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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발생하는 '방파제 낚시' 사망 사고 ·· 대안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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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 대체재 있으나 교체 비용이 문제

[평범한미디어 박세연 기자] 인기 프로그램 <도시 어부>가 불러일으킨 낚시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여파로 안전하고 한적한 곳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낚시 인구는 2010년 652만명에서 2020년 921만명으로 늘었으며 2024년에는 1012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에게 방파제 주변에 설치되는 테트라포드(Tetrapod)는 이른바 ‘낚시 명당’으로 불린다. 테트라포드는 해안 구조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형 블럭으로 일정 간격으로 방파제 등에 피복되어 있다.

 

오랜 기간 유지된 방파제가 따개비 등이 사는 인공어초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어종들이 모여 있어 이른바 방파제 낚시는 낚시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는 매년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바닷물에 젖은 테트라포드는 표면이 매우 미끄러워 추락하기 쉬운 데다 한 개의 높이가 3~5m에 달해 낙하시 충격으로 중상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운 좋게 사망하지 않더라도 사지가 좁은 틈에 끼이거나 물이끼로 뒤덮여 미끄러운 구조물을 오르지 못 해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또 주변의 파도 소리가 크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테트라포드 관련 안전사고 예방 홍보에 노력하고 있으나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테트라포드 추락사고는 2017년 92건(사망자 9명), 2018년 78건(사망자 5명), 2019년 85건(사망자 17명) 등으로 줄지 않고 있다.

 

작년 7월30일부터 테트라포드에 민간인이 출입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항만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달에만 테트라포드 사망 사고가 2건(7월13일 경남 통영 욕지도/7월1일 제주 방파제 낚시)이나 발생했다.

 

낚시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법 적용 범위가 60개 대형 항구와 사고다발 구역 등에만 제한되고 걸리더라도 1차는 계도, 재발시 100만원 이하의 낮은 과태료 처분 등에 그쳐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15일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여름철에는 특히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와서 위에서 술을 마시거나 하다가 그런 사고(테트라포드 추락)가 자주 생긴다”며 “되도록 방파제에 출입하지 않는 게 제일 좋다”고 밝혔다.

 

이어 “출입을 막더라도 관광을 하러 온 일반 시민들까지 통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시민들은 사고 예방을 ‘시민의식’에만 전적으로 맡길 게 아니라 기존의 위험한 테트라포드를 안전한 구조물로 대체할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테트라포드의 대체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강릉시는 지난 2일 사근진 해중공원에 기존 회색빛 테트라포드 대신 컬러 테트라포드를 설치했다. 강원 동해안 지자체들이 잇따라 설치하고 있는 해당 구조물은 돌기와 단턱부가 있어 추락하더라도 자력으로 탈출이 가능하다. 또 부산 기장군과 광안리해수욕장, 가덕도 대항항 등은 테트라포드 대신 파도가 드나드는 구멍이 뚫린 블록을 설치했다. 이 회파블록은 그 위로 관광객들이 드나들 수 있으며 낚시 또한 가능하다.

 

 

이처럼 테트라포드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으나 문제는 예산이다.

 

일단 테트라포드는 특허권이 만료돼 저렴하면서도 이미 설치되어있는 테트라포드와 호환도 쉽다. 더구나 기존 테트라포드를 모두 대체품으로 교체하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태풍으로 대량 유실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교체할 엄두를 내지 못 하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테트라포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상 당국은 안전을 먼저 생각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테트라포드를 안전한 대체품으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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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평범한미디어 박세연 기자입니다.
제때 제대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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