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다정·박효영 기자] 지자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민간 동물원을 폐쇄해달라는 요청글이 올라왔다. 동물 관리가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인데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였다는 게 글쓴이들의 목소리다. 동물원 운영자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옹색한 변명에 불과했고 실제로 동물 관리가 허술한 수준을 넘어 처참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냥 동물원에 가보면 얼마나 심각한지 누구나 체감할 수 있다. 요즘 경남 김해시 홈페이지 게시판은 관내 유일한 동물원인 '부경동물원'에 대한 원성으로 뜨겁다.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올라온 부경동물원 관련 민원 게시물만 43건에 달한다. 이중 35건이 올 6월에 작성된 게시물들이다. 서로 다른 김해시민들이 굳이 본인 인증을 해서라도 부경동물원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는 것인데, 시민들은 수많은 상황들을 나열했다. 이를테면 △털을 제때 밀지 못 해 덥수룩한 양들의 상태가 심각하고 △사자들은 너무 삐쩍 말랐고 △캥거루는 근육이 아예 없는 수준이라 뛰지도 못 하고 있고 △사파리 입구부터 악취가 풍기고 있고 △사슴은 피부가 벗겨져 있고 △맹수들이 있는 실내 사육장은 햇빛이 차단돼 있으며 7평
[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인천대교 위에 덩그러니 버려졌던 차량 주인 30대 남성 A씨가 끝내 숨진채로 발견됐다. 실종 상태였던 A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9월30일 새벽 4시19분쯤 인천대교 위에 자신의 차를 세워두고 사라졌다. 실종 당시 인천대교 상황실 관계자는 CCTV를 통해 차량이 대교 위에 정차되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해경에 신고했다. 차량 내부에는 블랙박스가 따로 없었고 신분증만 남아있었다. 그 이후 10월1일 오전 11시36분쯤 인천 중구 운남동 인근 방조제에서 낚시객이 A씨의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해경이 시신을 인양해 확인한 결과 지난달 30일에 실종됐던 A씨로 확인되었다. A씨는 긴 바지에 티셔츠를 착용한 상태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자살 예방 정책이겠지만 우선 자살하려는 사람들의 견물생심을 차단해야 한다. 자살 시도 자체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인천대교에서는 5년 동안 투신 자살 사례가 30건이나 됐을 정도로 심각하다. 한강 대교들에 비해 인천대교는 보행로가 아예 없고 왕복 6~8차선 도로만 있다. 그래서 차량을 몰고와서 세워둔 뒤로 투신을 하더라도 선뜻 눈에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8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Cis-AB형과 B형 부모 사이에서 O형 자식이 나온 경우라. 이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오랜만이네. 고등학교 통합 과학에서까지는 이걸 배웠는데 솔직히 살면서 희귀 혈액형 가진 사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 그래서 잊고 살았지. 그런데 그걸 다시 기억나게 만들다니 이거 대체 뭐냐. 과학 시간에도 이거 배울 때 이 문제로 혹시 애가 바뀐 건 아니냐, 내 자식이 아닌 건 아니냐 하면서 옥신각신하다가 친자검사 해서 친자인 거 맞다고 밝혀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이런 경우를 수업시간 말고 듣는 건 처음이네. 하긴 당신 혈액형이 전세계 인구 중 0.001%만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까 내가 이런 경우를 수업시간 외의 일로 듣기는 처음인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희귀 혈액형이지만 한국과 일본에는 제법 있다고 하니 의료업에 종사한다면 들을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의료업 종사자는 아니니 말이야. 각설하고, 나는 당신 남편 입장도 이해는 돼. 아무리 머리로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도 사람이라는 게 자기 일로 직접 닥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운 법이거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소위 광수론(광주에서 활동한 북한특수군)을 강변해왔던 지만원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씨는 1942년생 한국 나이로 82세다. 그래서 1·2심에서는 그를 고령이란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다. 그러니까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1차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사실심’과는 달리, 하급심의 판결에 대해 법률 적용을 제대로 했는지 검토하는 곳이다. 그래서 1·2심은 법정구속을 명령해서 곧바로 피고인을 감옥에 가둘 수 있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결에 대해 그대로 인용하거나, 파기환송을 해서 2심(파기환송심)에 돌려보내거나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 근데 지씨는 감옥 밖에 있는 상황에서 2심의 징역 2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통상 1·2심이 실형을 선고하고도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한데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쨌든 이럴 경우 어떻게 되는 걸까? 누가 법을 집행하고 누가 피고인을 감옥에 가두는 걸까? 문아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인)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법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솔직히 말해서 이 사연을 읽는 내내 좀 놀랐어. 나는 분명히 당신의 사연을 처음 듣는데 듣는 내내 “내가 대체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더라?” 했다니까. 아니, 분명히 처음 듣는 얘기인데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거야.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당신과 당신의 여자친구의 관계를 나와 우리 큰아버지의 사이와 대조해보고는 아, 하고 웃었지만. 자취 중인 대학생인데 여친이 얼마 전 놀러와서 라면이라도 끓여달래요. 요리 재능 없어서 진짜 라면도 잘 못 끓인다. 그럴 바에 배달이나 나가서 먹자고 몇 번 말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그런데 끓여주니까 물이 많다? 봉지에 써진대로 하면 되는데 이해 안 돼? 계속 그러는 거에요. 15분~20분 동안 그러길래 저도 그만하라고 내가 못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배달시켜먹자고 했지 않느냐? 그랬더니 자기가 짜증내야 하는데 오빠가 왜 짜증내냐며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그러고는 아직도 제가 사과 안 한다고 화나 있는데 이게 진짜 제가 사과해야 하는 건가요? 제가 잘못된 놈인가 해서 물어봅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1년 4월16일>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지? 당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2021년 6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불편한 하루] 칼럼 시리즈 14번째 기사입니다. 윤동욱 기자가 일상 속 불편하고 까칠한 감정이 들면 글로 풀어냈던 기획이었는데요. 2024년 3월부턴 영상 칼럼으로 전환해보려고 합니다. 윤동욱 기자와 박효영 기자가 주제를 정해서 대화를 나눈 뒤 텍스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대담: 윤동욱·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걸그룹 박사 윤동욱 기자에게 트와이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대 중반 인생의 풍파로 힘들어할 때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을 소비하며 위안을 얻었고 힘을 내서 더 열심히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윤 기자는 몹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찐팬으로서 트와이스가 퇴물? 한물 갔다? 그런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역정을 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트와이스가 짬이 있는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4세대 걸그룹의 화제성과 비교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2015년에 데뷔해서 현재 10년차가 된 만큼 이제는 뉴진스,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여자아이들 등 4세대 최정상 걸그룹보다 더 많은 주목도를 가져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트와이스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온국민을 슬픔에 빠트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도 벌써 보름이 넘었다. 국가애도기간(10월30일~11월5일)은 끝났지만, 유가족의 비통함은 현재진행형이자 평생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황망하게 죽었다. 1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사임에도 주최자가 없다는 이유로 책임있는 주체들(용산구/서울시/경찰/행정안전부)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평범한미디어는 그동안 안전 보도에 심혈을 기울여왔지만 교통과 화재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은 압사 사고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보도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현직 소방관(인천남동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이자 대학에서 소방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성제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에게 직접 연락해서 압사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전팁을 들어봤다. 김 교수는 밀집 군중 압사 사고에 대해 “(건물 붕괴 압사 사고와 달리) 대개 공연이나 축제, 행사 등에서 수많은 군중들이 밀집해 있을 때 여러 원인에 의해 넘어지고 깔리면서 고압에 눌려 사망하게 되는 사고”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눌려 죽는 것은 의학적으로 “외상성 질식사”라고 덧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故 윤창호씨의 비극을 계기로 친구들이 의기투합해서 관련 법률 공부하고, 국회의원 300명에게 이메일 보내고,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고, 주요 정당 미팅 나가는 등 최선을 다했다. 내 친구 창호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윤창호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모성준 판사(대전고법)와 일부 음주운전 전과자들이 2020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제청과 헌법소원을 냈다. 기존의 삼진아웃제를 투아웃제로 강화한 제2의 윤창호법이 10년 전의 음주운전과 최근의 음주운전을 동일하게 의율해서 가중 처벌한다는 것이다. 가령 첫 번째 음주운전이 2010년에 적발됐다가 2021년 두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됐다고 했을 때 투아웃제에 따라 가중 처벌을 하는 것인데 이는 너무 가혹하다는 의미다. 실무적으로 윤창호법 체제에서 사고없는 단순 음주운전 2회를 범했을 때 벌금 500만원 가량이 선고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들은 500만원도 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도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헌 판정을 내렸다. 그에 따라 국회는 작년 12월8일 도로교통법 148조의 2 1항을 개정해서 △이전 위반과 이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당인으로서 다양한 정치적 관점들이 궁금했다. 청년 정치, 조직화, PK(부산경남), 노동, 정의당의 현실 등등. 독고다이 인생 18번째 주인공 이소정 정책기획국장(정의당 경남도당)편의 두 번째 기사는 농도 짙은 정치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웠다. 이 국장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청년과 대학생’ 조직 안에서의 경험을 쌓았다. 여전히 청년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연령인데 청년들을 조직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어땠을까? 쉽지 않았다. 2019년까지 대학교에서 학생위원장을 하고 경남도당에서 청년 학생위원장을 하고 청년 부문에서 주로 활동을 하다가 2020년에 도당 부위원장에 도전하게 되면서 뭔가 청년 부문에서만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싶었다. 조직하는 일을 언제 어디서 누구를 대상으로 해도 힘들다. 내가 청년 당사자라고 해서 모든 청년과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청년들 역시 너무나 다양하고 전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청년 정치인으로 호명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청년들을 정당이나 시민사회 계열로 조직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시대적인 상황이나 사회 문화적인 배경이 작용해서 그런 것 같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창업은 꼭 서울 또는 수도권 그것도 아니면 인구가 조금이라도 많은 광역 도시에서만 해야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당연히 그럴 것이다. ‘시장 수요=인구’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획기적이고 특색있는 아이템이 있지 않는 한, 수요의 절대 규모 면에서 사람이 많은 곳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에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창업을 감행한 ‘로컬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9월28일 14시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청년 창업 포럼>에 참석했다. 북구청년센터가 공을 들여 주최한 행사였다. 포럼의 부제는 ‘로컬 창업을 위한 특별한 강의와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다. 이날 특별 강연자로 참석한 박찬일 셰프는 이탈리아 사례를 거론하며 로컬 창업이 활성화 돼 있다고 환기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탈리아는 작은 나라들로 쪼개져 있는 세월이 상당히 길었다. 1800년대에 이르러서야 ‘주세페 가리발디’라는 영웅에 의해 이탈리아는 통일될 수 있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기본적으로 지역색이 상당히 뚜렷하다. 특히 북부와 남부는 같은 국가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