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13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디라이트 대표] 입생로랑 백. 공무원 학원에 다녔던 2개월. 매주 심리 상담에 가서 펑펑 울었다. 꼭 6개월 안에 합격해야 되는 건가요? 상담 선생님은 늘 지금 잘하고 있다고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내겐 시간이 더 없는 것 같았다.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았다. 대학 동기들은 이미 몇 년 전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입생로랑, 디올, 루이비통.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면 하나쯤 장만하는 명품백도 들기 시작했다. 사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나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었다.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그때 만났던 애인의 엄마도 합격만 하면 입생로랑 백을 사준다고 했다. 인정을 해주겠다는 모두가 나를 응원했다. 그래서 등떠밀리듯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여러
※ [박성준의 오목렌즈] 61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45년만의 비상 계엄 사태가 넉날째인데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 하고 있다. 12.3 계엄 사태가 끝나려면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와야 한다. 돌이켜보면 작년 연말 느닷없이 계엄 사태가 벌어졌고, 국회는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해를 넘겨 1월15일에는 윤 대통령이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갇히게 됐고, 1월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정식으로 구치소에 갇혔다. 윤 대통령은 3월7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12월말부터 2월말까지 2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1차례의 정식 변론 절차를 진행했으며 지금까지 최종 결론을 내지 못 하고 치열하게 내부 숙의를 거치고 있다. 한 달간 깜깜무소식이다. 여타 언론들이 특종 취재를 해서 뭔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알려줄만도 한데 그런 건 없었다. 그저 각자 보고싶은대로 해석하는 추측들만 난무하고 있다.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대담에서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뇌피셜을 전제했지만 자신있는 말투로 “그냥 날짜를 지정해볼까?”라며 “3월31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에
2023년 10월30일 광주에서 <팬덤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된 박상훈 박사의 강연과 대담을 정리한 기획 기사 시리즈 마지막 6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일하는 국회”라는 담론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안 한다는 거다. 그래서 일할 수 있는 국회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건데, 여야가 툭하면 서로 공세를 취하면서 상습적으로 국회를 올스톱시키는 문제에 대한 고찰이라면 환영이다. 하지만 단순히 입법 숫자 또는 상임위 출석을 산술적으로 체크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정치학자 박상훈 연구위원(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국회는 맨날 싸움만 하는 것 같으니까 지난 10년 동안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주장이 강했다. 근데 이 국회는 일을 많이 하는 곳이 아니어야 된다는 생각을, 우리 시민사회나 특히 언론인들이 해야 된다. 국회는 정치를 하는 곳이지 기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공장이 아니고 다양한 생각들 사이에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뭔가 성과를 많이 내야 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박 위원은 지난 10월30일 19시 광주 서구 서구문화센터에서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기침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여름철로 진입했지만 노약자를 중심으로 아데노, 파라, 라이노 등 감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기는 독감과 다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 상부 호흡기계가 감염되는 것이다. 재채기, 코막힘, 콧물,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 등의 증상들을 유발하는데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뭘까? 보통 증상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소염제, 진해거담제, 해열제 등이 처방되곤 한다. 항생제는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 세균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사용되며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방지할 목적으로 일률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오남용되면 체내 유익균까지 함께 제거되거나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과 코막힘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로 비염과 부비동염 치료에 사용된다. 해열제는 병적으로 높아진 체온을 정상으로 내리게 하는 약으로 성인 기준 38도 이상일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소염제는 염증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감기로 인한 발열, 두통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경북 포항에서 시츄 50마리를 똥오줌 속에서 방치한 애니멀 호딩 사건과 관련하여 담당 공무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40대 남성 A씨는 7월초 경북 포항 남구 동해면에 있는 한 빌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본인이 아니라 시츄 50마리만 이사를 왔다. A씨는 다른 곳에 거주했고 간간이 사료와 물만 주러 잠시 들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시 동물보호팀이 빌라로 들어갔을 때는 2마리가 죽고 48마리만 살아있었다. 류성원 팀장(포항시 동물보호팀)은 27일 17시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집주인 얘기로는 세입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 내가 볼 땐 견주 본인이든 아니면 지인을 통해서 밤늦게 살짝 가서 사료나 물 정도만 주고 또 나와버리는 것 같다. 낮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Q: 그동안 주민들이 A씨로 인해 굉장히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 악취도 그렇고 소음도 그렇고. 주민들이 오죽했으면 신고를 했겠는가? A: 그러니까 이제 사람이 있었으면 주변에서 냄새가 나고 개짖는 소리가 나서 항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니 아무리 문 두드려봤자 소용이 없다. 이웃주민들 중에 이사 올 때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이내훈의 아웃사이더] 26번째 기사입니다. 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정치인입니다. 주로 비양당 제3지대 정당에서 정치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민생당 소속으로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이내훈의 아웃사이더는 텍스트 칼럼 또는 전화 인터뷰 기사로 진행됩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또 다시 공전하고 있다. 채상병 사건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VIP 격노’의 정체를 밝힐 목적으로 특검을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대한민국 국회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필자가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했던 2004년 당시 사무실 달력에는 “사망사고 한해 100명 이하로 줄이기”라는 표어가 붙어있었다. 그런데 이 표어는 아직도 유효하다. 군 사망사고는 2020년에 이례적으로 55건까지 줄었었지만 이내 상승하여 2021년엔 103건, 2022년엔 93건으로 늘어났다. 연 평균 100여명이 청년들이 군대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사망 원인들 중에는 자살이 42~83건 내외로 가장 비중이 크고, 그 다음이 군기사고(형사처벌대상)와 안전사고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래 전부터 선거제도를 결정해달라고 촉구해왔다. 내년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부터 지속적으로 데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또 한 번 데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오는 7월15일까지 2+2 협의체가 선거제도를 뭘로 할지 합의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야 8월 안으로 국회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하고 바로 선거구 획정안까지 세트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공염불이 될 것 같다. 여야는 7일 한국정치평론가협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 개편 대토론회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맨날 되풀이했던 레퍼토리만 주고받으며 아무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정개특위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참석해서 각자 이해관계에 맞는 주장만 내놨다. 역시 핵심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와 직결되는 의원정수 문제였다. 발제를 맡은 김성완 평론가 외에도 많은 참석자들이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김상훈 의원은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의원정수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지역구에서도 다양한 직역의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은 처음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나는 우리와 다른 정당에 있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정당을 하는 이유는 나와 가치관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아래와 같이 풀어냈다. 당일 이준석 전 대표가 와서 첫 일성으로 여기 있는 조성주, 류호정, 장혜영과 같은 당을 할 생각이 없다고 그랬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전 대표가 페미니즘이나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나쁘다고 생각한다. 사실 앞에서 다뤘던 극단주의적 정치세력이 다루는 레토릭과 용어와 방식을 차용했다고 생각한다. 근데 아주 노골적으로 존경스러운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이라는 군사권위주의에서 파생된 정당에서 5.18을 폄훼하고 4.3을 폄훼하는 세력들에게 용기있게 그런 것 하지 말자. 4.3 갑자기 논란이 돼서 지도부가 아무도 안 갔는데 거기에 혼자 갔다. 장애인 이동권이나 페미니즘의 측면에서 나와 생각이 아예 다르고 동의할 수 없지만 그런 측면에서 여전히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을 한 걸음 나가게 한 측면이 있고 그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이 전 대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클래식이 태교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많고 많은 음악 장르들 중에서 굳이 클래식이 심신의 안정을 위해 추천되어온 배경이 있다. 임신 6~12주 사이 태아는 소리와 진동을 느낄 수 있게 되고, 4~5개월이 되면 소리와 멜로디에 반응한다. 대부분의 조용한 클래식 음악들은 자연의 소리와 주파수가 같아서 뇌가 편안함을 느낄 때 나오는 알파파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태교로 클래식을 권하는 것이다. 알파파는 산모의 마음을 안정시켜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걸 돕는다. 다만 템포가 너무 빠르거나 지나치게 슬프거나 기복이 심한 멜로디는 태아를 불안하게 하고 흥분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꼭 클래식만 태교 음악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는 음악들이 꽤 많다. 이미 유명하긴 하지만 피아니스트 ‘이루마’나 ‘유키 구라모토’의 연주곡을 일단 한 번 들어보자. 이루마의 <Kiss the Rain>, 유키 구라모토의 <Ronance>는 누구나 일상 속 배경음악으로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친숙하다. 클래식이나 피아니스트의 음악이 별 차이가 없다면 성시경과 같은 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그야말로 직무유기의 영역에서 이렇게까지 무능했던 사례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물론 세월호 참사에서 해경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칼을 든 범죄자와 피해자가 맞딱뜨렸는데 경찰관이 아무 조치도 없이 도망나오고 그저 문 밖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출동해서 무섭고 뜨겁다고 옆에 앉아서 가만히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전직 경찰관이었던 49세 남성 A씨(경위)와 25세 여성 B씨(순경)는 도구와 무기가 있었음에도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B씨는 피해자가 칼에 찔리는 상황을 목격하고 무서워서 계단으로 내려왔고, 내려가다 만난 A씨에게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같이 내려왔다. 두 경찰관은 건물 밖으로 나가버렸다. 현관문이 닫혀서 안 열리는 상황이 반가웠을 것이다. 안에 들어가서 범죄자를 제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B씨는 범죄자가 칼을 휘두르는 장면을 A씨 앞에서 재현하면서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길 잘 했다는 분위기였다. 이런 자들이 대한민국 경찰관이었다. 두 경찰관 때문에 피해자는 칼에 찔려서 중상해를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더구나 경찰 조직(인천논현경찰서)은 두 경찰관을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