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내가 너의 사연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다는 것부터 이야기해둘게. 그 이유는 어이가 없어서야. 어이가 없어서. 너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가 “나 참 어이가 없네”라고 하는 거 본 적 있어? 그래, 그 말을 내가 너에게 그대로 들려주고 싶더라. 그런데 너는 그 한 마디로 끝내야할 새끼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너에게 조언이나 충고나 상담이 아니라 욕을 좀 해주려고 해. 그런데 왜 다른 내담자들과는 다르게 호칭이 당신이 아니라 너냐고 할지도 모르는데 솔직히 말해서 너에게는 ‘당신’이라는 호칭조차 아까워. 그럼 우선은 욕부터 박고 시작할게. 야이 느자구없는 자식아. 이 호랭이가 열두 번 물어갈 놈아. 이게 먼 지랄이다냐? 시방 이걸 먼 자랑단지가 불났다고 쳐올리고 자빠져 있는 것이여 으이? 장난없이 진지하게 물어보는 건데 나 인생 망한 백수인데 여친이 직장 잡으라고 난리쳐서 직장은 잡았는데 너무 다니기 싫어서 잡은 직장 그만뒀거든. 근데 여친이랑 집에서 저녁 밥먹는데 내가 탕수육 먹고 싶다고 해서 여친이 탕수육 시켜줬는데 같이 탕수육이랑 볶음밥 먹다가 여친이 잘도 먹네 맛있어? 물어보길래 이래서 응 탕수육 맛있어! 하니까 한숨을 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이번 독고다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비영리단체 ‘틈사이’의 대표 안효준씨다. 효준씨는 단체를 운영하면서 학업을 병행하고 있고 정치활동까지 하는 등 아주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효준씨는 과거 국민의당(민주평화당→민생당)에 몸담은 바 있으며 비록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을 옮겼지만, 여전히 양당체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1996년생 청년 정치인이다. 틈사이 외에도 한국청년위원회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청년 문제와 자기 지역구(서울 영등포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단 틈사이라는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한데 효준씨는 “각종 세대나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간극, 즉 틈의 간격을 채워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22일 낮 3시 국회 근처의 한 카페에서 효준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일단 언제나 그랬듯이 근황을 물어보았다. 효준씨는 “지금 대학생이고 틈사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고다이 인터뷰에 나왔던 많은 사람들처럼 효준씨도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었다. 효준씨는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간’을 꼽았다. 아무래도 시간인 것 같다. 나랑 같이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듯이 손비야씨는 확실히 비범한 사람이다. 그동안 비야씨는 주변으로부터 성격이 4차원이라거나 독특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2013년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비야씨는 “성격이 독특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지만 학창시절부터 64차원으로 불렸다”고 표현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물어봤다. 변하긴 했다. 그때보다는 좀 더 다듬어졌다. 그 당시에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말도 막 정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다듬어졌다. 다만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는 그대로다. 사람들이 30세가 넘어가면 이제 지친다고 하지만 난 그대로였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 힘이 넘쳤다. 다만 35세 때 살짝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지난 11월18일 16시 비야씨가 운영하고 있는 24시간 무인 카페로 직접 찾아가서 2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다이어트로 대화 주제가 넘어갔는데 비야씨는 엄격한 식단 관리가 별로 힘들지 않고 꽤 할만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여겼다고 한다. 비야씨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채소, 닭가슴살, 감자, 고구마 등등만 먹고 살아가는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11월18일부터 경기광역버스의 입석이 전면 중단되었다. 그 이후 한 달 반이 지났다. 그동안 주머니가 가벼운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은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해야 늦지 않게 일터에 갈 수 있었다. 매번 택시를 탈 수도 없고 지하철은 항상 만석이다. 한파가 닥친 한겨울이다. 추위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증차없이 입석 금지를 단행한 버스업체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경기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태원 참사가 아니더라도 수도권 광역버스에서 콩나물시루처럼 딱붙어서 가는 입석 승객들은 위태로워보였다. 그런데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입석을 금지해버리면 좌석에 앉을 수 있는 만큼만 승객을 태운다는 것이기 때문에 광역버스에 타지 못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현재 KD운송그룹 소속 경기 지역 13개 버스업체는 경기고속, 경기버스, 경기상운, 경기운수, 대원고속, 대원버스, 대원운수, 이천시내버스, 평안운수, 평택버스, 화성여객, 명진여객, 진명여객 등인데 전체 경기도 광역버스 2500대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경기광역버스 즉 경기도 공공버스는 경기도형 준공영제 사업 브랜드다. 영구 면허를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12월25일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조 작가와 '난쏘공'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난쏘공은 1978년 초판 발간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와 환상적 분위기로 잡아낸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난쏘공은 '광주 대단지 사건'을 소재로 하고 '상대원공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도 나오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조 작가는 생전에 여러 차례 난쏘공이 유효한 시대 담론으로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이상 도시 재개발로 밀려나는 하층민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난쏘공에 공감하지 않는 사회가 도래했으면 하는 선배 세대의 소망이었다. 1997년 창간된 계간지 '당대비평'에서 함께 작업했던 역사비평사 정순구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당대비평 창간호가 나오던 날 나는 입으로 치익 소리를 내며 부탄가스 흡입 묘기를 선보이며 조세희 선생께 재롱을 부렸다. 그런데 세상 물정에 어둡고 매사에 진지하던 선생이 걱정스런 얼굴로, 내가 늘 젊었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830미터짜리 방음터널이 불길에 휩싸였다. 37명이 부상을 입었고, 5명이 숨졌다. 얼굴에 화상을 입는 등 3명이 중상자로 분류됐다. 경상자들은 급히 터널 반대편으로 탈출해서 겉으로는 별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연기를 흡입했기 때문에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29일 13시50분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에서 큰 화재가 났다. 불은 16시12분에 진화됐다. 성남에서 안양 방향 차로를 지나고 있던 폐기물 집게 트럭의 엔진룸에서 불이 났고 순식간에 플라스틱 소재(폴리메타크릴산메틸 PMMA)의 방음터널 벽으로 옮겨붙었다. 벽에 붙은 불은 천장으로 이동했고 방음터널 전체를 용암 불기둥처럼 휘감았다. 사망자들은 전부 트럭 반대 차로에 있던 차량에서 발견됐는데 천장으로 옮겨붙은 불이 시커먼 연기를 뿜어냈고 반대편 차량들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던 것으로 보인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 하고 질식사를 당했던 건데 왜 그렇게 피해가 컸던 걸까? 보통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뼈대가 만들어진다. H빔 구조에 플리스틱 PMMA을 덮어서 완성하는 건데 해당 방음터널은 2017년 8월에 완공됐다. 역시 비용이 문제였다. PMMA는
[평범한미디어 한정희·박효영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빠르게 선포된 국가애도기간 동안에는 적어도 양쪽으로 갈라진 이상한 구호는 없었다. 그러나 어느새 ‘퇴진이 추모’라는 구호와, ‘추모를 정치화하지 말라’는 구호가 진영적으로 구축되고 말았다. 언제나 그랬지만 정치권에서는 참사를 겪은 국민들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언행을 찾기가 힘들다. 두 달이 지났다. 국정조사는 시작됐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다. 유족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덧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불이익으로 여겼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처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엄호하기 위한 스텝을 밟다보니 어느새 비슷해졌다. 지난 20일 19시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헤이그라운드에서 시민들이 모여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눴다. 민주주의 활동가그룹 빠띠와 청년참여연대가 주최한 행사였는데 사전에 주제와 발제문을 플랫폼에 올려 시민들의 자발적인 피드백이 모일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최성용 연구원(성공회대 냉전평화연구센터)은 세월호와 이태원의 차이점에 대해 “가령 (세월호는) 침몰하는 배나 노란 리본, 가만히 있어라와 같이 풍부한 의미를 담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고속도로에서 한 여성이 갑자기 뛰쳐나와 미처 피하지 못 한 차량이 그대로 여성을 들이받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두고 자동차 운전자에 대해 전방 주의 의무가 있으니 좀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벽 시간대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튀어나오는 사람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란 이야기에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해당 여성이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로로 나오다가 차에 치였다는 추측도 있지만 단정할 순 없다. 사건은 지난 11월1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비아동에 위치한 천안 방면의 호남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늦은 새벽 시간이었던 2시23분경 비아 정류장 앞 편도 1차로에서 별안간 한 여성이 도로, 그것도 시속 100km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로 뛰어드는 위험한 행동을 했다. 결국 39세 여성 B씨는 안타깝게도 주행 중이던 SUV 차량에 치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사고를 낸 SUV 차량 운전자 43세 A씨는 경찰에 입건되어 안전운전 의무 위반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일단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사실 A씨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결혼이라는 게 본래 여태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사람들이 만나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거니 어려운 점이 많을 거야. 당연히 서로 맞지 않는 점 때문에 싸우기도 할 거고, 함께 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할거야. 그래도 당신과 당신의 애인이 그 모든 걸 감안하고서라도 함께 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한다면 진심으로 축하해야 할 일이지. 결혼 준비하니까 통장 거지됐는데 원래 이런가요. 덜덜 떨리네 ㅋㅋㅋ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1월23일> 결혼하면서 통장이 거지가 됐다고 했지? 많은 예비 부부가 그럴 거야. 신혼집도 알아봐야 하고, 신혼집에 들어갈 가구며 가전제품들, 그리고 결혼식장부터 스드메 등의 결혼식 비용과 신혼여행에 들어갈 비용까지 당연히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지. 하지만 그런 걸 다 차치하고라도 한국에서 결혼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야. 그렇잖아. 한국의 결혼이라는 게 나와 상대방이 주인공이 아닌, 서로의 부모가 주인공이 되는 날이고 그렇다 보니 내가 아니라 부모가 만족할 만큼의 무언가를 상대에게 요구
[평범한미디어 양주열 기자] 유엔이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에게 암호화폐로 지원금을 보내겠다고 밝혀 비판이 제기됐다. 이달 초 유엔난민기구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USD코인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신속한 전달, 환전에 따른 손실과 도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등 장점이 있다는 건데 올해 들어 투자 상품으로서의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한 만큼 난민들에게 또 다른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가 탄생 초기부터 지적받아왔던 가치 보존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이 형성된지 오래인데, 과연 난민들에게 이런 고위험 암호화폐를 쥐어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암호화폐 지원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유엔이 암호화폐를 활용하려는 이유가 있다. USD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인데 즉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암호화폐다. 법정화폐 담보형, 암호자산 담보형, 무담보형 등 3가지가 있는데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강한 일반 암호화폐들과는 달리 가치의 변동폭이 크지 않다. USD코인은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도 안정성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