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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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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가진의 이모저모] 12번째 칼럼입니다. 김가진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세종대 법학과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해왔으며, 더불어민주당 청소년당원협의체 ‘더새파란’ 초대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김가진 칼럼니스트] 맘충, 잼민이, 애새끼 등등. 나이가 어린 미성년자와 보호자에 대한 멸시와 조롱의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다. 관련 신조어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미숙한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어린이에 대한 혐오 정서에서 비롯된 말이다.

 

 

아이 1명을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격언이 있다. 아이는 경험의 시간이 ‘당연히’ 어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어른들의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언행을 어른의 잣대로 재단하고 단지 피해주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노키즈존’으로 집약되는 2024년의 대한민국 풍경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누가 선뜻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관대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저출생으로 나라의 존립이 위태로운 우리 공동체의 미래는 더욱더 암울할 것이다. 기억하자. 아이와 부모에 대한 관용의 마음. 어렵겠지만 한 번 더 고민하고 숙고해보길 바란다.

 

전쟁이 끝나고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50년대생)가 70대 중반이 되었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는 아이가 넘쳐나는 사회적 분위기였던 만큼 오히려 산아제한정책이 실시될 정도였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옛 이야기인데 그때는 국가가 나서서 “한 아이만 낳아서 잘 키우자”고 했다면 현재는 바야흐로 ‘자발적 출산 억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이 기피 대상이 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키즈 시기를 거쳐왔음에도 노키즈존을 묵인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에 대한 무한한 혐오는 결국 노인이 될 우리가 맞닥뜨릴 또 다른 혐오로 되돌아올 것이다. 노인 혐오와 아동 혐오는 데칼코마니다.

 

최근 들어 노키즈존을 넘어 ‘노시니어존’과 ‘노20대존’까지 등장했다. 그저 서글프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손쉽게 특정 세대를 묶어 출입 자체를 거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씁쓸하다. 누군가를 민폐 끼치는 출입불가 대상으로 쉽게 단정해버리는 풍속에 익숙해지다보니 시니어와 20대도 언제든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서로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무한 투쟁이라도 벌여야 할 것만 같다.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동체를 상상해본다. 언젠간 나에게 돌아올 화살이 무서워 약자를 혐오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잊지 말자. 혐오의 대가는 우리 모두에게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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