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아마추어 탐정 스파이크 트레이시는 늦은 밤 외딴 버몬트 언덕에서 자동차 고장으로 매력적인 묘령의 여인 질 제프리를 만난다. 당당하고 아름답지만 꽤 교활해 보이는 악녀 같은 질, 그녀는 난관에 빠진 스파이크를 절벽에 위치한 샤론 박사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저택의 별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스파이크는 단검에 꽂힌 채 살해당한 샤론 박사의 시체를 목격하게 된다. 샤론 박사는 동네에서 알려진 목사님이다. 사건 당일 저택에는 스파이크, 질과 쌍둥이 여동생 메리 제프리, 간호사 미스 윌슨, 하인인 헨리 욘슨과, 그의 아내, 별채에서 지내는 제롬 페더스톤 등 7명이 있었다. 그리고 폐쇄적인 샤론 박사의 저택에 출입하는 외부인은 메리의 주치의 카맥 박사 밖에 없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샤론 박사가 남긴 것은 버려진 종이 속 몇 가지 글귀 뿐이다. 그가 남긴 증거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는 왜 살해당했을까. 스파이크와 마을 보안관 에브라임 실콕스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점점 숨겨진 저택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복수는 나의 것이라고 신께서 말씀하시니 나는 신의 도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기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본문 중&g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에 대해 어느 정도 유추해볼게. 그거 알아? 사람은 말야, 은연 중에 자신이 내뱉는 말 한 마디, 무심코 쓰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로 자기 자신에 대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드러내기 마련이거든. 작가가 쓰는 글 내용을 보고 이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도 그래서인 거고. 당신은 나름의 익명성을 빌려 스스로를 숨기려 했겠지만 내가 본 당신의 정보는 대략 이래. 당신의 성별은 여성이다, 또한 남친이 있으며 그 남친에게는 여사친이 있다. 또한 남친의 여사친은 당신과 연애를 한 이후에 생긴 친구일 거다. 내가 유추해낸 것이 맞다 해도 너무 놀라지 마. 성별이 다른 친구를 두고 “못생겨서 걱정없다”는 말을 하는 건 대부분 남성들이고, 무엇보다 당신은 끝 문장에 애인이 있는데도 남여사친을 만드는 사람을 콕 집어 이야기했지. 이걸로 당신과 당신 애인의 성별과 상황을 유추한 거니까. 저는 남여사친이 언제든 연인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남여사친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된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걸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되네요. 애인이 원하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내가 고민 상담을 시작한지 오늘로 몇 번째더라? 아마 이번이 열여섯 번째일 거야. 그래 그 열여섯 번의 상담 동안 참 다양한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접했지. 그중에는 세상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나 싶을 정도의 또라이도 있었고, 나보다 더 한심한 놈이 세상에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한심한 인간도 있었어. 그런데 이제 보니 당신 남친에 비하면 그 사람들은 아주 양반이었지 뭐야. 대체 이걸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당신 남친은 총체적 난국이야. 그걸 당신 스스로 잘 알고 헤어지려고 한다니 그 결정은 칭찬해주고 싶어. 내가 늘 얘기하는 건데 그 나이 처먹도록 같이 산 부모도 못 바꾼 새끼는 친구나 애인이 바꾼다는 게 거의 불가능해. 그건 그 친구나 애인이 예수나 부처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당신은 이제 당신 갈 길 가면 되는 거고, 앞으로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되는 거야. 그전에 당신이 남친에게 “살면서 얼굴 한 번도 볼 일이 없을 사람들이 너에게 뭐라 하는 걸 보고 네가 얼마나 또라이인지 좀 느끼는 게 있어라”는 심정으로 사연을 올린 것 같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맞아. 당신 남친이 얼마나 또라이인지 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기세가 무섭다. 개봉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도 추억과 향수에 젖은 관객들의 감동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MZ 세대들도 열광하고 있다. 그만큼 트렌드를 탔다. 15일 기준 관객수 290만명에 평균 평점이 9.28점이다.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매이션 흥행 순위 역대 2위라고 한다. 무엇보다 원작을 집필한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연출과 각본까지 맡았다는 점이 기대감을 배로 높였다. 뜨거운 관심에 편승해서 어그로를 끌려는 사람도 있다. 김지학 소장(한국다양성연구소)은 관련 칼럼을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소장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말고 원작 <슬램덩크>에 대해 다분히 남성 중심적이라는 취지로 여성들의 캐릭터를 수동적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누가 봐도 논리적 비약이 심했는데 크게 논란이 된 이후 김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렸다. 거기에 댓글을 단 A씨는 아래와 같이 꼬집었다. 그 칼럼이 현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일전에 내가 결혼하려니 통장이 거지가 됐다는 사연자를 상담하면서 한국의 결혼은, 결혼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부모가 주인공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 실제로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식을 보험 상품이나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말야.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나도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고, 또 내 나이가 스물아홉이 되다 보니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더라. 그 중 하나가 뭔지 알아? 바로 ‘자식이 힘들게 살기 바라는 부모는 없다’는 사실이야. 남친과 6년째 연애 중이고 서로 결혼 시기가 되어서 이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서로 집안이 부유하지 못 해 각자 모은 금액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은행을 끼고 진행하여 결혼해야 하는 상황인데. 남친쪽은 저를 찬성하시는데 저희 부모님은 반대하십니다. 이유는 남친쪽이 가난하다는 이유입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물어본 결과 2~30대 지인들은 서로 부모 도움 받지 말고 네가 좋으면 그냥 하라고 하고, 5~60대들은 그래도 남자가 돈이 좀 있어야 편하다고 하십니다. 물론 저도 알고 있어요. 제가 고민되는 부분은 이 남자 6년 동안 연애하면서 다른 사람이 봐도 부럽고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답변에 앞서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줄게. 우리 할아버지가 원래 굉장한 골초셨거든. 젊은 시절부터 담배를 피워서 정확히 일흔 다섯 정도까지 담배를 피우셨으니 거의 한 평생을 담배를 피웠다 봐도 될 정도로 헤비 스모커셨어. 당연히 옆에서 담배 좀 끊으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잔소리를 해대도 끊을 생각이라고는 한 치도 없으셨고 말야. 그런데 그런 우리 할아버지가 금연에 성공하셨던 이유가 뭔지 알아? 바로 폐암이었어. 아니, 생각을 해봐. 폐암에 걸렸다는데 무서워서 어떻게 담배를 피울 수 있겠어. 계속 피우다가는 더 살 수 있는 것도 더 못 살겠구나 싶어서 어떻게 담배를 피우겠냐고. 코로나에 세 번째 걸림. 둘 다 무증상. 근데 이번에 걸린 건 후각과 미각이 사라짐. 폐도 아픔. 하지만 구름과자는 포기할 수 없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암으로 될 수 있다는 글을 봄. 깊은 충격에 빠짐. 지금이라도 금연해야 하는가?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1월10일> 고민을 상담해준다더니 이 인간이 상담은 안 하고 왜 자기 할아버지 이야기만 늘어놓나 싶을 거야. 누가 지 할아버지 얘기 궁금하댔나 싶을 거고.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내가 당신이나 당신 아버지가 그토록 안 좋은 집안 자식이라고 여기는 이혼 가정 자식이라는 것부터 밝혀두고 시작하지. 나 역시 어머니, 아버지가 어릴 때 이혼했고 현재 내 부모님은 아버지만 계셔. 나에게 사실상 어머니 역할을 해준 사람은 할머니였고 말야. 당신의 사연을 보니 화가 나면서 동시에 배우 김수미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김수미씨는 “옛날에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어머니가 반대를 했다. 반대하는 이유 세 가지를 대는데 첫째는 대학을 안 나왔다는 것이고, 둘째는 연예인이라는 것이고, 셋째는 조실 부모라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대학은 다시 가면 되고, 연예인은 그만두면 되지만 내 부모님 일찍 돌아가신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당신 같은 아들과는 결혼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 차라리 당신 아버지가 남친의 학벌이나 경제력, 외모를 문제 삼았다면 어떻게든 고쳐볼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부모님 이혼한 건 당신 남친이 아니라 옥황상제, 아니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이 와도 어쩔 수 없는 문제지. 안 그래? 최근 알게 되었는데 제 남친 부모님이 남친 어릴 적 이혼을 하셔서 외동으로 어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웨이브 독점 컨텐츠 <약한 영웅>을 봤다. 나는 올해 56세 중년 남성이지만 학교 폭력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구타와 괴롭힘의 상처는 40년이 흘러도 아물지 않았다. 자존감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트라우마가 아로새겨졌다. 사실 학교 폭력을 묘사한 컨텐츠는 마음 편히 보지 못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한 영웅>은 좀 달랐다. 뭔가 가슴이 탁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타고난 두뇌와 분석력으로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해가는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나는 액션보다 마음에 집중했다. 극중 벽산고의 일진 전영빈(김수겸 배우)은 주인공 연시은(박지훈 배우)을 구타하고 괴롭혀도 말을 듣지 않자 동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답답해했다. 연시은은 영혼이 안 다치는 놈이야! 물리적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 남는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는 세월이 지나면 피해자를 잊을 수도 있지만 피해자는 가해자를 잊지 못 한다. 나는 절망감과 치욕스러운 감정을 넘어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려고 애썼다. 그래서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솔직히 말해서 이 사연을 읽는 내내 좀 놀랐어. 나는 분명히 당신의 사연을 처음 듣는데 듣는 내내 “내가 대체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더라?” 했다니까. 아니, 분명히 처음 듣는 얘기인데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거야.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당신과 당신의 여자친구의 관계를 나와 우리 큰아버지의 사이와 대조해보고는 아, 하고 웃었지만. 자취 중인 대학생인데 여친이 얼마 전 놀러와서 라면이라도 끓여달래요. 요리 재능 없어서 진짜 라면도 잘 못 끓인다. 그럴 바에 배달이나 나가서 먹자고 몇 번 말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그런데 끓여주니까 물이 많다? 봉지에 써진대로 하면 되는데 이해 안 돼? 계속 그러는 거에요. 15분~20분 동안 그러길래 저도 그만하라고 내가 못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배달시켜먹자고 했지 않느냐? 그랬더니 자기가 짜증내야 하는데 오빠가 왜 짜증내냐며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그러고는 아직도 제가 사과 안 한다고 화나 있는데 이게 진짜 제가 사과해야 하는 건가요? 제가 잘못된 놈인가 해서 물어봅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1년 4월16일>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지? 당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얼마 전 故 조세희 작가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조세희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 했지만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학창시절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소설이었기에 급하게 다시 한 번 읽어봤다. 소설은 아래와 같이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었다. 왜소증인 주인공의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1970년대 빈민촌이 소설의 배경이다. 주인공인 영수의 가족은 어느날 철거 계고장을 받게 된다. 영수의 아버지가 한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집은 도시 재개발의 명목 하에 강제 철거가 결정되고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고 이주 보조금을 받거나. 실상 입주할 아파트 대금을 낼 돈이 없는 가족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보조금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입주권을 파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채권 매매, 칼 갈기, 고층 건물 유리닦기, 펌프 설치하기, 수도 고치기 등 닥치는대로 노동을 하며 가정을 꾸려왔으나 현실은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작은 집도 가질 수 없을 만큼 가혹했다. 영수 또한 공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