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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 ‘기아 직관’만 스물여덟번? “2만원으로 3시간 열광”

[평범한미디어 →현장 인터뷰: 김철민 크루와 박효영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야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더구나 호남 사람들에게 타이거즈의 존재는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1994년생 임준영씨는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야구 시즌 동안 직관만 28회 다녀온 기아 타이거즈 광팬이다. 인스타에도 온통 직관 인증샷으로 도배돼 있다.

 

올해는 지금 챔필은 28회 정도 갔다. 이제 팬들 사이에서는 경기장과 가까운 ‘챔세권’이라고 하는데 나도 챔피언스 필드 근처에 살기 때문에 이제 퇴근하고 바로 가도 7시 밖에 안 되니까 챔세권이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와 김철민 크루도 남 부럽지 않은 기아팬이지만 준영씨의 열정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기획 시리즈로 ‘야구팬 인터뷰’를 해보기로 했고 그 첫 번째 대상자로 준영씨를 낙점했다. 그렇게 2일 19시반 스터디카페 룸 공간(광주 북구 ‘스터디봄 전대상대점’)에서 그와 만났다. 광주 토박이인 준영씨는 “광주에서 태어나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갸며드는’ 느낌으로 기아 팬이 됐다”면서 자신의 입덕 계기를 풀어냈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옛 무등경기장을 찾았는데 (2014년) 대학 시절 챔피언스 필드가 개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장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원래 아이돌 콘서트장을 자주 찾았다는 그가 야구장 직관에 매료된 핵심은 바로 ‘웅장한 울림과 역전의 짜릿함’이다. 준영씨는 “2만원 정도의 응원 특별석 티켓값으로 3시간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야구 외에 찾기 힘들다”면서 직관이 주는 가성비와 매력을 강조했다.

 

직관의 열기가 진짜 뜨거워서 집에서 보는 거랑 직관이랑은 확실히 다르다. 응원가와 율동에 맞춰 같이 응원도 하면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살짝 2만원 정도의 돈으로 3~4시간 동안 열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면 생각보다 야구 직관 말고는 없다. 더구나 야구는 시즌 중에 거의 매일 열린다. 보통 내가 가는 응원 특별석은 2만원인데 2만원 내고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걸 맘껏 즐길 수 있다는 게 엄청 메리트다. 직관의 가장 큰 매력적인 요소는 역시 응원가다. 기아 한준수 선수의 응원가는 원정석 팬들도 저희를 보면서 맨날 인스타에 올릴 정도로 신난다. 이분들은 진짜 체력이 대단한 분들이구나.... 감탄을 한다. 우리의 슈퍼스타 김도영 선수도 응원가가 좋은데 등장곡(타임밤)부터 가슴이 설렌다. 한 동안 저작권 문제로 못 틀다가 최근 다시 들을 수 있게 돼서 팬들에게 더욱 뜻깊다.

 

가장 애정이 가는 선수는 올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되어 합류한 하주석 선수라고 했다. 준영씨는 “합류 소식을 막 들었을 때는 아무래도 2군에 있었고 음주운전이나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인해서 기아팬들이 회의적이었다”면서도 “오자마자 맹활약을 해주고 광주석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빠르게 기아에 스며들어서 더욱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응특석 단골로서 좋아하는 치어리더는 누가 있을까? 준영씨는 “조다빈 치어리더의 팬이다. 나는 다빈단”이라면서 “다빈 치어리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묘사했다. 준영씨는 과거 이다혜 치어리더와 이주은 치어리더 등 전국구급 인기를 끄는 스타 치어리더들이 기아에 있었지만 대만과 다르게 구단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대행사와 계약을 하는 만큼 쉽게 놓쳐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 치어리더들의 처우가 노동 강도에 비해 열악한 편인데 그저 “유명해질 수 있는 자리만 제공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위 ‘응특석’은 티켓팅이 빡세다. 매번 주말 응특석 티켓팅에 성공하는 비법이 있을까? 준영씨는 “비밀이라서 다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매크로나 티켓베이 같은 암표 거래나 어둠의 경로는 정말 싫어한다. 티켓팅 전에 스마트폰을 한 번 껐다 켜고. 배경 어플을 정리해 회선 방해를 줄이는 게 나름의 팁”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준영씨는 생애 최초로 원정 직관을 다녀왔다. 바로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인데 홀로 광주에서 창원까지, 다시 창원에서 광주까지 왕복 400km 넘는 거리를 운전했다. 준영씨는 “챔필과 달리 규모가 아기자기하면서도 에스컬레이터나 다양한 테이블석 등 관람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색달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느새 시즌 막바지다. 기아는 객관적인 전력에 비해 꽤 높은 순위라고 할 수 있는 3~5위권이다. 이미 5등 이상을 확보해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만 3위 엘지를 제쳐야 준플레이오프로 가서 좀 더 오래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다. 준영씨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가장 유력한 상황인데) 3위로 올라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4등을 하면 두산의 에이스 곽빈을 만난다. 그러지 않으려면 무조건 3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단과 프런트를 향한 당부의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준영씨는 “올여름 폭염 속에서 진행된 이벤트나 시즌권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운을 뗐다.

 

(100만원 이상을 지불한) 시즌권자들에 대한 혜택이 타 구단에 비해 다소 박하다는 평가가 있다. 1년 동안 구단을 성원해 온 시즌권 팬들을 위한 세심한 절충안과 혜택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어린이날이나 이벤트 데이 때 다 가봤었는데 좀 바라는 점은 일단 올해 여름에 많이 더웠지 않은가? 예를 들어서 잠실 같은 경우는 응특석 뿐만 아니라 원정, 외야석 등등까지 다 워터밤 페스티벌을 해줬다. 근데 기아는 응특석만 워터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골수팬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데 저희가 1루석 원정석을 볼 때는 너무 더워 보이는 거다. 이제 팬들한테 돈을 좀 더 써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기아 프런트한테 좀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워터 패스티벌을 할 때 반다나 그런 걸 다 주는데 오히려 시즌권자한테는 주지 않는다. 시즌권자를 더 챙겨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무척 아쉽다. 나는 시즌권자가 아니지만 꼭 개선했으면 좋겠다.

 

다가올 FA 시장에서 작년처럼 기아가 최형우·박찬호 선수 둘 다 놓치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되는데 올해는 김태군 선수와 김호령 선수가 FA다. 준영씨는 최소한 “기아의 상징과도 같고 팬들이 가장 아끼는 외야의 핵심 김호령 선수는 반드시 잡아주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직관팬과 집관팬이 있다면 아무래도 야구 외적인 재미 요소를 추구하는 전자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기아를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준영씨도 “기아가 너무 못하면 욕을 할 때도 있다”면서 “부진한 경기력이 지속되면 범호형(이범호 감독)을 찾으며 욕을 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당연한 모습 아니겠냐”고 표현했다.

 

 

응특석에 있으면 홈팀이 공격을 하는 이닝에 무조건 일어나서 응원을 해야 한다. 홀로 앉아있으면 시야가 가려 경기를 볼 수가 없다. 한 경기에서 아홉번이나 일어나 있으려면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준영씨는 “평소 수영을 꾸준히 하기도 하고 직관 전날 음주를 피하기도 하고 미리 체력을 키워둔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기아 외에 제2의 응원팀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준영씨는 “영호남의 숙명적 라이벌이자 정이 가는 롯데 자이언츠를 꼽았다”면서 “향후에 시간이 된다면 옛 감성이 남아 있는 사직구장에 가보고 싶다. 기아를 가장 많이 응원하지만 롯데도 잘해서 내년에는 꼭 기아와 함께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나는 부산 신구장을 가고 싶은 게 아니라 없어지기 전에 마지막 롯데의 그 감성을 좀 느끼고 싶어서 사직구장에 꼭 가보고 싶다. 안 그래도 내일(10월3일) 잠실에 가기로 했는데 그 이유도 더 이상 가보지 못할 잠실에 꼭 가보고 싶었다. 나는 새로운 것만을 원하는 거라기보다는 과거 팬들의 숨결과 영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구장이 더 정감이 간다. 무등경기장에서의 추억도 여전히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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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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