고민상담소에 이런 사연 들고 찾아오면 내가 막 “세상에. 그런 놈하고 왜 살아? 그냥 이혼해”라고 하겠지. 그렇지 않아? 아무튼 그 양반 부인도 성질이 만만치 않아. 화나면 아무 말이나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지난 시간에 이어 대만 여행기 세 번째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만여행의 주의사항 하나를 더 이야기해주도록 할게. 여름에 갈 거면 유언장 작성해놓고 공증 받아두고 가라는 것 말고 또 있냐고? 웅! 당연히 있지.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어. 뭔지 알아? 모르겠다고? 응? 정말 몰라? 그 있잖아. ‘대만은 물가가 싸다’는 거. 그런데 말야 대만 물가 절대 싸지 않다? 아니 생각을 해봐. 애초에 임금 수준이 한국과 비슷하고 집값도 비싼데 물가가 쌀 리가 없잖아. 교통비가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나머지는 전혀 싸지 않으니 대만 갈 거면 그것 명심하고 가라고. 그렇다고 한국처럼 관광지라고 바가지 씌우거나 그런 건 없으니 안심해도 좋아. 관광지로 유명한 지우펀의 물가가 숙박료 빼고는 타이베이와 비슷한 수준이니 말 다한 거지 뭐. 아무튼 대만 갈 거면 일본 간다고 생각하고 여행 자금 준비해서 가. 그래야 잠도 좀 좋은 데서 자고 먹고 싶은 것도 이것저것 다 사먹고 가고 싶은 데도 여기저기 다니고 기념품이나 선물도 턱턱 사오지. 안 그래? 각설하고 대만 도착 둘째 날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숙소 체크아웃은 11시였지만 우리는 조금 일찍 숙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초등학교가 있는 스쿨존 안에 각종 중장비와 대형 트럭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어망제조업체들이 수두룩했고 기타 어업 관련 업체들도 많았다. 지게차가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별도의 넓은 공간도 없었다. 처음부터 초등학교 인근에 확실한 안전 대책도 없이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도록 방치한 당국(영도구)의 몰상식이 비극을 키웠다. 경찰(영도경찰서)도 사후 교통 안전관리에 소홀했고 둔감했다. 학교(청동초등학교)도 위험천만한 등하굣길 환경을 인지했음에도 관계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대책이 마련되도록 관철시키지 못 했고, 자체적인 안전 대책을 강구하지도 못 했다. 사고를 낸 해당 업체(남강산업사)의 안전불감증은 그야말로 끝판왕이었다. 누군가 다치거나 죽어도 상관없다는 안일한 마인드를 탑재한 채로 그저 비용 절감, 시간 절감만 생각하며 작업하다 어린이의 목숨을 짓밟았다. 지난 4월28일 아침 8시30분 즈음 부산시 영도구 청학동 청동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갑자기 1.5톤짜리 어망실뭉치 원통(원사롤)이 굴러떨어졌다. 대략 200미터를 굴러가다, 등교하고 있던 10세 여자 어린이 故 황예서양을 그대로 덮쳤다. 당시
[평범한미디어 이수빈 기자] 전남도립대 보직 교수가 영산강에 빠져 숨진채 발견됐다. 지난 9월29일 오후 5시경 전남 나주시 운곡동 앙암바위 주변 영산강에서 A교수가 사망한채로 발견됐는데 이미 출장을 다녀오겠다고 했다가 며칠 째 연락이 되지 않아 실종 신고가 된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타살 정황이 없는 만큼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전 A교수에 대한 가족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여러 정황상 불길했던 나주경찰서 수사관들은 A교수의 스마트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지점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했다. 그 결과 경찰은 가야산 인근에서 A교수의 자동차와 유류품 등을 발견했으며 인접한 영산강에서 숨져있는 A교수를 찾아냈다. 유서는 없었다. A교수는 평소 고향에 있는 가야산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A교수는 주변인들에게 대학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고민을 털어놨었다. 원래 A교수는 7월말까지 대학 본부에서 교무기획처장을 맡았으나 여러 고충들로 인해 보직 변경을 요청했고 그게 받아들여졌던 상황이었다. A교수는, 부당 해고를 당한 김애옥 교수가 도립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양심의 가책 등 심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추측된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4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것만 말해두지. 오늘 상담의 대상은 너 따위가 아냐. 이거 알아? 사람들은 임신 핑계로 연인의 발목을 잡는 걸 여자들만 한다고 여기더라? 왜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잖아. 가난한 집 딸이 임신을 무기로 재벌집 며느리로 들어가는 거.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여자들이 주로 그러는줄 아는데 사실은 아냐. 남자들도 여자 임신시켜서 주저앉히는 거 은근 많이 한다? 애까지 생겼는데 지가 뭐 어쩌겠냐 심사랄까. 아 얘기가 길어졌네. 네가 그런 놈이라고요. 네가요. 아 뭐 됐다. 내 신조가 대화는 통할 상대에게나 한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그 새끼는 몽둥이로 쳐맞으면 말을 알아듣는 개새끼보다 못 한 상대라는 거라서 더 이상 너한테는 할 말 없으니 물 맞기 싫으면 어서 꺼져. 너한테 뿌리려니 소금조차 아까워서 걸레 빨다 나온 구정물이나 뿌려야겠으니까. 대신 오늘 내 상담의 내담자인 여친분. 이리 와서 앉으시죠. ‘아직은’ 임신부이시니 푹신한 방석 깐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내가 내주는 아마자케나 한 잔 하시라고. 자 마시면서 천천히 들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가수 이루씨(조성현)의 음주운전 범죄는 유독 악의적이다. 1차적으로 본인이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음에도 동승자를 범인으로 몰았다. 2차적으로는 고작 석 달 뒤에 또 음주운전을 감행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루씨가 선임한 변호인은 1심 판사에게 “인도네시아에서 한류의 주역으로 국위선양한 점, 모친이 치매를 앓고 있어 보살핌이 필요한 점을 참작해달라”면서 그야말로 어이없는 어그로를 끌었다. 이루씨는 지난 6월15일 열린 1심 선고공판(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정인재 부장판사)에서 범인도피방조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벌금 1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검 공판 검사는 징역 1년 실형을 구형한 만큼 항소했다. 서부지검은 “음주운전으로 수사 대상이 된 후 동승자로 하여금 허위의 음주운전 진술을 용이하게 하고 약 3개월 후 다시 음주운전을 하면서 제한 속도를 시속 100km 초과해 운전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행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는 점을 면밀히 고려했다. 이루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음식점에서 여성 프로골퍼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운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