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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률 저조한 '안심택배보관함'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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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정수현 기자] 광주광역시가 설치한 안심택배보관함이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심하고 찾아갈 수 있는 주변 환경 조성과 보다 효율적인 홍보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홍일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9일 시민안전실 행정사무 감사에서 “최근 3년간 우리 시 안심택배보관함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일평균 이용 건수는 2회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안심택배보관함은 분실 및 도난 위험 외에도 여성과 아동과 같은 안전취약계층이 택배기사 사칭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5년부터 추진되었다. 안심택배보관함을 이용하면 택배기사와 대면하지 않고 24시간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택배를 수령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시는 안심택배보관함을 1곳당 1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치했지만 그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대학에 설치된 안심택배함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이용률이 크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남부대학교의 월평균 이용수는 11건 밖에 되지 않았고 광주여대의 경우 올해 0.3건에 그쳤다.

 

 

현재 광주시에 설치된 안심택배보관함은 동구 서남동 행정복지센터 등 5곳, 서구 상구금호보건소 등 4곳, 남구 남구청 민원실 등 4곳, 북구 문흥동 청소년 수련관 별관 등 3곳, 광산구 어룡동 행정복지센터 등 6곳 포함 총 22곳이다.

 

이중 11곳은 주민센터와 행정복지센터, 보건소 등 관공서 앞에 위치해 있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관공서 위주로만 설치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앞서 나온 바 있다.

 

관공서를 제외한 설치 장소를 살펴보더라도 모두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위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이 밤에는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이날 방문한 북구 소재 안심택배함 역시 가로등에 조명이 설치돼 있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공원 주변 골목 입구에 위치해 있었다. 택배를 찾으러 오는 시간이 주로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대 이후라는 점을 생각하면 ‘안심’ 택배보관함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구에 위치한 또 다른 안심택배함 설치 구역에 가봤다.

 

우선 택배함 주변에 쌓여있는 쓰레기더미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해당 택배함이 위치한 대학가는 술집 밀집 지역으로 야간 시간대에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유동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야간 시간대에 택배함을 이용하는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안심택배보관함의 현저히 낮은 인지도 역시 문제가 있다. 광주시민들이 잘 모른다. 안심택배함이 우리 지역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안심택배함이 설치된 북구 지역에 위치한 전남대 재학생 A씨는 “늘 다니는 곳인데도 여기에 안심택배보관함이라는 것이 있는 줄 몰랐다. 포털상에서도 (관련 정보를)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와 같이 저조한 안심택배함 이용률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관리 비용과 이용률을 고려하면 실효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한 만큼 주변의 환경 여건을 고려해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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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여전히 '좋은 저널리즘'이라는 이상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정수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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