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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유속’ 순식간에 죽음의 계곡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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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피서 시즌이 한창이던 8월 중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계곡에서 50대 남성이 급작스럽게 불어난 물로 인해 익사했다. 사고는 지난 8월20일 발생했다. 이날 낮 11시 49분쯤 가평경찰서와 소방서에는 사람이 물에 떠내려간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정확한 장소는 가평군 북면 화악천 계곡이었다. 구조대는 지체없이 사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물살이 너무나도 빠른 까닭에 사고자를 바로 구할 수는 없었다. 결국 물에 빠진 58세 남성 박모씨는 신고 접수 1시간만인 오후 1시10분 즈음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사람이 사망했기 때문에 경찰이 사인을 명확하게 파악해서 사고 처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소방서와 협력해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정말 유감스럽게도 박씨는 바위에서 물로 다이빙을 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빙을 하자마자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가 기억하고 있듯이 8월 중순에는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그 여파로 가평에 있는 계곡은 물이 엄청나게 불어났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박씨도 이 불어난 계곡물에 몸을 가누지도 못 하고 떠내려간 것으로 추측된다.

 

왜 그냥 떠내려갈 수밖에 없었을까? 물이 불어난 만큼 유속 또한 빨라졌기 때문이다. 유속이 빨라지면 아무리 수영을 잘 하는 사람도 물 속에서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단적으로 수심이 성인 종아리까지 밖에 안 오는 수준의 물길도 유속이 엄청나게 빠르다면 중심을 잡지 못 하고 넘어진다. 그리고 넘어진 상태 그대로 휩쓸려간다. 

 

 

실제로 폭우 피해가 심각했던 지난 9일 서울 서초구에는 도심 한복판에 하천이 생성되는 기막힌 일이 있었다. 이 흙탕물 하천의 수심은 깊지 않았다. 기껏해야 성인 종아리까지 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가는 물살이 매우 빨랐다. 젊은 청년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넘어졌을 정도였다. 이렇듯 유속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사고가 난 화악천 계곡을 영상으로 살펴보면 물이 불어나지 않은 평상시에도 물살이 꽤 빠르다. 게다가 자갈과 바위가 많아 휩쓸려 내려갈 때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크다.

 

8월5일에도 똑같은 계곡에서 60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30대 아들이 뛰어들었다가 둘 모두 사망하는 안타까운 비극이 있었다.

 

통상 계곡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큰 강이나 바다 보단 수심이 얕다고 생각되어 방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계곡을 전문적으로 탐방하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찾아보면 계곡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생각보다 수심이 깊은 계곡이 정말 많다. 성인 키는 우습게 넘겨 버린다. 그런 이유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계곡에서의 사고가 괜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해수욕장보다 강, 하천, 계곡 등에서 물놀이 사망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말한 계곡 전문 탐방 유튜브 <계곡은 개골개골> 운영자 장현길씨는 화악천 계곡을 소개하며 “계곡이 협소하여 비온 뒤에는 물살이 빨라지기 때문에 장마 기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계곡 물놀이 사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은 필수다. 식사 직후에는 좀 소화를 시키고 물에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 음주를 하고 취한 상태에서 물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혼자 보단 여러 명이서 물놀이를 하는 게 좋으며 절대 아이 혼자 물놀이를 하게 두면 안 된다. 그리고 박씨 사례처럼 무리한 다이빙은 제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안전요원이 있는 곳 또는 수영장 같은 곳에서만 해야 한다. 누군가 물에 빠졌다면 직접 입수하지 말고 황급히 119에 신고하고 튜브나 막대기 등 끌어당길 수 있는 물건을 던져주는 것이 좋다. 그런 도구들이 주변에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 최대한 소리를 질러 인근 사람들에게 상황 전파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놀이 전 수심 확인은 당연히 필수적이다. 그리고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니 장시간 물놀이는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게 계곡에 가기 전 일기 예보를 꼭 확인하는 것이다. 그 전날 비가 내렸다면 그냥 계곡 근처에도 가지 말자. 지금 당장 비가 오지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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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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