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용혜인 후보자(성평등가족부)와 처음 연락을 했던 때는 2019년 11월이었다. 그 당시 용 후보자는 노동당 9기 대표단 선거에서 당대표(파도선본)로 당선되어 당명을 ‘기본소득당’으로 변경하려다가 부결되어 집단 탈당을 감행해서 별도로 기본소득당을 창당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때 본지 기자는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거대 양당체제의 폐해에 공감하는 만큼 원외 소수정당의 존재를 알리고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월간 기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의 일환으로 월간 기본소득당 인터뷰를 하기 위해 용 후보자에게 연락을 했는데 “월간 기본소득당 너무 좋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 즈음 이내 찾아온 21대 총선(2020년 4월)을 앞두고 정국은 출렁이고 있었다. 2019년 연말 한국 정치사 최초로 패스트트랙의 과정을 거쳐 힘겹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대놓고 위성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들려고 하자, 선거제도 개혁 운동에 목소리를 높였던 하승수 변호사(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를 중심으로 ‘연합정당론’이 고개를 들었다. 연합정당론은 위성정당 꼼수와 달리 새로운 비례대표 전문 정당을 만들고 민주진보진영 모든 정당들이 그곳에 비례대표 후보를 파견했다가 선거에서 당선되면 원래 소속으로 복귀시키는 모델이다. 결과적으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하 변호사의 협상 결렬로 인해 연합정당론은 물거품이 됐고, 민주당도 미래통합당과 똑같이 의석을 도둑질하기 위한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하승수발 연합정당론이 뜨자 원내외 진보적 소수정당들도 요동치기 시작했는데 당시 민생당·민중당(진보당 전신)·미래당·녹색당이 긍정적이었고,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국회 안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사력을 다했던 정의당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연합정당론보다 훨씬 더 비난가능성이 짙은 위성정당에 두 번이나 동참해서 민주당의 2중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기본소득당이 그때는 왜 그런 것인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 3월4일이었는데 당시 기본소득당 김준호 대변인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희는 (연합정당 참여) 제안을 받지 않았다. 물론 이번 민주당 중심의 연합정당 제안 외에 계속 다른 선거 연대 제안들을 받고 있긴 한데 저희는 이번 선거에 독자적으로 출마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 얘기나오는 것처럼 위성정당 형태로 나오는 것에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논의들이 있긴 했으나 참여하지는 않기로 했다.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있고 창당한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어서 지금 이런 상황에서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무색하리만치 진행이 되고 있어서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의 메시지와 톤으로 읽을 수 있었던 그 당시 기본소득당의 분위기는 ①민주당 중심의 연합정당 제안 자체에 강력 비판 ②독자적 선거 의지 견고 ③연합정당론 흐름 자체에 매우 부정적 ④사실상 정치개혁연합이나 민주당이나 똑같다는 인식 ⑤그 어떤 선거연대에도 불참하고 정책 연대에만 적극 응할 것이라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선거법 개정을 주도해서 얘기했던 분들 외에도 (민주당은) 캡을 씌우자거나 봉쇄조항을 높인다거나 이런 말을 했던 분들이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 연합정당을 지지한다? 사실 이해도 가지 않고 그 취지를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지 이런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런데 2주도 안 되어 기본소득당의 입장이 손바닥 뒤집히듯 180도 바뀌었다. 용 후보자는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선택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질 일들에 손놓고 지체하기보단 흙범벅이 되더라도 뛰어들어 이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당 창당의 가장 큰 목표이자 결실은 기본소득의 실현이다. 기본소득은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논의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개혁 정책 연합정당 결성을 제대로 이끌어가는 것은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을 관철하기 위한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도구다.
훗날 진중권 교수(동양대)는 용 후보자의 이런 행보에 대해 “참 한심하다”며 “자기가 비례 대표 한 번 하지 않았는가. 그러면 다른 사람한테 물려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분이 내 기억에는 처음에는 위성정당을 강하게 비판했던 걸로 알고 있고. 어느 날 다음 날 바로 그냥 위성정당에 갈아타가지고 비례 의원을 했다. 근데 무슨 영광을 더 보겠다고 한 번 더 하는가? 그러니까 이게 젊은 정치인이, 우리 정치권에 들어와서 원칙을 저버리고 이런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게 되면 보상을 받는다라는 이걸 너무나 잘 보여주는 거다. 나는 좀 너무 끔찍하다. 이런 게 우리 윗세대까지는 그렇게 살았다 치더라도 적어도 젊은이들은 그러지 말아야 되는데 오히려 윗세대들이 낯간지러워서 못할 일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용 후보자의 국회의원) 의정 활동이라는 게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강하게 민주당스러운 의정 활동을 한 거다. 그래서 평가받는 거고. 더 앞장 서서 완장 차고. 누구보다도 앞장서 가지고 국회에서 활동했던 거 그것만 기억난다.
실제로 용 후보자는 2023년 2월 당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을 두고 “검찰이 제시한 이 대표의 체포 사유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고 구속돼야 할 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한다”며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대장동 사건에 대한 배임 책임을 물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설득력을 갖춘 물증과 타당한 법리는 단 한 차례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기어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검찰의 무리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소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정치 검찰의 면모일 뿐이다. 이번 체포동의안은 야당을 위협하고 국회의 의정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데에 목표가 있다.
또 하나 상징적인 것이 바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논쟁거리가 됐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다. 소위 민주당 강성 세력은 ‘검수완박’과 관련하여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밀어붙여 관철시켰는데, 여성계를 비롯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용 후보자는 지난 7월말 보완수사권 폐지법(형사소송법)이 통과되자 “범죄 피해자 보호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검찰권의 남용에 의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파괴가 국민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는 진실은 상대적으로 희석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소속 장혜영 전 의원은 “결국에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질타했다.
비동의 강간죄가 필요하다든지 이런 얘기들 혹은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용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위해서 약간 소신파 같은 면모를 보여왔지만 당장 최근에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찬성을 하는 입장이었고. 실제로 법이 통과되고 나서는 30년 묵은 체증이 풀렸다. 감개가 무량하다. 이런 종류의 코멘트를 남겼다. 그런데 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가장 반대했었던 사람들 중에 하나가 이 범죄 사건의 피해자들이었다. 특히나 부산의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진주 씨, 이런 분들은 보완수사권이 아니었으면 내 사건 제대로 해결이 안 됐다. 존치 필요하다고 얘기하는데 피해자를 위한다는 정치를 한다고 평소에는 내세우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에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이렇게 한 이유는 뭘까 생각을 해보면 결국에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택이 아니냐라고 추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는 자기의 소신을 보일 수가 없는 사람이다.
광주특별시에서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김동규 기자도 페이스북에서 “용혜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마하기 위해 급조된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시민의 지지 없이 뱃지를 달았다”면서 “기본소득당으로 나오면 절대로 당선되지 않았을 것이나, 민주당 비례정당으로 나와서 당선된 후 제명되어 기본소득당 의원이 됐다. 정치적 탐욕에 취해 부끄러운 역사를 쓴 의원”이라고 성토했다.
(신혼여행 보내기 모금 운동 논란, 김포공항 귀빈실 사적 이용 논란, 5년간 재산 4억 증가 등을 거론하며) 결론적으로 사익 추구 영역에선 탐욕을 드러내는 일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정치? 사회주의 정치? 아니다. 이건 사익 추구. 탐욕의 정치다.
무엇보다 위성정당 문제에 대해 김 기자는 “민주당 당원이 아님에도 민주당에 기표한 시민들의 표를 받아 뱃지를 달았다”면서 “다른 여러 정당과 사람들은 양심에 따라 거절한 일이었다”는 점을 재차 부각했다.
용혜인은 당선 직후 위성정당에서 짜고 치기 제명되어 기본소득당 의원이 되었다. 그는 재선 의원이 될 동안 단 한 번도 기본소득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기본소득당은 국민 1%의 지지조차 받고 있지 않지만 의원이 있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는다. 이것은 기생 정당이라는 단어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민주당에 기생하는 정당이 바로 기본소득당이다. 용 후보자는 진 교수와 토론하는 자리에서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잘못하면 비판할 것인가? 지금 민주당이 굉장히 잘못하고 있지 않은가. 여러 가지 면에서. 민주당과 각을 세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항변했다.
사실 의정활동 하면서 민주당이 집권 여당일 때도 민주당이 못할 때마다 비판해왔다. 그리고 299대 1로 표결해 가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비판 받기도 하고 잘했다고 칭찬받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보편 복지를 포기한 추경을 편성하려고 할 때 표결 반대하고 그때마다 본회의장에서 앞에 발언대 나가서 발언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위성정당이라고 비판하는 분들이 그런 면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민주당과 정책 연대를 하기 때문에 위성정당이라고 비판하는 건 합당하지 않은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퇴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하는 것을 과연 친민주당이라고 볼 수 있느냐.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까 위성정당이라는 이야기가 이제 좀 민망해지니까 최근에는 자매정당이라는 이야기로 슬쩍 트는 건데 친민주당이라는 개념도 사실은 좀 불명확하다.
때에 따라 거대 양당의 기득권적 공동 이익을 위해 한국 정치를 후퇴시켰던 민주당에 대해, 과연 용 후보자의 기본소득당이 쓴소리를 할 때는 해왔다고 볼 국민이 얼마나 될까?
2016년 총선에서 노동당 소속으로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용 후보자는 2010년 노동당에 입당하고 출마까지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서있어 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을 선택하는 과정상의 치열함 같은 것이 없었는데) 세월호 이후에 생겼다. 당시에 집회 같은 거 많이 했다.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하고, 집회 끝나고 흩어지는데 언제나 가장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저기 있고,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서있어 주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라고 느낀 거다. 소속감이 생긴 거다. 이 사회에서 존재가 지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에서 보도해주지도 않고 정부에서도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회에 알리는 방식이 농성하거나, 단식하거나, 광고탑에 올라가거나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 사람들에게는 길거리를 전전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정당은 노동당 밖에 없다는 거다.
지금 용 후보자가 서있는 곳은 도대체 어디인지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 김 기자의 표현대로 “사익 추구에 주저함이 없는 정치인”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