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안철수·유승민은 ‘극우의힘’에서 뭐 하는가?

  • 등록 2025.09.02 18: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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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톡방 2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국회의원 두 번 해본 경력으로 단번에 제1야당 당권을 거머쥐었다. 한때 친한동계였는데 12.3 계엄 사태를 거쳐 극우 친윤석열계로 변모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파란을 일으켰다. 다들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가 무난하게 당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막판에 나온 “한동훈 공천” 발언이 악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 코어는 지난 대선을 계기로 극우 유튜버를 비롯 강경파의 입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29일 오전 <밥그릇 톡방> 2번째 기획 대담을 진행했다. 주제는 ‘국민의힘 당권을 거머쥔 장동혁 대표’다. 장 대표는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설파했다. 구체적으로 “조기 종식”이란 말까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4년반 넘게 남은 상황에서 조기 탄핵을 내걸었는데 서형우씨는 “갈 때까지 갔구나”라고 평했다.

 

이번 주제에 대해 다루기로 하면서 토론 영상을 모두 시청하였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왜냐면 토론 과정에서는 어떻게 끌어내릴까가 명확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였다. 재판에 관해 계속 이야기를 하더라. 재판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뭐 탄핵이 아니라 그런 방식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재판을 어떻게 재개시킬 건지에 대한 이야기는 어이없었다. 본인들이 대안을 제시하겠다가 아니라 장동혁은 그냥 정권의 지지율만 떨어지면 재개시킬 수 있다. 공격할 거다. 이런 식이었다. (by 서형우)

 

사법부가 여론조사 지지율에 따라 재판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코미디인데, 사실 2028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않는 한 국민의힘은 자력으로 탄핵을 밀어붙일 힘이 없다. 그래서 장 대표는 조기 종식론의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와 지지율 나락에 포커스를 뒀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장)은 “국민의힘이 재판 재개를 밀면 민주당은 위헌정당 심판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쩔 수 없이 ‘윤 어게인’을 옹호하는 정치인이 국민의힘 내부 구조상 계속 부각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내란 정당 국민의힘과는 예방은커녕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서형우씨는 한국 현대 정당사를 조망하며 갈수록 ‘부정적 정파성’만 강화되는 흐름으로 치닫았다고 강조했다.

 

노사모의 조직적 성공 이후 한국의 정당들이 팬덤을 조직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 상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 정파성만 강화되었다. 정당이 이데올로기나 정책에 기반하기 보다는 상대 정당을 욕하는 것과 끼리끼리의 정신에만 국한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 (by 서형우)

 

당대 민주주의의 강화는 강경파 득세로 갈 수밖에 없다. 서형우씨는 정치학자 박상훈 박사의 칼럼을 발췌하며 해당 논지를 제시했다.

 

팬덤 정치는 지도자 현상이 아니라 대중 현상이다. 정치인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을 도구로 활용하는 ‘특별한 대중운동’이 팬덤 정치다. 팬덤 대중은 정치 참여의 효능감을 즐기는 특별한 시민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치를 보고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정치인을 원하지 자신들을 단순 지지자나 소극적 추종자로 여기는 정치인을 원하지 않는다. ‘○통’이나 ‘친○’으로 불리는 팬덤 정치인들이 팬덤 대중의 ‘주인’이 아니라 ‘포로’인 측면이 더 크다. 팬덤 정치의 주인공은 대중이지 정치인이 아니다. 그런 팬덤 대중이 참여의 효능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발견’한 것은 ‘혐오’가 갖는 놀라운 힘이다. 그들은 선호가 아니라 혐오의 방법으로 행동한다. ‘수박’처럼 낙인을 찍고 ‘두려움’을 부과할 때 자신들의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혐오의 대상을 ‘비문’에서 ‘친문’으로 옮긴 때가 있었는데 그때 오히려 위력이 더 컸다. 과거 친문의 그런 처지를 이제 친명이 잇고 있다. (by 박상훈 박사)

 

‘윤 어게인’과 ‘개딸’의 득세는 강경한 성향의 양당 대표 선출로 귀결됐다. 구체적으로 극우 유튜버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장 대표는 실제로 자신의 당선 배경에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비롯 고성국TV와 같은 극우 유튜버들이 자신을 지지했던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서형우씨는 “극우 유튜버의 영향력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고 박성준 센터장도 “극우 유투버들은 많은 영향을 줬다”고 동의했다.

 

서형우: 사실 극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파적 성향이 있긴 하지만 극단적 우파라기 보단 극단적 윤석열파라고 생각해서 극윤이라고 본다. 그래서 극윤 유튜버가 맞다.

박성준 센터장: 그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윤 어게인’부터가 극우 사상에서 있을 수 없는 구호다. 극우가 무슨 윤석열처러 의대 증원을 외치는가.

서형우: 이게 진짜 아무런 이념이 없다. 민주당이 하는 행동은 자유민주주의에 반한다는 신념이 김문수와 장동혁의 양자 토론을 지배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4차 토론까지 다 봤는데 어떤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자는 이야기가 전혀 없다. 그래서 이게 무슨 전당대회인지? 그런 생각만 들었다.
박성준 센터장: 국민보다는 감옥을 향해 있는 ‘윤심 쟁탈전’이다. 김문수 찍어내기에 성공한 것 같기도 하다.
박효영 기자: 친윤이라는 것도 과거 친박처럼 사실 자기들의 영향력과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닐까.

서형우: 윤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윤석열이라는 상징이 그들에게 유효한 건 민주당 세력에게 총칼을 들이대려고 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상징성이 중요하다. 국민의힘 내부에 있는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당파성을 결집하는 데 유효한 것이지 실제 당심은 중요하지 않다.

박성준 센터장: 당심은 원래 왜곡되기 쉬운 것이긴 한데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고 해서 당심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서형우: 어쨌든 양당 모두 그 지경이다.

 

돌이켜보면 민주당이 거대 야당일 때 윤석열 정부를 몰아붙이기 위한 카드들이 많았는데 탄핵, 특검, 예산 등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압도적인 의석 파워로 모든 안건을 프리패스로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게 그 시절 민주당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정 대표가 공언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카드가 예사롭지 않다. 서형우씨는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 판결문을 읽어봤는데 그닥 국민의힘에게 못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정당의 강령이 중요하게 작용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지도부 행동들이 크게 작용한다”고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형우씨는 “사실 민주당은 정당 해산을 말로만 할 가능성이 90프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성준 센터장도 “99%”라고 동조했다. 이미 민주당계 정당들은 ‘개헌 저지선’ 200석에 12석 모자란 188석을 확보하고 있는데 서형우씨는 “국민의힘의 개헌 저지선이 붕괴될 확률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굳이 정당 해산까지 밀어붙여서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13명 정도 잡아넣으면 사실상 개헌도 가능할 것이다. 요즘 특검 돌아가는 거 보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니 기다리다가 개헌을 해버릴 수도 있다. 장동혁과 김문수 양자 토론에서도 개헌 저지선 이야기가 나왔다. 김문수는 개헌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친한계도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개헌 저지선만 믿다가 탄핵 때처럼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고 했던 게 장동혁이다. 그러니 (배신자 같은) 제거할 사람 제거하고 극렬 투쟁하면 된다고 말했다. (by 서형우)

 

 

박성준 센터장은 개헌 저지선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되면 3석을 갖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극우화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분당’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계 현역 의원들 등 모든 세력이 손을 잡고 ‘제2의 바른정당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까? 일찌감치 박성준 센터장은 <오목렌즈 대담>에서 더 이상 극우의 심장이 된 국민의힘에 남아 제정신 차리고 보수 정치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봤다. 그래서 “제발 탈당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당위’와 ‘현실 가능성’은 구분해야 한다.

 

박성준 센터장: 정당 해산을 하더라도 분당 이후여야 할텐데. 이제 분당이 필수이긴 한데 행동할 인물이 안보인다.
서형우: 분당 안 할 것이다. 정당 해산도 안 할 거고. 제발 차라리 분당했으면 싶다. 아마 김부겸 대구시장 되면 분당할 것이다. 그 전에는 가망 없는 것 같다. 사실 분당을 하더라도 정당의 노선을 세울 사람이 없다. 지금 개혁신당도 딱히 노선이 없지 않는가? 노선을 세울 수 있는 건 유승민계인데 너무 된통 당해서 안 할 것이다. 그래서 독자행동이 불가능해 보이는 것 같다.
박성준 센터장: 안철수가 한동훈을 옹립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서형우: 비전이나 정책적 노선을 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안철수는 당대표를 이어받는다면 괜찮을 사람인데 당을 창당하기에는 이념적인 색채나 비전을 보여준 바가 없는 것 같다. 사실 한다면 ‘안철수=과학기술 투자’, ‘한동훈=법치 확립’, ‘유승민=시장보수’ 이렇게 3인이 하면 가능성이 있는데.
박성준 센터장: 그게 문제다. 셋 다 꿈이 다르다. 자기 색깔도 희미해진 상황인데 각기 바라보는 머릿속 진로도 제각각이다.

서형우: 나는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셋이 의기투합 한다면 시너지가 될텐데 그것이 불가능한 것 같다. 사실 한동훈이 말하는 법에 대한 어떤 철학 뭐 이런 걸 들은 적도 없어서 말이다. 문제라면 셋 다 자기가 대통령 안되면 모험 안할 사람들이라서 문제인 것 같다. 사실 한국의 정당 구조에서 문제가 된 게 정치인들이 자기 색깔 자체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정책 프로그램을 개발해내지 못하게 된 게 한국 정당의 가장 큰 병폐고 그것은 결국 팬덤정치에만 의존해서 그런 것 같다.

박효영 기자: 된다면야 좋겠지만 워낙 자기 에고들이 강하고 주인공 심리가 있어서 양보를 하지 않을 것 같다.

서형우: 정말 그 말이 맞다. 어떻게 지지 연합을 형성할 것인가? 보수에서 가능하려면 저렇게 3명이 자기 색깔을 찾아서 가야 할 것인데. 사실 한동훈은 그럴 생각이 없다. 색깔보다는 스타일 추구형이라서. 안철수와 유승민은 그래도 그나마 색깔을 추구해온 타입인데 한동훈은 스타일 정치인 느낌이 강하다. 그래도 계엄 때 한 행동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라면 전날에 날 죽이라고 지시한 사람과 양자 회담이 가능할까 싶다.

 

대화의 방향은 다시 ‘팬덤 정치’로 돌아갔다. 서형우씨는 “요즘 정치 성공의 공식이 상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을 팬으로 섭외하고 그 팬덤에 따라주는 방식”이라는 점을 재차 환기했다. 그래서 자기 비전과 색깔을 내세워서 존재감을 키운 정치인들이 종국적으로 쪽박만 차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자기 팬덤에 호소하는 진영논리를 주무기로 삼을 수는 없다.

 

색깔 있는 지도자가 성공할 틈이 없다. 그런데 제3지대 보수 정당들도 자영업자, 영세기업에서 사무 담당하는 사람들과 같이 한국 인구 구성에 나름 큰 축을 담당하는 사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이나 슬로건을 만들 생각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제조업의 노조 중심 활동이 한계를 낳은 것이다.양당의 진영정치에서는 색깔 있는 지도자가 성공할 틈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껏 그 대안을 모색하는 정당들은 양당 정치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일 정책 프로그램이나 슬로건을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제3지대 정당이라면 자영업자, 영세기업 사무직, 도시의 일용직 노동자처럼 정치적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는 집단을 찾아 지지연합을 구성할 아이디어를 모색했어야 했다. 그러나 제3지대를 자처한 정당들은 그런 관심이 부족했다. 유일하게 소외된 집단에 주목한 것은 진보정당 운동뿐이었으나, 이들도 제조업 노조 중심의 활동에 머물러 지지연합 확장에 실패했다. (by 서형우)

 

이에 더해 박성준 센터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영호남 대립 구도가 아직도 통하는 이분법 정치판”의 성격이 있다는 지점도 거론했다. 서형우씨는 “그렇다. 한국은 여당과 야당이 있고 그 구분선은 박정희 때 만들어졌고 유권자의 조직적 변화를 만든 적도 없다”고 맞장구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장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해보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1대 1’ 양자 회담과 ‘야당 요구 일부 수용’을 전제조건으로 회동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형우씨는 “회동이 성사될 거라고는 생각한다”면서도 “2024년 윤석열과 이재명의 영수회담 재현이 아닐까”라고 회의적으로 봤다. 박성준 센터장도 “성사는 되겠지만 만났다 이외의 성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 작년 총선 직후 영수회담의 이재명 대표를 판박이로 할 것 같다.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할 말 쫙 적어가서 불편한 말들을 모두발언에 낭독하는 그림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황한 표정이 카메라에 잡히는 그림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하여튼 국민의힘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오로지 반대의 정치만 판을 치고 있다. 대안을 내놓는 반대면 좋은데 어떤 법이나 어떤 정책에 기분 상하는 사람들만 모아내는 정치만 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판이라서 참 보기 싫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으로서는 그렇게까지 나쁘게 생각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되는 과정이 그것의 극단으로 밀어붙이면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이렇게 정치 꿈나무들에게 꿈을 심어준 것 같다. (by 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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