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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고 섣불리 입수? “다 죽을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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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잠시 주춤했던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물놀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와 계곡은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고마운 공간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 몇 명쯤은 우습게 집어삼킬 수 있는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전북 진안군과 무주군 경계에 있는 한 하천에서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50대 부친 A씨와, 20대와 10대 아들 B씨와 C씨는 7월27일 전북 진안군 용담면의 금강 상류로 물놀이를 떠났다.

 

 

이들은 ‘감동교’라는 다리 주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C씨가 물에 빠져 허우적댔고 B씨는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B씨마저 허우적대자 A씨도 입수했다. 지나가던 목격자의 신고로 16시반 즈음 진안소방서에 사고 소식이 접수됐지만 끝내 삼부자는 생존하지 못 했다.

 

처음에 그저 가족들끼리 물 속에서 장난치는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보니 정말 사고가 난 거였다. 구명조끼를 가지고 뛰어갔지만 이미 늦었다.

 

소방대원들은 수색 2시간만에 전북 무주군 부남면의 강 상류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삼부자를 발견했다. 감동교는 진안군과 무주군의 경계에 위치한 곳이었던 만큼 의식을 잃은 삼부자가 그대로 떠내려갔던 것 같다.

 

 

누구나 내 아들이나 친동생이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다면 이성을 잃고 뛰어들 것이다. 그러나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너무나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우선 119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 박태환이나 황선우가 아닌 이상 아무리 수영을 잘 하더라도 강물에 함부로 입수해선 안 된다. 특히 혼자서 수영을 하는 것과 한 사람을 끌어오기 위해 수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전문 구조대원이 아닌 이상 무모한 행동이다.

 

왜 무모할까?

 

물에 빠진 사람은 생존 본능으로 인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구하러 온 사람을 본능적으로 세게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 튜브나 줄, 막대기 등을 던져주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고의 삼부자를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 가족이 빠졌으니 당연히 놀랐을 것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였을 것이다.

 

 

감동천 인근에는 풀이나 자갈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당연히 이런 걸로는 사람을 구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당시로서는 물에 뛰어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신고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도 없다. 매우 촉박한 상황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거다. 감동천 주변에 "수면이 깊은 지역"이라는 위험 표시가 없었다는 점, 주의 문구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 인명구조 장비도 미비하다는 점 등이다. 그나마 딱 하나 있는 "수영 금지"라는 팻말은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최초 목격자가 급하게 튜브를 가져왔지만 떠내려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손도 써보지 못 했다. 감동천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진안군청의 안전 관리가 너무 소홀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비극 외에도 과거부터 종종 비슷한 물놀이 사고들이 꾸준히 발생했었다고 증언했다.

 

진안군과 무주군이 사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우리 관할이 아니"라고 핏대를 세우고 있는 모습도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감동천 다리 좌측은 진안군 관할이고, 우측은 무주군 관할이다. 그래서 두 군청은 이번 비극의 책임은 "네 탓이다"를 시전하고 있다. 그나마 진안군 관할 하천에는 구명환, 구명조끼, 안전펜스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무주군 관할 하천에는 텅 비어 있다.

 

 

보통 강이나 계곡은 바닥면이 고르지 않다. 그래서 갑자기 깊은 곳이 나타날 수 있다. 깊은 곳에 발이 빠지면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진다. 처음 깊은 곳에 발이 빠진 C씨도 이런 이유로 늪에 빠지듯 물 속으로 더 잠기고 말았던 것이다. 감동천은 겉으로 봤을 땐 수심이 얕아 보이지만 깊은 웅덩이들이 많은 곳이다.

 

KBS 인터뷰에 응한 한 주민은 "다리 밑 쪽이 얕아 보여도 막상 들어가면 다르다. 어떤 부분은 수심이 2~3미터나 된다”고 말했다.

 

사고가 빈번해지자 안전요원이 배치돼서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고 호루라기를 불고 제지하더라도 피서객들은 쌍욕을 하며 보란듯이 물 속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익사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수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데 우선 익사가 왜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호흡을 멈추고 공포감에 빠진다. 몇 분도 안 되어 헐떡거리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물을 들이마시게 된다. 이걸 '흡인'이라고 하는데 물이 기도를 통해서 폐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면 성대를 막히게 하는 '후두연축'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곧 호흡을 못 하게 만들어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그렇게 의식을 잃게 되면 흡인 현상이 더더욱 가속화되어 끝내 사망하게 된다.

 

그래서 안전수칙을 알아야 한다. 

 

우선 피서지로 출발하기 전에 △날씨 △안전장비 및 의료 지원 여부 △간단한 구조법과 응급처치 요령 등을 체크해야 한다. 피서지에 도착해서 물에 입수하기 전에는 △수온 △물의 깊이 △물의 흐름과 빠르기 수준 등을 대략적으로라도 알아봐야 한다. 미성년자나 어린이들이 물에 들어갈 때는 어른이 나서서 △배꼽 이상 물이 차지 않는 곳에서만 놀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밥 먹고 1시간 이내 △술 마신 이후 △몸이 너무 피로할 때 △자외선이 너무 강한 10시~14시 사이 등에는 물에 들어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아무리 더워도 물 속 온도는 매우 차가울 수 있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는 순서가 있는데 손과 발, 다리, 얼굴, 가슴 순으로 물을 적셔야 한다. 물에서 놀고 있는데 △다리에 쥐가 나면 최대한 빨리 물 밖으로 나와야 하고 △몸이 떨리거나 입술이 푸른빛을 띠거나 얼굴을 잡아당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도 나와야 한다. 물에 빠진 것 같다는 직감이 들면 팔 한 쪽만 최대한 높이 들어서 흔들며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누군가 물에 빠져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선 침착해야 한다. 안전요원 경력이 있거나 수영선수가 아니라면 절대 섣불리 입수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황 전파를 해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먼저 소리를 치고 119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이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보통 물에 뜨는 막대, 로프, 튜브 등을 던져서 대처하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그래서 신고와 전파가 최우선이다.

 

신고와 전파부터 빨리 하고 구조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찾아봐야 한다. 만약 구조대원이 출동하기 전에 물 밖으로 사람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면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 구체적인 심폐소생술의 방법론은 유튜브를 통해 숙지하면 되고, 할 수 있다면 심폐소생술 무료 교육 기관에서 체험을 해봐도 좋다. 

 

 

유튜브 채널 <똘맨TV>의 똘맨에 따르면 수영을 못 하더라도 물에 빠졌을 때 생존하는 법이 있다. 허우적대지 말고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하늘을 보며 물을 등지고 눕고 △만세 자세를 하며 물에 닿는 면적을 넓히고 △부력 유지를 위해 들숨은 크게 하고 날숨은 3분의 1만 하고 △발바닥으로 물을 누르는 느낌으로 살짝 발차기를 시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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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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