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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탐방①] 로이스빈 김효진 사장 “원두와 핸드드립에 자부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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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있는 로이스빈
아늑한 분위기 연출
직접 내려마시는 핸드드립에 큰 기대
저가 경쟁 대응에는 고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한민국에서 카페 창업은 레드오션이다. 출혈 경쟁이 심하다. 그런 만큼 박리다매 전략을 택하기 쉽다. 오직 상권이 성패를 좌우하는 것만 같다. 자영업과 프랜차이즈 모두 마찬가지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 로이스빈을 운영하고 있는 김효진 사장도 고심이 깊다. 커피맛과 원두에 자부심이 있지만 주변에서 저가 이벤트를 남발할 때마다 불안하다.

 

평범한미디어는 14일 17시 로이스빈에서 김 사장과 만났다.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혼자 시간보내기, 수다, 회의, 모임, 카공(카페에서 공부), 커피맛 음미 등등.

 

김 사장은 “약간 커피맛 음미도 있고 이 공간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이 오는 것 같다”면서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나 혼자 오는 분도 있고 다양하지만 일단 여기를 찾아오는 분들은 저희 커피맛을 알아주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로이스빈은 서울 강남구에 본점이 있는데 김 사장의 점포와 함께 딱 두 곳 밖에 없다. 로이스빈은 “고급스러운 원두”만 취급한다고 한다. 직접 커피를 내려 먹는 핸드드립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저희가 쓰고 있는 원두는 고급스럽다. 그런 것들만 취급하고 있다. 다 스페셜만 취급하니까 원두 가격을 싸게 할 수가 없다”며 “(본점 차원에서) 기계로 측정해서 간이 맞는지 농도를 체크해주고 아주 예민하게 철저히 해주다 보니 (커피값을) 싸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메리카노는 여기에 빽다방도 있고 싼 곳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런 이벤트들이 부담스럽다. 커피향과 맛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Q: 언제 창업하게 됐는지?

A: 2020년 6월에 했다. 원래 쇼핑몰과 인터넷 관련 판매에 관심이 많았는데 카페는 매장에서 하는 거라 월세 부분이 좀 크고 그래서 4~5년 뒤에 하려고 했다. 그런데 본점 대표님과의 인연이 있고 작년 여름 당시 그때 코로나가 잠잠해질 거라는 약간의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다. 또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잘 팔리니까 그 직전에 오픈을 하자고 해서 했다. 나는 커피 관련 교육도 받았고 자격증도 땄다. 본점에서 핸드드립 기술도 배웠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

 

Q: 오픈하고 장사가 잘 됐는지?

A: 처음 3개월간 오픈발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좀 있었는데 3개월 지나고 나서 9월부터 확 꺾였다. 9월부터는 현실적으로 와닿는 코로나의 어려움이 컸다. 8월부터 (거리두기) 2.5단계 이런 것들이 있어서 카페 운영에 영향이 컸다. 그 이후 처음처럼 다시 (매출 상승세가) 올라오는 게 아니더라. 또 11월~12월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안 그래도 겨울은 카페 비수기라고 하는데 실내 매장 취식 금지가 있어서 그때가 최악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먼저 입지 선정부터 고민해야 한다.

 

김 사장은 “원래 (상권이 발전한) 서울대입구쪽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커피 저가 경쟁이 심한 구역은 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 시내에 안 그런 곳이 없겠지만 서울대입구역 주변은 그야말로 카페 천국이다.

 

김 사장은 “원래 (서울대입구 등) 살아있는 상권으로 가고 싶었는데 내게 맞는 매물이 없었다. 그나마 여기가 평수 대비 월세도 괜찮고 사거리니까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변 상권 중에서는 괜찮은 편이라고 하더라. 다른 데는 3~500만원인데 여기는 100만원대다. 그만큼 유동 인구에서는 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크리스천이다. 카페 창업도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종교적인 목적이 있다.

 

김 사장은 “본점과 저희가 같은 비전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보면 사역이 될 수 있는 건데 매출이 발생하면 나만 먹고 살려고 하는 게 아니고 일단 교회 안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섬길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시작해서 주변 지역이나 더 나아가 멀리 가서 해외 선교에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창업을 하게 됐다. 그런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국 1년 3개월째. 모든 자영업자들이 파리만 날리는 상황에 절망할 때가 많다. 그래도 김 사장은 버텨냈다. 본점이 많이 배려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저희가 프랜차이즈 개념이 아니라서 매출의 몇 퍼센트를 내고 이런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할인을 해주면 더 해주지 원두를 살 때도”라며 “친오빠가 직접 로스팅을 하는데 생두값만 받고 완전 재료비만 받고 그 외에 혜택이 많다. 다른 프랜차이즈도 본점이 도와주는 것들이 있겠지만 저희는 받아가는 돈이 한 푼도 없다. 본점은 직접 매출을 내서 유지한다. 특히 원두가 잘 팔린다”고 풀어냈다.

 

 

김 사장에게 카페 창업을 후회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후회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차피 낙장불입이다.

 

김 사장은 “하루 하루 맘이 다르다. 사실 나도 엄청 후회를 많이 했다. 11월~1월까지는 제일 후회를 많이 했던 시점이었고”라며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면 (코로나가 당분간) 잠잠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앞으로 취업을 하기도 힘들고 다른 시점에 더 늦게 했더라도 후회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 가정일 뿐이고 언제 하든 마찬가지다. 언제 했어도 어려운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힘이 빠지고 걱정이 될 때는 주변 카페들에서 저가 이벤트를 남발할 때다.

 

김 사장은 “저렴하게 팔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 그래도 할인을 많이 해주긴 한다. 지인들이나 주변에서 단골들이 오면 서비스를 많이 드린다. 나는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주변에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면서 “각종 할인과 무료 이벤트들을 너무 막 해버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본인들도 가져가는 것이 없고 인지도만 조금 올라가고 마는 것일텐데 왜 저렇게 너무 과하게 마케팅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자영업자 600만 시대. 과포화 그 자체다. 웬만하면 창업을 안 하는 것이 좋다. 하겠다고 맘먹었으면 자기 적성에 맞는 걸 해야 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김 사장은 “카페를 엄청 많이 다녔다. 몇 년 동안 하루에 두 세번 이상 가서 맛보고 공간 살피고 그런 것들이 실제 로이스빈 공간 배치에 많은 참고가 됐다. 정말 커피맛을 찾아다니기 위해 3~4년간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본 적이 없고 오직 스타일 있는 카페만 갔다”며 “공부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냥 좋아서 우러나와서 찾아간 것 같다. 대구나 제주도 등에 갈 때도 그런 좋은 카페들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충이라고 해야 하나. 거의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만약 아끼는 동생이 카페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말릴까? 해보라고 할까?

 

김 사장은 “솔직히 말하면 추천을 할 것 같다. 근데 나와는 다르게 시작하길 바란다. 다 목적과 비전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원두나 이런 걸 선택할 때 너무 싼 것만 고르지 말고 좋은 걸 잘 찾아서 하면 잘 하는 사람들은 계속 버텨서 할 수 있으니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김 사장은 “그래도 그런 승부가 가능한 상권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그런 점에서 처음에 조금 미비했던 것 같다”고 조언했다.

 

카페에 가는 것은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공간을 소비하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카페의 컨셉을 어떻게 잡고 어떤 공간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김 사장은 “손님들이 커피맛도 커피맛이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공간이 좋으니까 가는 것 같다. 나 역시 로이스빈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공간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더라”며 “(로이스빈의 컨셉은) 처음에는 간단하게 화이트우드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 분위기가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따듯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점점 하나씩 추가해서 아늑하고 따듯한 분위기를 내보려고 하고 있다. 아늑하고 따듯한 게 최고라고 본다”고 어필했다.

 

이어 “로이스빈을 찾는 분들도 생각보다 넓고 아늑하다고 하신다. 나도 아늑하다는 평이 제일 듣기 좋다. 여기 방도 좋아해주는데 오늘도 방을 예약하는 분들이 있었다”며 “약간 아늑하고 집과 같은 분위기가 어필이 되는 것 같다. 조명도 원래 지금보다 더 많았는데 조금씩 뺐다. 너무 밝으면 분위기 연출이 안 될 것 같아서”라고 묘사했다.

 

 

로이스빈의 시그니처 메뉴는 어떤 걸까.

 

김 사장은 예상치 못 한 답변을 했는데 “카페오레와 핸드드립이다. 베리굿(딸기) 생각했는가? 베리굿도 진짜 많이 좋아하긴 한다. 사실 시그니처 할 것 없이 여기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제일 많이 나간다”며 “(아메리카노 전략이 따로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저희는 좀 가격(4000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메리카노 전략이 있다.

 

김 사장은 “계획만 하고 있지 실행을 안 하고 있는 것이긴 한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고객에 한해서 헬스장이나 어떤 곳에 가면 월정액을 내고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런 걸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가격이 좀 있으니까 3개월에 얼마 미리 선결제를 하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텀블러를 제공하고 그걸 가져오면 회원으로 알고 오실 때마다 서비스를 주는 그런 걸로 마케팅을 해볼까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로이스빈은 원두와 핸드드립에 일가견이 있다. 김 사장도 핸드드립 수요에 타겟을 맞추고 있다.

 

김 사장은 “저희가 핸드드립이 주력인데 그것과 원두 판매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른 손님들을 다 뺏어오고 싶다는 게 아니라 각자 다 입맛이 다르니까 이런 맛도 있다! 이렇게 커피 핸드드립을 알리고 싶은 계획이 있다”며 “(입구 앞에 핸드드립 관련 문구를) 표시해두는 것이다. 여기가 핸드드립과 원두가 되게 엄청 좋은 곳이라고 알리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인터뷰어처럼) 커피 쓴맛을 안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래서 핸드드립에도 쓴맛을 싫어하는 분들도 커피를 만끽할 수 있는 단맛나는 게 있다. 오렌지 향이 나는 핸드드립 커피도 있고 되게 다양하다.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데 그런 걸 많이 알리고 싶다. 주변에 보면 그런 핸드드립으로 맛을 내는 카페들이 많이 없다. 그래서 핸드드립 커피를 직접 맛보고 싶어 하는 분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싶다.”

 

구체적으로 핸드드립 관련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김 사장은 “본사 대표님이 지난번에 핸드드립 수업을 여기서 열어주겠다고 했다. 요즘 커피를 집에서 내려먹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원두를 사서 직접 내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수업을 열어주겠다고 했었다”며 “그 핸드드립 수업도 기회되면 열어보고 싶다. 그래서 로이스빈에서 원두를 사가지고 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원두값도 의외로 밖에서 다섯잔 사먹는 값보다 집에서 내려먹는 값이 더 저렴하다. 그런 걸 알려드리고 저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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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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