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찾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행위. 이처럼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고 의도 없이 반복되는 행동 뒤에는 ‘습관’이라는 강력한 심리학적 기제가 자리 잡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하루 동안 행하는 의사결정의 약 40~50%가 순간적인 의지력이 아닌 습관에 의해 자동 실행된다고 분석한다. 한 번 뿌리내린 습관은 왜 이토록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걸까? 나쁜 습관을 끊고 좋은 습관을 설계하려면 어떤 심리학적 원리를 활용해야 할까.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일찍이 “인간의 삶은 습관의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된 행동이 신경계에 물리적인 궤적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마치 물길이 한 번 뚫리면 물이 계속 그 방향으로 흐르듯, 반복된 행동은 뇌의 신경 회로를 고착화 시켜서 최소한의 에너지만으로 행동을 실행하게 만든다.
미국 출신 행동주의 심리학의 거장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화’를 통해 습관의 형성 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 어떤 행동 이후에 즉각적인 보상으로 ‘즐거움’이나 ‘안도감’이 주어지면, 뇌는 그 행동을 반복할 확률을 높다. 이러한 보상 메커니즘이 반복되면 의식적인 사고 과정 없이도 행동이 자동화되는 강한 습관이 형성된다. 책 <습관의 힘>을 집필한 미국의 언론인이자 논픽션 작가 찰스 두히그는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습관의 3단계 고리를 정리했다. ‘신호(Cue) → 반복 행동(Routine) → 보상(Reward)’이라는 3단계 고리인데, 뇌가 특정 신호를 감지하면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자동 항법 모드로 전환되며, 이때 발생하는 보상(도파민 분비)이 이 고리를 더욱 강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습관의 무서움은 반대로 이용하면 삶을 극적으로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원하는 습관을 내 삶에 안착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신호를 명확히 설정하기(실행 의도 활용)
②행동의 문턱을 극단적으로 낮추기(마이크로 습관)
③즉각적인 보상 시스템을 설계하기
독일의 심리학자 피터 골비처는 인간이 결심한 걸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 의도’ 개념을 정립했다. 단순히 “운동하겠다”가 아니라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신호), 바로 운동화를 신겠다(행동)”처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행할지 구체적인 조건을 정해놓으면 습관 성공률이 2~3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뇌는 갑작스러운 큰 변화를 위협으로 인지하고 거부한다. 스키너가 역설했던 행동 형성(Shaping)의 원리처럼, 초기에는 의지력이 전혀 생기지 않을 정도의 작은 단위로 시작해야 한다. 예컨대 ‘매일 책 1권 읽기’ 대신 ‘하루 1쪽 읽기’, ‘스쿼트 50개’ 대신 ‘스쿼트 2개’로 시작하여 뇌의 저항을 무력화해야 한다.
뇌가 습관을 기억하게 만드는 핵심은 보상이다. 행동을 완수한 즉시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보상 장치를 배치해야 한다. 이를테면 달력에 스티커 붙이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등이 있다. 그렇게 하면 뇌의 도파민 회로가 자극되어 해당 행동을 지속하고 싶도록 만든다.
많은 이들이 습관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를 자신의 ‘약한 의지력’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의지력이라는 자원이 쉽게 고갈되는 한계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결국 성패를 가르는 것은 자신을 바꿀 환경과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무심코 되풀이 하고 있는 작은 행동 하나가 뇌의 신경 회로를 재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비로소 습관의 무서운 위력을 내 편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