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22일 19시반 서울 중구 알라딘 빌딩 1층에서 열린 책 <마음예보> 북토크 현장에 김철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9명이 의기투합해서 집필한 책인데 <자존감 수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이 기획했고 ‘글쓰는 정신과 의사회’(글정회)의 이름으로 함께 써내려간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마음예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마음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철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여섯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마지막 6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김철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모여 책을 썼고 북토크를 개최한 만큼 관련해서 관심이 깊은 청중이 모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더욱 본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이 소중했는데 번아웃, 고립과 자살 문제, 심리상담 협업 시스템 등등 중요한 키워드들이 거론됐다. 복지기관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내가 복지 영역에 있다 보니까 모든 사람의 삶이 좀 인간극장 같다”면서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시각을 가지고 좀 함께 동행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복지기관의 종사자로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그런 힘을 주는 메시지를 듣고 싶다.
이에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은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시는데 매번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그런 고민을 하시는 분인 것 같다”며 “더 잘하고 싶고 또 더 잘 도와주고 싶고 그런 진취성을 가진 열정을 가진 분들이 사회에서 많은 존경을 받아야 되고 가치를 인정받아야 된다”고 전제했다. 다만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사회적 가치를 품고 사명감을 느끼며 일하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번아웃 증후군’이다.
나는 직업이 의사다 보니까 항상 걱정을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항상 좀 밝은 면도 보지만 또 어두운 면을 항상 봐야 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열정적이고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진취적인 분들이 앓게 되는 고질병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번아웃 증후군이다. 그래서 이 번아웃이라는 용어 자체가 원래 나온 게 미국에 마약 중독을 상담하는 상담자들을 보면서 정신과 의사 한 분이 왜 이 사람들은 빨리 지치고 저 사람들은 덜 지칠까? 이거를 생각하면서 발견을 한 것이다.
사회적 고민으로 머릿 속이 가득 차는 나날의 연속이더라도 하루에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스위치를 끄고 머리를 비워야 한다.
열심히 좋은 역할을 하면서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그런 고민을 할 때마다 이러다가 내가 번아웃 될 수 있겠구나. 이걸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런 고민을 하는 시간과, 그런 고민조차 안 하는 시간을 별도로 설정을 해두면 좋겠다.
윤 소장은 잠시 멈춤의 시간을 ‘21시’로 설정해뒀다.
참고로 나는 밤 9시다. 밤 9시가 되면 더 이상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 9시부터는 머리를 그냥 나사를 풀어둔다. 그래서 그냥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그러고 글도 거의 안 쓴다. 그래서 (헌신하고 이타적인) 선생님 같은 분은 지칠 수 있다는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마음 속에 퇴근 시간을 정해두면 그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B씨는 최근 “사촌 동생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며 “온라인 도박의 빚 문제였다”고 운을 뗐다. 그런 사유로 “무기력한 감정”을 1년 내내 느끼며 고통스러워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되게 많이 이렇게 숨어 있는 고통들을 잘 찾지 못하고 서로 안부를 잘 안 묻고 지낼 수도 있겠다”는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B씨는 관련 정책 제안이나 제도적 개선 지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아이디어를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마이크를 든 윤 소장은 정신과 전문의조차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낄 때가 있다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사실 저희도 되게 외로울 때가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열심히 하고 있고 어느정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데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너무나 많고. 특히 비난을 들을 때가 있고 욕을 먹을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잘못하는 것도 있어서 욕을 먹기도 하지만 이게 하나 하나 상처가 된다. 그래서 그냥 어차피 욕 먹을 거 그냥 정말 욕먹을 짓을 해버릴까? 이런 생각도 막 든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저희한테 힘을 주셨으니까 열심히 계속 해보겠다.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C씨는 “자기 위치가 불안하고 혹시 사라져가는 직업이라든지 그냥 중심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성실하게 살아왔으나 밀려나는 사람들”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구했다. 윤 소장은 “열심히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해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성취감을 느껴보려고 해도 잘 안될 때가 있다”면서 호응했다.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라고 하는데 희망도 안 보이고. 누군가 당신이 하고 있는 일, 당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언젠가 좋은 쓰임을 받을 때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누군가 얘기를 해주면 불안했다가도 희망을 좀 가질 수가 있는데 그렇게 얘기해주는 사람도 없어. 그리고 내눈으로 보기에도 이 직종이 되게 불안불안해보여. 그래가지고 어떻게 이 마음을 달래야 될까? 이런 게 있다. 근데 나의 철학은 내 인생과 세계관은 항상 갈림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지금이 ‘최악’이자 ‘저점’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현재 마음이 불편한 걸로 끝날 수 있는 문제인데 여기서 신체 건강 문제까지 생기면 이것이 더 저점이다.
심신의 컨디션이 다 안 좋아지니까 “짜증 나고 막 기분이 나빠져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까칠하게 대하고 부정적으로 대하고 모진 말을 했다”면 이것이 더 저점이자 더 최악이다. 그래서 윤 소장은 “더 나빠지지만은 말자”는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마음이 안 좋을 때일수록 하루 세끼 영양제를 챙겨 먹고 하루에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내 몸은 지키자! 이 마인드로 가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록 내가 지금 힘들고 건강이 안 좋고 마음이 안 좋지만 그래도 나의 사회적 관계는 또 남겨놓을 수는 있다. 내가 지금은 저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 번 더 하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고마움이 남아 있는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으니까. 그렇게 한 번 더 저점으로 빠지지 않고 관리하는 마음으로 우상향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 책 <마음예보> 북토크 기획 기사는 6편에서 마무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