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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하는 ‘비폭력’의 태도

하성용 신부의 강연
“폭력적 강제 평화는 악순환일 뿐… 나와 다른 사람, 부드러움과 기다림으로 대해야”

※ 지난 7월3일 19시반 전남광주특별시 남구 광덕사에서 진행된 하성용 신부의 강연 현장에 정회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강연 주제는 <절에서 듣는 신부님 이야기>인데 구체적으로 ‘천주교에서 말하는 정의와 평화’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정회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4부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마지막 4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하성용 신부는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을 통해 그리스도교가 지향하는 ‘정의와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설파했다. 한 마디로 폭력적인 수단이 아닌 ‘비폭력’과 ‘부드러움’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 신부는 세상이 말하는 정의와 그리스도교적 정의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로 ‘폭력의 사용 여부’를 들었다.

 

세상은 정의나 혁명을 이루기 위해 폭력을 동원하곤 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는 비록 옳은 목표라 할지라도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면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길을 선택했던 사례를 들며 스스로 희생하는 비폭력의 태도야말로 참된 정의라고 역설했다. ‘평화’의 개념 역시 마찬가지다. 하 신부는 강대국이 힘으로 질서를 강요하는 ‘팍스 로마나’나 ‘팍스 아메리카나’식의 평화를 경계했는데 그리스도교적 평화는 ‘어머니의 마음(모성)’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화가 나고 억울해도 자녀를 위해 스스로 참아내고 손해를 감수한다. 자신의 목숨과 삶을 내어놓으면서까지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내는 마음이 바로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평화다.

 

 

한 청중이 자신을 철저히 감춘 채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물었는데 하 신부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거나 어두운 상처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 신부는 어린 시절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매를 맞기도 했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상처나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떳떳함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나의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고 부드럽게 대함으로써 그들이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청중은 성당이나 교회 내부에서만 모범적이고 교회 밖에서는 차갑게 돌아서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지적을 하며 하 신부께 조언을 구했다. 이에 하 신부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모르는 사람이나 소외된 이들을 만났을 때 더 따뜻한 표정과 친절한 말투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액의 후원이나 거창한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한 눈빛을 건네는 일상 속 작은 모범이야말로 타인에게 가장 큰 위로와 정의를 실천하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높은 사람이나 신 앞에서만 모범적이면 안 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초지일관의 자세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이슈나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하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의 ‘바보’ 정신을 언급했다. 하 신부는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자극할 때 똑같이 화를 내는 것은 상대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나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폭력이나 강제가 아닌 설득과 대화 그리고 부드러움”이라고 단언했다.

 

폭력적인 방식은 당장 빠른 효과를 보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악순환을 유발할 뿐이다. 내가 스스로 바보가 될 수 있는 담대함을 가지고 끝까지 기다려주고 부드럽게 대할 때 세상을 바꾸는 정의와 평화가 시작된다.

 

→하성용 신부의 강연 기사는 4부에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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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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