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2일 15시 광주특별시 북구에 있는 북구문화센터 2층 공연장에서 개최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강연 현장에 정회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강연 주제는 <호의에 대하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인데 정회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3부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2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해 소모적인 정치적 다툼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용과 자제 그리고 성급함이 아닌 서서히 설득해 나가는 '중도실용주의적 협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문 전 재판관은 사회적 논의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으로 ‘헌법’을 제시했다. 그는 “역사적 사건의 본질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일제의 관점에서는 3.1 운동이 폭동이자 소요이고, 전두환의 관점에서는 5.18이 폭동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관점에서는 각각 독립운동이자 민주화운동”이라고 짚었다.
법률로 광주 5.18을 민주화운동이라 규정해 놓았음에도 계속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이를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 3.1운동, 4.19 혁명과 함께 5.18 정신, 부마항쟁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비로소 정치인들이 더 이상 이를 두고 다투지 않게 될 것이다.
문 전 재판관은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방법론에 있어서 충분한 수기와 ‘공론의 장’이 선행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그는 “결론이 나기 전에는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승복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사법개혁 공청회에서 일부 이견을 냈다가 항의를 받은 경험을 전했다.
법조계에 38년간 몸담은 사람으로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가 잘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배척하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가 아쉽다.
개혁의 속도와 방식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개혁 정책이 정권 교체로 인해 번복되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반대편을 최대한 설득하고 양보해 집행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화와 타협, 중도실용주의적 안목을 본받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개혁이 필요하다.
질의응답에서 문 전 재판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과거 탄핵 재판 심리 당시의 고뇌를 회고했다. 그 당시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선고 시점을 둘러싼 논란과 압박의 시선에 대해 문 전 재판관은 “비상계엄 선포는 전쟁 등 극단적 상황을 위한 조항이며 헌법 위반임이 명백했지만, 재판관마다 각오를 다지는 속도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을 기다려주고 충분히 숙의한 덕분에 만장일치 결정이 나올 수 있었고, 그래야 사회적 혼란을 막고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극단적인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 사회적 병폐를 해결할 열쇠로는 ‘협력’과 ‘호의의 선순환’ 밖에 없다는 것이 문 전 재판관의 소신이다. 그는 “인류가 진화해온 비결은 협력에 있으며, 협력은 상대의 다름을 존중하는 관용과 힘 있는 자의 절제에서 나온다”며 “지역 균형 발전 역시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를 위한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밖에도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정을 받았지만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사형제 존폐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문 전 재판관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회복이 불가능하고 악용 가능성이 크다”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빠른 사회 변화와 법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민사회와 정부, 의회가 상시 네트워크를 형성해 모니터링하고 신속히 업데이트하는 예견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