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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별수 있나 정신’이 필요하다

※ 유튜버 오마르(양해민)의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보고 있고, 그가 출간한 책 3권을 모두 읽었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이게 다 외로워서 그래>를 포함해서 오마르의 생각들 중 공감이 되는 대목을 가져와서 기사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오마르 기획 특집’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증명사진을 찍다가 문득 ‘몸과 삶의 불균형’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하게 됐다. 7년 만에 찍은 사진 속 어깨 수평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오른쪽 어깨를 내리며 묘한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눈, 코, 입, 턱선마저 이미 전방위적으로 불균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이내 탄식하게 됐다.

 

산사태가 났는데 여태 화분 쏟은 걸 걱정하고 있었구나.

 

 

​삶은 늘 어수선하다. 오마르는 “왜 유난을 떨었을까”라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마치 내 몸과 삶에 존재하는 다른 부분은 모조리 말끔히 균형 잡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제 어깨 이놈만 균형이 잘 맞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여 완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유심히 거울을 봤다.

 

거울 속 내 모습은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고 비대칭이 심했는데 고작 어깨 수평을 맞추려고 애를 썼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오마르는 “그냥 다시 삐뚤빼뚤 생긴 채로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상상해보자. 어울리는 가구를 고르고, 어디에 배치를 할지 따져보고,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고심한다. 한 달 넘게 머리를 싸매고 뇌의 모든 에너지를 써서 사로잡히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만다.

 

인간관계도, 집안 상태도, 심지어 우리 몸의 균형마저 완벽하게 잘 정돈된 상태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에 가깝다. ​오마르는 통제할 수 없는 잡다한 불확실성 속에서 필요한 태도로 다름 아닌 ‘별수 있나 정신’을 제시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의 소소한 어그러짐과 보푸라기 같은 문제들을 “별수 있나”라고 툭툭 털어버리고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진짜 중요한 일에 무심하게 집중하는 단출한 마음가짐이다. ​

 

영국의 심리학자 토머스 커런은 타인 지향적인 완벽주의가 현대인들의 번아웃을 불러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것을 규격에 맞추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이만하면 됐다’(Good enough)고 인정하는 수용력이야말로 자존감을 높이고 일상의 밀도를 살리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은 번아웃과 우울증으로 이어져 오히려 목표 달성을 방해할 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정신건강의 문제까지 일으킨다. 치열한 직장 내 경쟁, 타인과의 비교를 부추기는 소셜미디어의 보편화, 엘리트층의 권력 공고화, 헬리콥터 육아 등에서 보이는 완벽주의의 부상은 갈수록 사회에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삐뚤어지면 삐뚤어진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살아가면 된다. 완벽주의라는 덫에 걸려 미세한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몰라! 별수 있나”라는 한 마디와 함께 약간 이상하게 생긴 나 자신을 데리고 오늘 할 일을 밀도 있게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완벽한 균형을 강박적으로 좇는 현대인들에게 오마르의 이런 시니컬하면서도 유연한 태도야말로 일상을 지켜내는 가장 실용적인 지혜가 아닐까 싶다.

 

삶에 임하는 여러 지혜로운 노하우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별수 있나 정신은 참으로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별수 있나 하며 내버려 두고 할 일이나 제대로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물론 다시 이것도 신경 쓰이고 저것도 신경 쓰이는 때가 오면 어떡하지? 몰라! 별수 있나. 그런 때가 오기 전까지 내가 할 일을 하나라도 더 집중해서 하고 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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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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