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소위 광수론(광주에서 활동한 북한특수군)을 강변해왔던 지만원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씨는 1942년생 한국 나이로 82세다. 그래서 1·2심에서는 그를 고령이란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다. 그러니까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1차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사실심’과는 달리, 하급심의 판결에 대해 법률 적용을 제대로 했는지 검토하는 곳이다. 그래서 1·2심은 법정구속을 명령해서 곧바로 피고인을 감옥에 가둘 수 있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결에 대해 그대로 인용하거나, 파기환송을 해서 2심(파기환송심)에 돌려보내거나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 근데 지씨는 감옥 밖에 있는 상황에서 2심의 징역 2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통상 1·2심이 실형을 선고하고도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한데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쨌든 이럴 경우 어떻게 되는 걸까? 누가 법을 집행하고 누가 피고인을 감옥에 가두는 걸까? 문아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인)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법정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국결집(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이영주 공동대표는 2012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동시에 전교조 활동을 병행하며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그런 이 대표가 2014년 민주노총 첫 직선제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서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후 교사이기 보단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이 훨씬 더 짙어졌다. 사실 처음 러닝메이트 제안이 왔을 때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었다. 원래 2013~14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을 하면서 노조 간부 생활은 14년을 끝으로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노조원으로서 활동을 계속 하겠지만, 교사로서 활동하며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2014년 말 러닝메이트 제의가 들어왔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며칠 지났는데 한상균 동지가 러닝메이트를 찾지 못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자칫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12월28일 15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난 이 대표는 그 당시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수 있는 인물이 자신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①여성 ②중앙 노조 조직 간부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독고다이 전국결집(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이영주 공동대표 편 두 번째 기사에서는 민주당 정부의 반노동 문제부터,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에 대해 조명한다. 집권 초기부터 노동계와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행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너무나 노골적이다. ‘노조 죽이기’는 연일 언론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국가인데 아직도 부족한가보다. 주간 노동시간을 62시간으로 늘려 극단적인 과로 사회의 문을 열어젖혔다. 사실 문재인 정부도 별반 다를 게 없다. 그 나물에 그밥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포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52시간제 거듭 유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내내 외면하다 누더기 입법에 동조, ILO 핵심 협약 비준 안 하고 질질끌기, 답정너 경사노위 만들어놓고 민주노총 회유해서 바보만들기, 규제 샌드박스와 같이 혁신성장을 명분으로 하는 각종 규제완화책 시행, 이재용 가석방, 양경수 위원장 구속되도록 방치 등등. 수많은 반노동의 기록들을 남겼다. 이 대표가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의 주도자로 몰려 수배 중이던 20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일본전(10일)이 끝나고 그 다음날(11일) 하루 종일 멘붕 상태였다.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였다. 가족과 지인, SNS, 유튜브 등으로 내내 관련 코멘트를 접하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는지 고민하느라 몰두해 있었다. 오랫동안 축구와 야구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이번 WBC를 기다려왔다. 사실 월드컵보다 WBC를 더 손꼽아 기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고향 광주에서 기아타이거즈를 응원하며 야구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그냥 글을 안 쓰고 싶었는데 이내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일본전에서 패색이 완연해진 7회가 됐음에도 KBS 박찬호 해설위원은 목소리 톤 하나 변하지 않고 여전히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계 화면에는 도쿄돔 관중석의 0.1%에 불과한 한국 응원단이 끝까지 목청껏 응원을 하고 있었다. 박 위원은 한국이 일본한테 4대 13으로 참패를 당한 직후 KBS 스포츠 유튜브 채널 후토크에서 “참혹한 경기 속에 끝까지 응원해주는 한국 응원단에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에 거주하며 유튜브 채널 ‘JM’을 운영하고 있는 유제민씨는 이날 직관을 갔다. 유씨는 정가 16만원짜리 티켓을 암표로 구입했는데 무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카타르 월드컵 중계에서 지상파 3사 중 꼴찌를 한 KBS가 이번 2023 WBC에서 사활을 걸고 방송인 김구라씨를 프리쇼 진행자로 섭외했다. 김씨는 얼마전 KBS가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 체코, 호주한테 지잖아? WBC 중계 망한 거다. 그렇잖아. 여기서 지면 (KBS 중계) 안 봐. 무조건 이겨야 한다. 사실 망했다고 볼 수 있다.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첫 경기. 한국이 7대 8로 졌다. 사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 야구는 권위있는 국제대회에서 정말 잘 했다. 한국 야구의 전성기였다.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 KBO 프로야구 리그의 인기로 연결되는 선순환 그 자체였다. 그러나 지난 WBC 대회(2013년과 2017년)와 도쿄올림픽(2021년)에서의 한국 야구는 처참했다. 그래서 이번 WBC는 그야말로 벼르고 또 벼르는 분위기였다. 작년 3월 야구인 최초로 KBO의 수장이 된 허구연 총재는 일찌감치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고 철저한 전력 분석으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호주전에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당신의 사연은 상담거리가 아니라는 걸 미리 알려주고 시작할게. 고민을 상담한다는 건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고, 또 내게 고민을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의 고민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오는 건데 오늘 당신의 사연을 들어보니 이건 뭐랄까. 마치 그냥 푸념 같아. 해결책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인데 이걸 상담거리라고 볼 수 있을까? 뭐,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이건 상담거리 축에도 끼지 못 하는 이야기이니 그냥 나도 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할게. 당신도 굳이 상담을 받기보다 그냥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했던 것 같으니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경기도 통학러입니다. 경기도에서 서울 가나 서울에서 경기도 가나 똑같은 거린데 왜 서울 사람이랑 경기도 사람이랑 만날 때 서울에서 만나는 게 당연하고 경기도에서 만나는 건 경기도로 '가주는 것'인가요? 특별한 전시나 공연 보는 것도 아니고 밥 먹고 카페 가는데 꼭 서울에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0년 4.15 총선에서 민생당은 원외정당이 됐다. 유명한 정치인들이 지역구로 출마해서 모조리 낙선했고 정당 득표율도 2.7%(75만8778표)에 불과해 봉쇄조항 3%의 문턱을 넘지 못 했다. 녹색당, 노동당, 미래당 등과 같이 원래부터 원외정당이었던 게 아니었던 만큼 3년이 지난 현재 민생당은 ‘자원의 역설’로 고통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과 같은 상황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돈만 있고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가 없어서 엉망진창이 됐다. 민생당을 포기할 수 없는 이내훈씨는 총선 당시 비례대표 2번 순번을 배정 받았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마음의 부채감이 그를 짓눌렀지만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3년 전 총선 정국에서 누구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사태를 비판했지만 내훈씨는 비판으로만 끝낼 수 없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 앞에서 2년 10개월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 총선 직전 민생당은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등록 승인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 이후 3년이 흘렀지만 헌재는 묵묵부답이다. 물론 어떤 결론을 내릴지 자명하다. 비슷한 취지로 시민단체들(경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최초로 도입된 준연동 캡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으로 누더기가 됐다. 어느덧 3년이 지났다. 내년에도 이런 선거제도로 총선을 치를 수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부터 ‘중대선거구제’를 띄웠다. 다만 이제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 그래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치 시작 전부터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작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이 어렵다는 현실론에 따라 이미 중대선거구제가 대안으로 떠올랐고 여야 다수 의원들도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는 명분으로 또 다시 양당의 이해관계에 따른 야합으로 선거법이 졸속 개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치열하게 선거제도 개편이 논의되어왔고 다음 총선(2024년 4월10일)까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에 앞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게. 상담을 한다더니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 없이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지 싶겠지만 일단 한 번 들어봐. 매우 재미있을 테니까 말이야. 당신 말야, 혹시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사람을 죽여본 적 있어? 물론, 없을 거야. 그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하지만 정답은 ‘가능하다’야.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가능하고 말이지. 아, 여기서 말하는 액세서리는 비녀나 뒤꽂이 같이 일정 길이 이상의, 끝이 뾰족한, 목에 꽂을 수 있는 것만 말하는 게 아냐. 자그마한 귀걸이나 목걸이, 심지어 구슬팔찌 같이 그냥 보기에 예쁘기만 한 것 같은 액세서리로도 충분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야. 여성분들 인터넷 메스컴 기사에 '남친 차로 람보르기니 박은 아내' ,'주차하다가 벤틀리 긁은 여자친구' 등. 이런 기사 뜨면 댓글로 본인 남친&남편 태그하거나 게시물 보여주며 내가 만약 이러면 어떡할거야? 여보 내가 저 차 운전했으면 어떡할거야? 이런 걸 왜 묻는 거예요? 무슨 답을 받길 원하는 거예요? 님들은 님들이 영끌해서 모은 샤넬백이나 에르메스 팔찌 남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故 윤창호씨의 비극을 계기로 친구들이 의기투합해서 관련 법률 공부하고, 국회의원 300명에게 이메일 보내고,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고, 주요 정당 미팅 나가는 등 최선을 다했다. 내 친구 창호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윤창호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모성준 판사(대전고법)와 일부 음주운전 전과자들이 2020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제청과 헌법소원을 냈다. 기존의 삼진아웃제를 투아웃제로 강화한 제2의 윤창호법이 10년 전의 음주운전과 최근의 음주운전을 동일하게 의율해서 가중 처벌한다는 것이다. 가령 첫 번째 음주운전이 2010년에 적발됐다가 2021년 두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됐다고 했을 때 투아웃제에 따라 가중 처벌을 하는 것인데 이는 너무 가혹하다는 의미다. 실무적으로 윤창호법 체제에서 사고없는 단순 음주운전 2회를 범했을 때 벌금 500만원 가량이 선고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들은 500만원도 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도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헌 판정을 내렸다. 그에 따라 국회는 작년 12월8일 도로교통법 148조의 2 1항을 개정해서 △이전 위반과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