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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한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다”

※ 지난 2025년 9월27일 14시반 광주 남구에 있는 청춘빛포차광장 야외 무대에서 열린 강윤성 감독의 청년 토크쇼를 정리하는 현장 기사를 기획 시리즈로 출고합니다. 강 감독의 도전과 기회, 열정과 고난, 위기와 극복을 담은 인생 스토리를 비롯 청년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까지 생생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번 기사는 4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강윤성 감독의 작품 세계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정말 많다. 캐릭터 구축 방식이 궁금한데 의문점을 갖고 캐릭터를 탐구하려고 하는 것이 강 감독의 스타일이다. 인물의 대사보다 상황 연출로 설득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강 감독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 캐릭터는 어떤 식의 생각을 갖고 있지라는 의문점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가 가능하게 되는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그 상황이 관객으로 하여금 믿어져야 된다. 그냥 그 주인공 2명의 대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상황이 더 믿어지게끔 연출을 한다. 그래서 사실 그 상황에 존재하고 있는 조연들이나 단역들도 그 장소에 있는 의미가 있어야 된다. 단순히 그냥 주인공들의 대사만 가지고 이야기를 만드는 거는 요즘 같은 관객들한테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이 봤을 때 이야기가 가짜라고 해도 진짜인 것처럼 믿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의미가 설득력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조연들이나 단역들한테도 어떤 식의 배경을 갖고 있는지를 서로 논의하고 그렇게 캐릭터 빌드업을 한다.

 

 

흔히 영화감독이나 작가라고 하면 관객과 독자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허나 강 감독은 상업 영화를 만드는 원칙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든 관객한테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는 절대로 메시지를 떠먹이려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카지노>를 통해 여러분들 도박을 하다 보면 이런 피해가 있으니 이렇게 하지 말라! 이런 식의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든 작품 속에 숨겨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다 넣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이야기를 바라보는 기준이 세상에 이런 세계가 있어! 그리고 관객들이 이런 세계를 궁금해할 거야. 이 세계를 알려주자라는 것이지 이 세계에 의미를 가지고 관객한테 어떤 식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은 약간 관객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이 된다. 보통 범죄물을 만든다 하더라도 그 범죄물 안에서 나쁜놈들이 매력적으로 그려질 때도 있고 또 그들이 하는 행위가 정당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응원을 할 때도 있다. 근데 그거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응원하는 거지 그 사람이 사람을 죽였는데 그 사람이 아무리 좋은 사람처럼 그려진다고 해도 그걸 정당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어떤 식이든 이야기를 던진다고 할 때 그 안에 메시지를 심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만 하더라도 ‘화무십일홍’의 주제의식을 담고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메시지를 피력해서 교훈을 남기려고 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 <카지노>는 주제 같은 얘기이기도 한데 화무십일홍이었다. 이동희씨가 최민식 선배님이랑 차를 타고 가면서 형님 화무십일홍이라는 거 아세요? 꽃들이 열흘 동안 필 수가 없다는 얘기에요. 열흘 지나면 다 뒤진다는 뭐 그런 얘기에요. 이런 대사가 있는데 권력이 오래 가지 못한다. 권력도 때가 지나면 다 저버린다라는 그런 이야기였었는데 그런 주제를 던지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어쨌든 카지노는 그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긴글을 썼다. 권력을 잡고 어떤 식으로든 뭔가 이렇게 포식하면서 권력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 권력은 또 언젠가는 사라진다라는 걸 <카지노>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묘사하고 싶었다.

 

혹시 강 감독은 본인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범죄도시> 첫 번째 시리즈가 잘될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나름대로 자신감이나 확신은 있었을 것 같은데 강 감독은 “잘될 거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고 사실 그냥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했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그냥 <범죄도시> 만들기 전까지 인생의 소원이 있다면은 장편 상업영화 1편 만드는 게 꿈이었다. 장편 상업 영화 1편을 딱 찍어보는 게 꿈이었는데 그게 <범죄도시>였고 그게 이렇게 잘될 줄도 몰랐고 그냥 열심히 일했던 거밖에 없다. 잘될 거라는 그런 예측도 못했었다. 그때는 정말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았다. 그냥 매일 같이 술 마시고 자축했던 것 같다.

 

암흑기 때 강 감독이 써놓은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있다. 그때 써놓은 것들 중 늦게라도 세상의 빛을 보게 될 작품이 혹시 있을까? 강 감독은 단호하게 “이전에 썼던 글들은 다 영상화 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범죄도시> 잘되고 난 다음에 그동안 대비하기 위해서 썼던 모든 작품들을 다시 보니까 정말 형편없더라. 정말 쓰레기 같은 것들만 써놨다. 그래서 그런 쓰레기를 2년, 3년 붙잡고 했었으니 주변에서 빨리 정신차리고 그만하라고 했었다. 쓸만한 거는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이야기라는 거는 지나고 나서 이제 느끼는 거지만은 일정 부분 내공이 쌓이고 또 공부를 해야 되고 그래야지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그리고 한 동안 내가 책상에 앉아가지고 글을 썼는데 컴퓨터 리서치하고 인터넷 자료 찾아보고 책 보고 이러면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가지고 상상 속에 있었는데. 그런 글들이 다 쓰레기더라. 좋은 글은 발로 뛰어서 쓰는 거고 취재를 통해서 하는 일이다. 그렇게 많이 배우게 돼서 과거에 썼던 것들이 세상에 나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지막 5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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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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